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보건공단은 근로자가 안전하고 건강하게 일할 수 있도록 하고 사업주가 재해예방에 힘쓰게 하는 고용노동부 산하 기관이다. 그동안 인천에 본사를 두고 있었으나 현재 울산으로 옮겼다.
경기 서부권의 산업재해예방은 서부지사가 맡고 있다. 해빙기를 맞아 서부지사를 이끌고 있는 박현근(58) 안전보건공단 경기 서부지사장을 만났다.

-안전보건공단 경기서부지사의 관할구역은 7개 도시다. 서부지사의 조직구성과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설명해 달라.
“관할구역은 안산, 시흥, 안양, 광명, 과천, 의왕, 군포시 등 경기서부지역 7개시다. 관할구역 사업장은 약 12만개소이고 근로자는 지난해 기준 약 84만명이다. 서부지사는 산업안전부와 건설안전부, 서비스안전부, 직업건강부, 교육문화부 등 5개 부서로 현재 44명이 근무하고 있다.

주요사업은 위험성평가 체제 구축은 물론 클린사업장 조성과 산재예방시설 자금 융자, 공장설립시 안전보건 컨설팅, 재해발생 사업장 적시 기술지도와 재해발생 원인조사, 사업장 산업재해예방을 위한 안전보건진단, 유해·위험방지계획서 심사 확인, 유해 화학물질 중독과 질식 재해예방 기술지원, 직업병예방과 건강증진활동, 산업안전보건에 대한 교육, 안전문화 확산 운동 등이다.”
 

-업무범위가 광범위하다. 현재 역량을 어떤 방향으로 집중하고 있나.
“서부지사는 오는 2022년까지 산재사망사고 수를 절반으로 줄이기 위한 정부의 중대 산업재해 예방대책 실현을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 매년 10%씩 5년 간 사고사망자를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는 ‘사고사망 10·20 추진전략’을 세워 추진 중이다.

올해는 전년도 사고사망 발생자 수 41명의 10%인 4명을 감소시키는데 목표를 두고 사고사망 예방 중심으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10년간 재해 분석을 통해 선택과 집중을 하기 위한 명확한 타겟팅을 찾는 한편 특정 시기에 발생하는 사고사망을 한 템포 빠르게 재해예방을 펼치고 있고 안전 책임사회 조성을 위한 협업기관 간 역할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서부지사장으로서 조직의 소통과 역할을 위해서 어떤 리더십을 발휘하나.
“산재예방의 성과를 성공적으로 거두기 위해서는 서부지사의 목표 공유와 직원 상호간 일체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직원 간 소통이 제일 중요하다.
시대 변화를 고려해 술자리보다 젊은 직원과 여직원이 선호하는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와 영화, 전시회 관람 등 직원이 원하는 방향으로 소통의 시간을 가지려 노력한다.
생일을 맞이하는 직원들을 위해 즐겁게 소통하자는 의미로 월 1회 ‘락 앤 통 데이’를 시행함은 물론 동호인의 날도 지정 운영하고 무슨 일이든 ‘솔선수범하려고 노력한다.”
 

-서부지사만의 사내문화가 있나.
“우리 공단은 일하는 사람들의 생명과 건강보호를 위해 운영되는 기관이다. 직장에서 주로 이뤄지는 대화가 어디서 폭발사고, 질식사고, 직업병, 사망사고가 발생했다는 등이다.
사무실 분위기가 다소 딱딱할 수밖에 없다. 딱딱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감성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그래서 ‘소통과 화합, 재미와 공감, 사기진작과 격려’라는 3대 문화를 만들기 위해 경서카페, 락앤통데이, 문화체험데이, 인문소양교육 등을 운영 중이다.”
 

-최근 공사현장에서 안전사고는 물론 화재사고까지 자주 일어나고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 평상시 어떻게 대비하고 있나.
“동절기 건설현장 화재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1월부터 3월까지는 매월 4일 관내 건설현장 밀집지역(16개소 현장)에서 ‘화재예방 캠페인과 안전점검의 날’ 행사를 갖는다.
용접과 용단 작업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화재예방 기법에 대해 전파도 한다. 지난해부터 연이은 대형사고로 인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타워크레인 설치·해체·상승작업과 관련해 DB구축과 매월 작업 전 맞춤형 안전보건 정보 제공 업무도 하고 있다.”
 

