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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철의 마을이야기)
고향같은 따뜻한 마을공동체 가능할까?
오병철 <일동 주민자치위원장>
  • 여종승 기자
  • 승인 2018.03.07 12:25
  • 댓글 1
   

우리 사회가 급속한 경제 성장을 하는 동안 농촌 인구가 대거 도시로 이동했다. 도시가 점점 커지면서 한국의 도시화 비율은 83%로 세계 평균 54%를 훨씬 뛰어 넘는다.

심각한 것은 젊은이들이 농촌을 떠나 도시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데이터로만 보면 생활은 편리해 졌을지 모르나 ‘정서적 공동체’가 사라지고, 이웃의 친밀감이 줄어드는 삭막한 사회가 되어가고 있다.

30년 전 안산이 계획도시로 개발되면서 우리 마을도 원주민은 많지 않고 이런 저런 사연으로 이주해 온 주민들이 대부분이다. 제2의 고향이 된 셈이다.

고향을 떠올리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설렌다. 길이 막히고 힘들어도 미소가 머금어진다. 친구와 친지, 지인들을 만나 묵었던 회포를 풀며 힐링의 시간을 가지기도 한다.

흙에 대한 향수를 품고 귀농, 귀촌 하거나 고민하는 분들이 많다고 한다. 편리함이나 물질보다 다소 불편하고 부족하더라도 시골에서의 삶이 좋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는 말이 있다. 어찌 보면 무모한 이야기지만 언젠가는 뜻을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의 말이기도 하다. 포기하지 않고 끈기 있게 노력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주민이란 풀뿌리 민주주의의 가장 말단이자 최전선에 있다. 마치 물방울과 같은 존재다. 이런 주민들이 모인 단체가 주민자치위원회다.

주민자치위회는 별로 일이 없는데 일 안한다고 크게 문제가 되지도 않는다. 다행하게도 우리 동네는 일하는 분위기라 틈나는 대로 일을 만들고 실행되도록 힘을 보탠다.

자발적으로 모인 주민들이 주민참여예산에도 동원되지 않고 참여하여 마을 곳곳을 꼼꼼히 조사하고 안전한 통학로를 만들기 위해 새벽부터 나와서 이중주차 차량에 노란풍선을 달아주는 캠페인을 벌이기도 한다.

8세 아이부터 85세 어르신까지 100인 합창단을 구성해 감동적인 공연을 하고 마을 주민단체와 주민모임이 모두 참여하는 전국 최초의 일등동네주민협의회를 만들어 활발하게 활동한다. 아빠모임, 엄마모임, 생태모임 등 여러 모임에 많은 주민들이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일동에는 아파트가 없고 초등학교도 하나, 중학교도 하나 밖에 없다.

그래서 평수나 브랜드 등 비교할 것이 없고 어느 학교가 어떻다는 식의 평가도 없다. 동네에 사는 대부분의 주민이 학교 선후배이고 동문 학부모들이다.

시골 같은 따뜻한 마을의 조건을 가지고 있다. 2016년부터 시작된 마을계획에 기반한 주민들의 참여는 놀랍다. 안산시마을만들기와 함께 시작한 마을계획은 먼저 마을에 관심 있는 주민을 찾고 마을계획단, 실천단 구성과 마을조사를 거쳐 22회의 워크숍을 진행하며 주민 300인 원탁회의를 진행했다.

안전·주거분과, 공동체·육아분과, 생태분과, 경제 분과 등 4개 분과에서 300개가 넘는 마을의제가 나왔고 그 중 35개의 우선 실행할 핵심의제가 정해졌다.

핵심의제는 공모사업에 적극 참여해 20여개 정도가 진행되었고 나머지도 대부분 올해 진행 할 예정이다. 많이 만나고 수다를 떨면 그것이 아이디어가 되고 마을의 의제가 된다.

마을은 공동체다. 각자 맡은 자리에서 살지만 안전이나 환경 등 공동의 노력이 필요한 지점에서 같이 고민해야 한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는 ‘공동체를 강조하면서 상대방을 인정하고 좋은 점을 찾으려고 힘쓰면 서로의 마음이 전해져 행복해진다’고 했다.

마을 안에서 의견이 대립하여 지지고 볶는 과정을 통해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면 단단한 마을공동체가 될 것이다. 전문 활동가도 아닌 주민들이 모여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는 이유는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고자 하는 이유일 것이다.

고향 같은 따뜻한 마을공동체가 가능할까? 가보지 않은 길이지만 다음 페이지가 궁금해서 오늘도 열심히 포기하지 않고 마을에 산다.

여종승 기자  yjs499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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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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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혜정 2018-03-09 18:52:54

    물방울이 바위를 뚫지요. 떨어지는 것을 멈추지만 않으면...멈추지 않고 지속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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