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아이의 울음소리가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통계에 의하면 작년에 35만명이 태어나면서, 수십 년 만에 최초로 40만 명 이하로 떨어졌다고 합니다. 그러나 태어나는 아기의 수가 적어지고 있는 것이지, 지금도 곳곳에서는 아기들이 태어나고 있습니다.

이 때 사람들은 축하 선물로 아기 신발이나 옷을 사는데, 흔히 아이의 성별에 따라 선물의 색상이 결정됩니다. 아들일 경우엔 파란 신발을, 딸일 경우에는 분홍신발을 준비하지요. 흔히 남자는 파랑, 여자는 분홍이라는 이유를 알 수 없는 불가분의 법칙이 있습니다.

병원에서도 아이를 기다리는 예비부모들에게 ‘파란 이불 준비하셔야겠어요.’라며 성별에 대한 힌트를 줍니다. 아직 태어나지 않은 아이를 벌써 남자로 대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태어난 아기는 자연스럽게 남자의 방식대로 키워집니다. 남자아이가 인형을 가지고 놀고 싶어도, 엄마 놀이를 하고 싶어도 남자라는 이유로 할 수 없습니다. 아이의 의지와 상관없이 남자아이는 로봇이나 자동차, 장난감 총을 좋아할 것이라는 어른들의 생각대로 놀게 됩니다.

남자아이와 여자아이가 싸우면 대부분 남자아이를 더 혼냅니다. 남자는 여자를 지켜줘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이야기하면서 말입니다. 남자아이와 여자아이가 동시에 울고 있을 때는 어떨까요?

어른들은 우선 여자아이를 달래고, 남자아이에게는 눈물이 나더라도 참을 수 있어야 한다며 씩씩함을 강요합니다.
2차 성징이 지나면서 남자다움의 틀은 더욱 견고해집니다. 조금만 외모를 꾸며도, 말과 행동이 부드러워도 여자 같다는 놀림을 받기 일쑤입니다. 인터넷에 떠도는 남자 고등학교 교실에 걸린 급훈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10분만 더 공부하면 아내의 얼굴이 바뀐다‘는 것이었습니다. 남자가 실력이 있어야 예쁜 여자를 만난다는 말, 능력 없는 남자는 ‘루저’라는 말을 듣고 자란 소년은 그렇게 남자다움의 굴레에 갇혀버립니다.

이처럼 남성은 탄생부터 성장하는 과정에서 ‘남자다움’을 강요받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과연 바람직할까요? 교육자이자 사회운동가 토니 포터는 남자라서 해야 하는 것, 남자니까 하지 말아야 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어쩌면 개개인의 가능성이 축소시킬 수 있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예술적인 부분에 재능이 있는 남자아이가 사회의, 어른들의 고정관념 때문에 예술을 포기하면서 가능성을 없애버린 경우도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사실 이것은 남자에게만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여자는 집에서 살림해야 한다는 고정관념이 강했던 조선 시대에, 허난설헌은 재능이 많은 이유로 따가운 사회적 시선을 받다가 견디지 못하고 요절합니다.

불과 얼마 전만 해도 활달하고 운동 잘하고 리더십이 있는 여자아이들이 소위 ‘여성적이어야 한다’는 이유로 그 기질과 가능성을 발휘하지 못하고 사라진 경우도 많습니다. 또 출신지에 따라서 고정관념으로 사람을 판단하면서, 이유 없이 미워하고 오해하는 일도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이러한 고정관념이 때로는 스스로 조심하게 만드는 효과도 있지만, 더 많은 경우에 한 인생, 특별히 우리 자녀들의 가능성을 막을 때도 있습니다.

자녀들의 아름다운 미래를 위해서 이제는 고정관념 대신 자녀들의 마음과 기질에 집중해보면 어떨까요? 언젠가 부모님께 감사하는 자녀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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