‘미치도록 좋아하거나 미치도록 싫어하거나(You either love it or hate it).’ 이 문구는 영국 유니레버에서 100년 간 사랑받는 식품브랜드 ‘마마이트’의 광고 슬로건이다.

‘마마이트(Marmite)’는 영국을 대표하는 음식 중의 하나다. 마마이트는 맥주를 발효시키고 남은 이스트를 추출해서 엄청나게 짠 맛을 내는 음식이란다.

식빵에 발라 먹는 마마이트는 우리네 전통 발효식품인 ‘홍어’와 같은 음식으로 맛이 고약해 싫어하는 사람도 많단다.

유니레버의 마켓팅 전략은 좋아하는 사람과 싫어하는 사람이 공존하는 상황을 그대로 반영한 것이란다. 세상의 모든 사람이 자기만의 강점과 매력이 있다. 정치 분야도 마찬가지다.

4년마다 주민의 손으로 직접 뽑아서 맡기는 자치단체장도 사람마다 각양각색이다. 일하는 스타일도, 생각하는 방법도, 가치관도 모두 무늬가 다르다.

하지만 자신들이 뽑아 놓고는 입맛에 맞지 않으면 곧바로 토해버린다. 토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주 질겅질겅 씹기가 일쑤다.

그만큼 기대치가 높았기 때문이다. 이는 선거 때 발만 얹었다가 당선된 후 자신의 영향력에 의해 당선된 것처럼 착각한데서 비롯된다.

어떤 사람은 먹고 살 자리를 만들어주지 않는다고 상대의 입장은 배려하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싫어한다. 다른 사람은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고 싫어한다. 딱히 특별한 이유도 없다. 무조건 아니란다.

그러나 속내는 있다. 자신의 입맛에 맞는 시장을 만들어 리모컨으로 뒷전에서 조종하고 싶어 한다. 안도현 시인의 ‘너에게 묻는다’라는 시가 있다.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 너는 /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따뜻한 사람이었느냐?’는 내용이다.

짧은 이 시는 안도현 시인이 전교조 해직교사 시절에 쓴 것이다. 연탄재를 함부로 걷어차는 사람이 얼핏 용기 있는 자의 강단 있는 행동으로 비쳐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차라리 드러내놓고 발길질이나 손가락질을 하면 괜찮다. 자신을 떳떳하게 드러내지도 못하면서 발목 잡는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지역사회나 개인 모두에게 도움이 안 된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근 지역사회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행태가 안타까워서 하는 말이다. 오히려 드러내고 ‘미치도록 좋아하거나 미치도록 싫어하거나’둘 중 하나를 택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 싶다.

여종승 기자  yjs4994@hanmail.net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