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프로필
-1958년 7월 10일 서울 출생
-이화여자대학교 교수(현)
-극동방송 ‘성가산책’ 진행자(현)
-영락교회 갈보리 찬양대 지휘자(현)
-이화챔버콰이어 지휘자(현)
-한국합창총연합회 이사장(현)
-세계합창심포지움(IFCM)(2014) 예술위원(전)

안산시립합창단이 창단 23년째로 접어들었다. 이달 초 서울 예술의전당 예술대상에서 성악&합창부문 최우수상도 받았다. 그동안 안산시립합창단은 수많은 정기공연과 국내외에서 환상의 하모니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국내외 각종 합창 심포지움에서 초청 대상 1순위 합창단으로 떠오른 안산시립합창단은 단원들의 노력과 함께 쉬지 않고 노력해온 박신화(60) 상임지휘자가 있기에 가능했다.
합창을 통해 지역의 딱딱한 일반 행사장을 공연장으로 탈바꿈시키고 문화예술도시의 진면목을 느끼고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안산시립합창단이야말로 안산의 보물 중의 보물이 됐다.
20년이 넘게 맡은 일에 최선을 다했더니 현재와 같이 여기저기서 공연해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어 행복하다는 소리의 마술사 박신화 안산시립합창단 상임지휘자를 인물 탐구했다.

-어릴 적 꿈은 무엇이었나.

“누구나처럼 중·고교 시절에는 선생이 꿈이었다. 어린 시절에는 직업에 대한 자세한 개념이 파악되지 않는 시절이다 보니 항상 접하는 선생님에 대한 동경이 작용했던 것 같다. 목소리가 좋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아나운서도 해보라는 권유도 받은 기억이 있다.”

-합창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게 된 계기는.

“고등학교 시절 선배를 따라 CCC라는 합창단을 접했다. 우연하게 접한 합창에 입문하게 됐고 매력에 빠졌다. 당시 합창단원 절반이 성악 전공자였다. 나에게는 새로운 세계였다. 합창단 활동이 대학 진학에도 영향을 미쳤다. 성악을 전공하게 된 계기다. 연세대 종교음악과를 진학해 성악을 전공했다.”

-미국 콜로라도대학에서 합창지휘학을 공부했다. 합창의 매력을 정의한다면.

“성악을 전공하고 군 생활을 하면서 전역 2주 전 신문에서 대우가족합창단 모집 광고를 봤다. 40명을 모집하는데 1천여 명이 몰렸다.
성악을 전공하면서 대우합창단에서 활동하다가 합창으로 바꿨다. 개인 역량이 혼자서 하는 성악으로는 성공확신이 서지 않았다.
합창으로는 뭔가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섰다. 유학을 결심하게 된 동기다. 합창의 매력은 한마디로 여럿이 하나의 소리를 내는 것이다.”

-안산시립합창단이 1995년 창단됐다. 초대 상임지휘자를 맡아 23년째 이끌고 있다. 장수비결이 있다면.

“먼저 안산시에 감사를 드린다. 문화예술은 행정과 달라 자치단체장과 공무원의 이해가 없으면 곤란하다. 그동안 거쳐 간 관련 공무원과 단원, 지휘자 간의 화합이 오늘의 결과물을 이뤘다. 특히 지휘자의 지향점을 이해해 줬기 때문이다.
안산은 저에게 제2의 고향이다. 중간에 다른 곳에서 스카우트 제의도 있었지만 눈을 돌리지 않았다. 안산시립합창단의 실력을 믿었기 때문에 이동하지 않았다.”

-정기연주회를 매년 갖고 있다. 현재까지 몇 회를 해왔고 매년 새로움을 선보여야 한다는 중압감도 있을 텐데.

“정기연주회는 그동안 58회까지 했다. 매년 2회 이상 한 셈이다. 단원들과 함께 노력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지휘자는 항상 레퍼토리 때문에 고민한다.
외국 합창 심포지움을 빠지지 않고 참석하고 해외 음반을 구매해서 많이 듣는다. 악보구입비 100만원이면 수 백곡이다. 그 중에서 5곡 정도를 골라 공연무대에 올린다. 국내 곡의 경우 지역정서를 고려한 편곡을 부탁한다.”

-개인적으로 가장 아끼고 선곡해서 지휘하는 합창곡은.

