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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인 사단법인 모두의집 이사장존경받는 기업 ‘발렌베리’ 이야기
  • 안산신문
  • 승인 2018.04.04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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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우리의 얼굴을 찌푸리게하고 창피하게 만드는 일이 벌어졌다. 땅콩(마카다미아)을 뜯어서 안주고 봉지째 준다고 비행기를 거꾸로 돌린 대한항공 부사장 조현아씨가 계열사인 칼호텔 네트워크의 사장으로 취임한 것이다. 아직 집행유예 기간도 끝나지 않은 희대의 갑질녀가 당당히 사장이 되어 우리 앞에 나타난 것이다. 우리 사회의 도덕불감증을 대표적으로 보여주고 재벌들의 세습 폐해를 다시 떠올리게 해준다.


우리나라의 대표 기업 삼성은 다스의 실질적 소유자 이명박 전 대통령을 위해 BBK를 상대로 한 소송비 70억 원 가량을 대납해주었다. 2009년 12월 징역형 집행유예를 받은 이건희 회장의 ‘원포인트’ 특별사면이 그 대가였다고 보여진다. 삼성은 최순실 딸에 대한 승마비 78억 원 , 최순실에 의해 기획된 스포츠영재센터 16억 원, 미르제단 125억 원, K스포츠재단 79억 원 등 도합 298억 원을 지원했다. 국민의 노후를 책임져야 할 국민연금은 기금 수천억 원을 손해 보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을 지원함으로써 이재용의 경영세습을 도왔다. 누가보아도 박 전 대통령과 삼성의 검은 커넥션이다.


국가를 위해 고용과 부를 창출하는 대기업이 이러한 불법과 갑질로 국민의 지탄을 받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과연 대기업은 국민들에게 존경받을 수 없는 존재인가?
이에 대비되는 재벌이 있다. 스웨덴에 있는 발렌베리 가문이다. 1856년에 설립된 발렌베리 기업은 18개의 핵심기업과 투자 등을 통한 162개 기업을 거느리는 공룡재벌로 성장했다. 스웨덴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의 40%를 차지하고(삼성 21%) GDP의 30%(삼성 12%)를 점유하고 있다. 40만여 명의 종업원을 고용하고 있다. 스웨덴 인구의 4.5%이다.


세계 최대의 통신회사 에릭슨, 일렉트로룩스(가전), 사브(항공방위산업), 아틀라스 콥코(광산장비), ABB(중전기) 등의 기업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렇게 엄청난 규모의 기업임에도 국민들에게 신뢰를 받고 있다는 것은 그렇지 못한 우리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우리나라 재벌들과 차별화되는 큰 특징이 있다.


첫째, 가문 개인의 소유는 극히 제한시키고 11개의 재단으로 모든 기업 이익을 귀속시킨다. 연간 200조 이상(2014년)의 매출을 올리는데 비해 그룹 오너의 개인 재산은 최대 200억 원에 불과하다.
둘째, 가문 중 극히 소수의 실력자만이 최고경영에 참여한다. 경영자가 거쳐야 할 두 가지 필수코스가 있다. 창업자의 정신과 자세를 배우기 위해 해군사관학교를 나와 군복무를 이수해야한다. 부모 도움 없이 대학을 마치고 유학을 다녀와야 한다. 이러한 과정과 실무경력을 쌓아 경영능력이 입증된 자만이 최고 리더가 된다.
셋째, 연간 약 2조7천억 원이라는 엄청난 액수의 사회적 기부를 한다. R&D 지원, 대학교, 연구기관 지원, 도서관 박물관 등의 문화사업 등에 쏟아 붓는다.


넷째, 수익의 85%를 법인세로 환원한다. 85%라니 믿어지지 않는 비율이다. 1938년 극심한 노사 갈등 속에서 살트셰바덴 협약을 통해 기업은 사회에 고비율의 법인세로 기여하고 그 대신 사회는 차등의결권(지분의 약 10배 의결권)으로 기업의 소유권을 보장해준다. 이는 개별기업이 선택적으로 할 수 있게 해주었는데 스웨덴 상장기업의 55%가 이 제도를 따른다고 한다.(일반 법인세는 이보다 훨씬 낮다)


다섯째, 노동자를 경영의 동반자로 규정, 노동자 대표에게 이사회의 중요 지위와 역할을 부여한다. 발렌베리 가문이 철칙으로 세우는 것이 “존재하지만 드러내지 않는다”이다. 훈련된 극소수 외에는 함부로 경영에 나서지 않는다. 발렌베리 가문은 “기업이 생존하는 토대는 사회”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 존경받는 이유다. 우리나라 재벌들도 발렌베리와 같은 국민의 사랑을 받는 기업으로 재탄생되기를 기대해 본다.

안산신문  ansam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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