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 9대 후반기를 이끌고 있는 정기열(47) 의장이 임기 4개월여를 남기고 있다. 3선 의원으로 ‘경기행복시대’를 만들기 위해 열정을 다해온 정 의장을 경기도지역언론협의회가 최근 공동인터뷰를 가졌다. 정 의장은 ‘평범한 사람의 꿈과 희망이 되겠다’며 오는 6.13 지방선거 불출마를 선언하고 임기를 끝까지 마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그동안 경기도민을 위해 ‘스피커’ 역할을 자처하며 어렵고 힘든 사람들과 함께 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정 의장은 일상으로 돌아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방분권 개헌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홍보와 사회 분위기 확산에 힘쓰고 있는 정 의장의 의견을 들었다.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어릴 때부터 정치인이 되고자 하는 생각은 막연하게 갖고 있었다. 정치에 입문하게 된 결정적 계기는 내 집 마련의 꿈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게 되면서부터다.
고향인 충남 아산에서 달랑 4만5천원을 들고 서울로 올라와 신문배달부터 피자집, 카드 영업사원, 보험 등 안 해본 일이 없다. 27살부터 현대자동차 영업사원으로 일하게 됐고 결혼 후 어렵게 마련한 아파트를 놓고 분양사와 갈등을 겪기까지 해 직접 비대위를 꾸리고 갈등을 해결하려고 하는 중에 임대차 계약 해지 통지서를 받고 집에서 쫓겨날 처지가 됐다.
그 당시 힘없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해결해줄 사람들이 없어 아주 어렵게 해결은 됐다. 그 때 정치를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역대 의장들에 비해 젊은 나이에 의장이 됐다.
“기존 의장들에 비해 연령대가 아직 젊다보니 먼저 다가가기도 쉽고 상대방도 부담감을 갖지 않아 편하게 소통하고 있다.
젊음과 소통을 무기로 도민들의 이야기를 많이 듣고 다양한 의견을 의정활동에 반영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동료의원들에게도 신뢰를 준 것 같다.
의장에 취임했을 때 정세균 국회의장이 그림 한 점을 주면서 세 가지를 당부했다. 첫째, 겸손하고 여유 있게 정치하라. 둘째, 의장을 수행하면서 또 다른 정치적 목적을 갖지 마라. 셋째, 더 멀리 더 곧게 정치하라”라는 것이다.
의장직을 수행하면서 집무실에 있는 그림을 보며 항상 정 국회의장의 말을 되새기며 더욱 소통하고 낮은 곳에 귀 기울이며 도민의 마음을 헤아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도의회 제9대 후반기 의장으로서 뒤돌아본다면.
“최순실 국정농단에 따른 촛불 집회로 대통령이 탄핵되고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역사적인 사건으로 대한민국이 혼란스러웠다. 경기도는 지방자치 부활 이후 오랜 숙원이던 진정한 지방분권을 위한 개헌 논의가 진지하게 이루어지는 등 중요한 일들이 많은 한 해였다.
도의회 의장으로서 혼란의 시기에 의회 본연의 역할을 다하고자 항상 기본과 원칙을 지켜 의회의 위상을 확립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노력했다.
전국 최대 광역의회인 경기도의회가 지방분권 개헌을 위해 지난해 8월 지방분권과 자치권 확보를 위한 3대 핵심과제는 물론 24개 실천 방안을 발표하는 등 토론회와 학술대회를 통해 지방분권 개헌의 필요성을 홍보하고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했다.”
 

-지방분권의 필요성과 추진 상황은.
“최순실 게이트로 인한 박근혜 정부의 탄핵정국이 지난해 발생한 것도 권력이 한곳에 집중된 제왕적 대통령제로 인한 것이다. 이제 지방분권을 통한 실질적인 ‘지방정부시대’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나라 현실은 현재 ‘2할 자치’에 머물러 있다. 국가와 지방사무의 비율이 일본 4:6, 미국 5:5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행정권한과 재원의 80%가 중앙에 집중돼 있다.
개헌을 통해 ‘헌법’에 대한민국은 지방분권국가임을 명시(제1조 제3항 신설)하고 제2장의 ‘국민의 권리와 의무’에도 주민으로서의 자치권을 신설해 국민의 기본권 실현으로서 지방자치를 명시해야 한다.
도의회 의원들이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0일까지 국회 앞에서 지방분권 개헌을 촉구하는 1인 릴레이 시위와 지방분권 개헌 경기회의에서 1천만 명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동안 추진해온 일은.
“의장 취임 후 가장 먼저 한 일이 도의회 민원처리 시스템의 대대적인 개편이다. 홈페이지 민원 게시판을 수시로 살피고 민원 현장에도 직접 나가서 해결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도의회 청소용역 근로자를 간접고용에서 직접 고용 형태로 바꿨다. 지역상담소 직원을 기간제 근로자에서 시간 선택제, 임기제 공무원으로 전환했다.
이어 중소기업을 위한 ‘경기도 중소기업 수출 촉진에 관한 조례’를 비롯 ‘경기도 생활문화 진흥에 관한 조례’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조례를 많이 만들었다.
그 중에서 전국 최초로 발의한 ‘경기도 난독증 아동, 청소년 지원 조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의회에 도민발언대를 설치한다고 들었다.
“올 1월 국제교류 협력 차 미국 하와이주의 호놀롤루 시의회를 방문했다. 본회의장에 설치돼 있는 ‘시민발언대’를 봤다. 당시 호놀롤루 시의원 설명이 시민들이 제도나 예산 등 특정 현안에 대한 의견이 있으면 발언권을 얻어 본회의장에서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신선한 충격이었다.
귀국 후 경기도의회 적용 가능 여부를 검토한 결과 ‘경기도의회 회의규칙’만 개정하면 ‘도민 발언대’를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의장단과 교섭단체 등 많은 곳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국내에서 처음 시도해보는 방식이라 시작할 때 부족한 부분도 있겠지만 도민의 의견을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므로 임기 중에 실시될 수 있도록 법률적 검토와 실시 방법 등 준비 작업을 하고 있다.”
 

-의장의 역할은 무엇이라고 여기나.
“경기도의원은 도민들이 도의 행정이 잘 이루어지도록 관리·감독·견제 일환으로 선거를 통해 대표로 뽑아준 것이다. 그 의원들의 대표가 의장이다. 영어로 의장은 체어맨(Chairman)이나 스피커(Speaker)로 불린다. 의장이 역할은 곧 사회적 약자의 말을 더 크고 잘 들리게 하는 하라는 의미다.”
 

-올해 의정활동 계획은.
“올해는 의정기능 강화를 위해 3가지 과제를 추진하겠다. 우선 의원보좌관제 실현으로 지방의원들이 신명나게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드는 것이다.
둘째, 지방의회 인사권을 독립해 보다 창의적이고 전문적인 의정활동이 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셋째, 후원회제도를 만들어 역량 있는 젊은 인재들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주고자 한다. 이런 과제를 실현하기 위해서 지방자치법과 정치자금법 등의 법령 개정이 필요하다.
의원보좌관제와 의회사무처 인사권 독립과 관련된 지방자치법 제91조 제2항과 지방의원 후원회 제도 의 정치자금법 제6조(후원회 지정권자) 등이다. 임기 내 지방자치법 개정안 등이 통과될 수 있도록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는 물론 국회와 힘을 합쳐 계속 노력하겠다.” <경기도지역신문협의회 공동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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