“음악은 르네상스, 바로크, 고전, 현대곡 등등 장르가 다양하다. 개인적으로 현대곡을 좋아한다. 그 중에서도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흑인영가를 제일 좋아한다.
흑인영가는 노예로 끌려온 미국의 흑인들이 부르기 시작한 종교적 성격의 가사로 이뤄진 노래다. 흑인 고유의 리듬감을 바탕으로 찬송가의 영향을 받아 이뤄진 것이다.
흑인영가 중에서도 ‘깊은 강(Deep River)’이다. 이 노래에 나오는 깊은 강은 성서에 나오는 요단강을 말한다. 노예들이 요단강을 건너가면 낙원이 있다는 것은 죽어서 천국에 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새로운 세계를 꿈꾼다는 이 곡은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어 합창으로 많이 연주되고 있는 명곡이다.”


-안산시립합창단 창단 이후 그동안 출반한 합창CD는 몇 장이고 그 중에서 애착이 가는 CD는.

“그동안 합창곡으로 40종의 CD를 출반했다. 엄청난 성과다. TV에 나온 방송을 모아서 DVD도 만들었다.
애착이 가는 CD는 2015년 창단 20주년 기념으로 만든 것이다.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2015년 열린 미국합창협회 전국모임(ACDA National Conference)에서 전 세계 합창 지휘자들 앞에서 공연한 내용이다.”

-세계합창연맹(IFCM)이 2002년 뽑은 세계 22개 합창단 중 하나로 선정됐다. 2002년 미국 미네아폴리스에서 열린 세계합창심포지움 공연 당시 환상의 하모니로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벌써 16년 전의 일이다. 지금 생각해도 기분이 너무 좋다. 세계합창연맹 초청으로 전 세계 합창 지휘자 2천여 명이 모인 심포지움이다. 당시 관중석에서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다. 탄성도 느꼈다. 유명 합창곡과 국내 민요를 선보였다. 합창과 지휘의 참 맛을 봤다. 안산시립합창단을 세계적으로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미국 몬타나주에서 2006년 열린 국제합창페스티발에도 초청됐다.

“2002년 8월 미네아폴리스에서 열린 세계합창심포지움에서 세계 최고의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4년 전 안산시립합창단 공연을 보고 행사 주관자였던 피터킴이 초청했다. 아마추어들이 모이는 행사라서 대한민국을 알리기 위해 한국 민요를 중심으로 공연했다.”

-세계 종교문화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바티칸교황청으로부터 초청받아 성베드로대성당에서도 연주를 가졌다.

“세계합창심포지움과 국제합창페스티발 등에서 공연을 통해 안산시립합창단이 국제적으로 유명세를 타면서 2011년 바티칸교황청으로부터 초청을 받았다.
바티칸교황청이 한 달에 한 번씩 외부 합창단을 초청해 미사를 갖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시립합창단의 영광이다. 우리나라 정진석 추기경도 현지에서 함께 미사하고 공연을 관람하는 기회를 가졌다.”

-로마에서 열린 세계종교음악페스티발(제4회)에서도 개막공연을 했다.

“바티칸교황청으로부터 초청받아 공연한 소식을 듣고 세계종교음악페스티발 주최 측에서 초청해 공연하게 됐다. 행운이었다. 안산시립합창단이 국제적으로 자리매김하는 겹경사였다.”

-미국 시애틀에서 2012년 3월 열린 미국합창연합회(NWACDA) 컨퍼런스에 안산시립합창단과 독일 슈투트가르트 챔버 합창단(지휘 프리더 베르니우스)의 두 합창단만이 초청받았다.

“프리더 베르니우스가 지휘하는 독일 슈투트가르트 챔버 합창단은 세계 3대합창단 중의 하나다.
미국합창연합회(NWACDA) 컨퍼런스는 서북부지역 합창행사의 하나로 합창지휘를 전공한 사람들이 모이는 자리다. 한국 창작곡과 민요 등 수준 높은 합창곡을 선보이는 계기였다.”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2015년 열린 미국합창협회 전국모임(ACDA National Conference)에서 전 세계 합창 지휘자들 앞에서 공연했다.