-해빙기가 왔다. 건설재해를 줄이기 위한 선제적 대응방법은.
“해빙기 지반약화에 의한 붕괴와 옥외작업이 많은 건설공사 성수기를 대비해 건설현장소장을 대상으로 2월 중 2회에 걸쳐 교육을 실시했고 해빙기 건설기계장비 사용 증가에 따른 사망 사고를 줄이기 위해 안전 관리자를 대상으로 이달과 4월에 민간 전문가를 초빙 교육 예정이다.
이미 만들어진 건설현장 관계자 네트워크를 통해 사고사례와 시기별 점검 포인트 등을 전파해 경각심을 높이고 자율 안전 활동을 독려할 계획이다.”
 

-사업장의 무재해를 위해서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무재해운동은 1979년 9월 도입이후 39년 동안 진행해왔다. 산업재해에 대한 인식이 낮았던 시기에 재해 위험성을 널리 알리고 예방을 위한 경각심을 일깨웠다. 하지만 무재해운동이 ‘목표’가 되면서 산재를 은폐하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어 초기에 막을 수 있는 작은 사고가 목숨을 앗아가는 사고로 커지는 경우가 있다.

최근 근로자 1만 명당 사고사망자수인 ‘사고 사망만인율’은 선진국보다 높으나 근로자 1백 명당 재해자수인 ‘재해율’은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결과 중심인 무재해 목표 달성 기록인증 도래 사업장에 대해 금년 말까지 인증조치 후 종료하고 사업장 스스로 산업재해예방과 안전의식 수준을 높일 수 있는 안전문화운동으로 전환한다.”
 

-안산은 외국인 근로자가 많은 도시다. 외국인의 안전보건을 위해서 무슨 일을 하는가.
“안산과 시흥지역은 외국인 근로자 최다 밀집지역으로 전국 고용의 11.7%인 6만여 명이다. 관내 사고재해 점유율이 15%가 넘어 전국과 비교해 보면 다른 지역에 비해 2배가 높은 지역이다.

서부지사는 이에 외국인 근로자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쓴다. 외국인근로자가 제일 불편한 부분은 ‘의사소통’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각국 이주민 여성을 대상으로 4년 전부터 시흥시와 협력으로 글로벌 강사 양성 교육을 통해 11개국 25명의 통역강사를 배출했다. 지난해의 경우 사업장에 연인원 94명을 지원했다.

지난해부터는 중국 동포가 많이 근무하는 건설현장을 중심으로 이주민 여성 2명을 선발해 2주간 현장파견 교육훈련을 가졌다. 그 중 1명은 건설현장에서 즉시 강사 또는 통역요원으로 활용이 가능한 것으로 평가돼 올해부터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외국인고용 사업주를 대상으로 한 교육과 취업기관 통역교육도 가졌다. 외국인근로자의 다발 재해유형을 파악해 기술개발자료, 외국인 안전보건 스티커북 등을 6개국 언어로 만들어 지원하는 한편 외국인 관련단체 홈페이지에도 게시하고 있다. 국적별 안전문화 페스티벌에도 참가해 건강 상담과 모국어 안전보건 자료, 안전보건 상담, 보호구 전시 등으로 안전문화 확산에도 노력하고 있다.”
 

-안산도시공사와 지난해 3월 업무협약을 맺었다. 양 기관이 어떤 협력을 하고 있는지.
“안산도시공사와 업무협약 체결 이후 도시공사 근로자의 재해예방을 위한 산업현장 대형사고 예방을 위한 간담회를 가졌다. 또한 고객 다중이용시설 사업장에 대해 합동점검도 실시했다.
올해는 사고사망에 중점을 두고 재활용 선별센터, 물탱크, 보일러실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끼임, 질식사고 설비 장소에 대한 안전점검, 안전보건교육 등에 전력할 계획이다.”
 

-지역사회 공헌을 위한 활동도 펼치고 있다. 향후 계획은.
“외국인근로자 최대 밀집지역인 지역특성을 고려해 ‘다문화가족행복나눔센터’와 2016년 업무협약을 통해 전략적 재능을 기부했다. 외국인쉼터 주말안전교실과 건강 상담, 외국인축제 안전체험부스 운영 등을 지원했다.
이어 직원들의 급여(0.2%)를 모금해 성금으로 내놓고 있고 산재근로자 자녀 장학금 지급 등 재능중심의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안산과 6개 도시 관할 구역 시민들에게 안전보건과 관련해 당부하고 싶은 말은.
“옛말에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다. 위험도 마찬가지다. 안전은 생활 속에서 배움을 통해 몸에 습관화가 되어야 한다. 가정은 부모가, 학교는 교육청과 교장이, 사회는 사업주가 항상 안전의식을 심어 줘야 한다. 안전은 한 사람의 노력만으로는 안 된다. 사회 구성원 모두의 노력으로 결실이 맺어진다. 함께 노력해야 한다.” <여종승 기자>

여종승 기자  yjs499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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