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한 지역 공간에서 공통의 가치와 유사한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의 집단이 ‘공동체’다. 공동체 개념은 1차 산업인 농업이 주를 이루던 시절 구성원들이 생존을 위해 함께 노력해야 했던 농촌부락에서부터 시작됐다.

농촌부락은 농사를 짓는 수 십 가구가 집단으로 모여 사는 공동체로 마을이라고 불렸다. 마을은 가족이나 씨족, 지역에 바탕을 둔 공동체로 우리나라 전통사회의 질서를 유지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농사일이 주를 이루던 시절의 마을은 모내기 등을 위한 ‘두레’라는 노동방식을 통해 공동체가 만들어졌다. 두레는 농사일로부터 시작되었지만 마을의 공통 현안에 대해 협력하는 포괄적 의미의 공동체로 발전했다.

농촌문화에서 시작된 공동체는 이후 산업화 과정 속에 대규모 이농이 뒤따르면서 전통적인 공동체문화가 무너졌었다. 대도시로 이동한 사람들은 치열한 생존경쟁 속에서 공동체문화를 만들며 살기는 사실상 어려웠다. 그러다보니 같은 마을이나 아파트에 살면서도 서로 얼굴을 모르고 무관심 속에 살아왔다.

하지만 사회적 존재로 공동체 욕구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관계망이 없이는 살아갈 수 없음을 깨닫고 도시공동체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도시공동체는 컴퓨터 보급과 인터넷 발달로 블로그나 카페 등의 ‘온라인 공동체’라는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어냈다.

지역공간을 넘어서는 온라인 공동체는 온라인상에서 친밀성을 나누고 공동 유대감을 만들어냈지만 대면접촉에 한계를 느끼며 ‘마을만들기’나 ‘협동조합’ 형태의 지역을 재발견하는 도시공동체가 최근 부상하고 있다.

안산 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안산시마을만들기지원센터가 이미 10년 전에 만들어지면서 시작됐다. 사동의 ‘감골주민회’를 비롯해 일동의 ‘마을 카페 마실’, 고잔동의 협동조합 ‘굿빌리지’, 초지동의 ‘더 좋은 공동체’ 등이 대표적이다.

안산의 공동체 움직임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대부분 초등학교 학부모 모임으로부터 출발하지만 생태공동체운동 등으로 발전하며 사는 지역을 기반으로 유기적인 네트워크 공동체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제 자치단체나 의회도 ‘도시주민운동’과 ‘협동조합운동’으로 확산되고 있는 도시공동체운동에 현재보다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전문가들은 ‘삶이 치열할수록 공동체에 대한 욕구가 커진다’고 말한다. 공동체운동은 가치관이 서로 다른 구성원들의 동질화를 이뤄나갈 수 있다. 이는 지역 사회 전반의 유익함으로 연결될 수 있다. 공동체운동은 사회 전체의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여종승 기자  yjs499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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