“미국 미네아폴리스에서 2002년 열린 세계합창심포지움 공연을 통해 안산시립합창단이 국제무대에 알려졌다.
그 이후 국제무대에서 이어진 공연을 통해 전 세계 합창 지휘자들에게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은 효과다.
5천여 명의 지휘자들에게 기립 박수를 받으며 세계적인 합창단으로 인정받는 자리였다.”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지난해 7월 열린 세계합창심포지엄에서도 한국을 대표해 초청받았었다.

“미국 미네아폴리스에서 열린 세계합창심포지움이 6회다. 우리나라에서 10회가 열렸었다. 당시 인천시립합창단이 공식 초청팀이었는데 안산시립합창단이 추가로 참여하면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스페인에서 11회가 열렸다. 세계합창심포지움 규정상 같은 합창단의 연속 초청공연이 안 되는데 한국에서의 공연이 공식참가가 아니어서 가능했다.”

-세계적인 합창단으로 자리매김한 원동력을 꼽으라면.

“대중을 무시하지 않는 공연준비다. 항상 오늘 연주 자리에 누가 오는가를 고민한다.
안산에서 공연할 때는 지역정서에 맞는 선곡을 하고 준비한다. 안산 시민은 합창 연주와 함께 율동을 좋아한다. 안산시립합창단이 율동 잘하는 합창단으로 정평이 나게 된 이유다.
합창단내에 율동 전문 상근 트레이너는 없지만 객원을 통해 꾸준히 연습한다. 이제 듣기만 하는 시대는 지났다. 합창 대중화는 청중이 원하는 레퍼토리 선곡이다. 국내와 국제무대용도 달라야 한다.”

-안산시립합창단이 이달 초 예술의전당 예술대상 시상식에서 성악&합창 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작년 6월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스페인 바르셀로나 세계합창심포지움 초청기념 음악회를 가졌다. 7월 초청공연에 한 달 앞서 가진 공연이다. 서울 예술의전당은 총 7개 공연장에서 매년 2,000회의 공연이 진행된다.
예술의전당 예술대상은 우리나라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4년 전 생긴 시상제도다. 성악&합창과 오케스트라, 독주 등 3개 부문이다. 58명의 심사위원이 심사한다. 안산시립합창단은 그동안 지역문화예술 활성화를 위해 안산문화예술의전당 공연을 고집해왔다. 지난해 13년 만에 서울 문화예술의전당에서 공연해 히트를 쳤다. 유료 객석 2,300석 중 1,900석이 유료였다. 실력을 인정받은 결과다. 성악&합창분야 최우수상을 받게 됐다.”

-이화챔버콰이어 지휘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화여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이화여대 학생과 졸업생들로 구성된 합창단이다. 2001년 창단된 팀이다. 학내외 활동은 물론 외국공연도 하고 있고 안산시립합창단과 합동공연도 갖고 있다.”

-합창 애호가들에게 어떤 지휘자로 기억되고 싶은가.

“합창 지휘자는 장르 특성상 오케스트라 지휘자들처럼 유명해지지는 않는다. 지휘자는 기본적으로 음악적 기량과 카리스마를 지녀야 한다고 흔히 말한다.
하지만 청중이나 단원들에게 ‘인간미 있는 지휘자’로 기억되고 싶다.”

-음악인으로 살아가면서 삶의 지침으로 삼는 좌우명은.

“‘내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자’다. 합창 지휘자 뿐만 아니라 이화여대 교수, 방송 진행자, 합창총연합회 이사장 등등 겸직도 많고 하는 일도 많다. 크리스찬으로서 보이지 않는 힘을 믿고 살아간다. 안산시립합창단 상임 지휘를 맡으면서 행운이 이어졌다. 한국음악학회에서의 안산시립합창단의 창작곡 공연이 알려지면서 이화여대 강사, 겸임교수, 전임교수의 길이 생겼다. 국제무대에도 널리 알려졌다. 스스로도 이렇게 성장할 줄 몰랐다.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다보니 행운이 뒤따랐다.”

-현재 이후의 또 다른 꿈이 있다면.

“안산시립합창단이 유명세를 타다 보니 외부 합창단에서 스카우트 제안이 들어온다. 모두 거절했다. 오늘의 박신화를 있게 해준 안산시민과 안산시는 물론 건강이 허락하면 청중이 원하는 그 때까지 안산시립합창단을 지휘하고 은퇴하고 싶다. 그 뿐이다.” <여종승 기자>

여종승 기자  yjs499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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