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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분향소 ‘어떻게 합니까’박현석 <편집국장>
  • 박현석 기자
  • 승인 2018.02.07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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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시청 대회의실에서 5일 ‘시민참여형 도시개발 주민설명회’가 열렸다. 더 세부적으로 말한다면 초지역세권 아트시티 개발과 89블럭 스마트시티 개발구상에 대해 주민들과 함께 공청회를 갖는 자리였다.

그러나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일어났다. 공청회 막판 추모공원을 반대하는 초지동 인근 주민들이 갑자기 발언권을 얻었다. 초지역세권 개발을 하는데 있어서 세월호 분향소에 대한 철거를 우선 처리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 질문의 핵심이다.

젊은 청년은 제종길 시장을 향해 강도 높게 ‘시장으로서 도대체 한 일이 무엇이냐’고 타박했다. ‘시장으로서 시민들 대다수가 세월호 분향소 철거시키고 다시 화랑유원지가 시민들의 쉼터로 제 기능을 해야 됨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분향소를 철거시키지 않는 이유가 뭐냐’며 다그쳤다.

이 청년은 나아가 분을 이기지 못하고 제 시장을 향해 200여명이 모인 공청회 자리에서 고성을 지르며 분노를 분출했다. 갑자기 고성을 지른 젊은 청년의 행동에 당황한 제 시장은 특유의 침착함을 지키려 했으나 참석한 다수의 주민들이 젊은 청년에 동조하는 분위기를 이겨내지 못한 채 서둘러 공청회를 마무리했다.

물론 공청회 본질을 벗어난 청년의 행동은 잘못은 있다. 그러나 세월호 분향소로 인해 많은 주민들이 피해를 입고 있는 상황에서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분향소 철거 문제는 ‘정부’ 탓으로 돌리기에는 더 이상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이미 2014년 5월에 발생한 세월호 참사는 3년이 지나고 오는 5월이면 4년째 되는 시점이다. 세월호도 인양되고 유가족들의 한(恨)서린 목소리도 충분히 들은 상황에서 주민들에게만 계속 힘들어도 참고 기다려달라는 이야기로는 더 이상 설득이 안 된다.

이로 인해 ‘민·민 갈등’이 심각하게 벌어지고 있으며 자칫 안산시의 성장 동력이 세월호와 관련된 일련의 문제로 멈출 수도 있다는 우려가 든다.

세월호 참사는 안산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역대 대형 참사로 기록될 만큼 수많은 아이들이 목숨을 잃은 안전사고다. 온 국민이 공분했으며 많은 관련기관과 정치인, 심지어 전임 대통령까지 세월호 참사로 역사적 심판을 받는 중이다.

하지만 안산의 세월호는 아직도 현재 진행형이라는데 문제가 있다. 정부는 화랑유원지에 3년 넘게 설치된 합동분향소에 대한 철거문제는 전혀 입 밖으로 꺼내지 않고 있다.

이날 공청회에서도 제종길 시장은 분향소 철거 부분은 정부가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하며 안산시는 권한이 없을 뿐 아니라 어떤 행동도 취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화랑유원지 인근뿐만 아니라 안산시민들은 더 이상 화랑유원지에 갈 생각이 없다. 오죽하면 세월호의 슬픔을 안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안산의 분위기를 견디지 못한 시민들은 안산을 떠나야겠다는 생각이 들만큼 절실하다.

이젠 시민들을 볼모로 안산의 리더라고 할 수 있는 시장과 국회의원, 시·도의원 등은 더 이상 ‘민·민 갈등’을 방관해서는 안 된다. 이날도 제 시장 주변에 국회의원과 도의원, 시의원들이 있었음에도 분노한 시민들을 위해 단 한마디의 목소리도 내지 않았다.

적어도 정치인들은 맡은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해야 된다. 시장은 정부를 상대로 갈라진 지역민심을 적극 알리고 빠른 시일 내로 분향소 철거 문제를 해결하는데 적극 나서주길 바란다. 국회의원들은 여·야를 막론하고 세월호에 대한 현안을 해결하는데 힘을 실어주길 바란다. 국회의원들은 시장보다 정부를 향해 목소리를 높일 수 있는 것 아닌가? 세월호의 슬픔이 자칫 안산 발전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박현석 기자  ddindd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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