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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철 <일동 주민자치위원장>일등동네주민협의회
  • 안산신문
  • 승인 2018.04.04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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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마을에서 씨앗입니까? 아니면 거름입니까? 지난 해 공모사업 인터뷰에서 심사위원이 물었던 질문이다. 생각해 보니 마을에도 일을 만들고 일할 사람을 찾고 추진하는 역할들을 나눠서 체계적으로 진행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삼국지를 보면 수많은 사람이 등장한다. 2천명이 넘는다고 한다. 각자 지략도 다르고 대하는 방식도 다르다. 사람을 얻기도 하고 잃기도 하며 모두 같은 생각으로 하나가 될 수는 없으나 대의를 위해 협력하기도 한다. 원하는 바를 이루어 내기도 하고 실패하기도 한다.


마을에도 다양한 목소리가 있고 오랜 시간 열심히 활동하는 단체들이 있다. 어려운 이웃들을 돕는 봉사 단체, 안전이나 청결 등 마을의 공동 관심사를 각자의 위치에서 노하우를 가지고 진행한다. 지방분권이나 주민자치가 확대되면서 주민의 역량이 강화되는 교육이 많아지고 주민들의 수준도 전문적으로 변하고 있다.


거리를 정비하고 공간도 만들고 카페나 도서관도 만든다. 회의 시간도 길어지고 만나야 할 사람들도 많아지며 노력과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마을 일을 해야 하니 만날 것인가! 아니면 만나서 같이 고민하며 일을 만들어 낼 것인가! 결과는 비슷할지 모르나 과정은 많이 다르다. 함께 만들어가는 일은 기대가 된다.
마을계획의 결실로 지난 해 초에 우리는 일등동네주민협의회라는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어냈다. 일등동네는 일동의 첫 자를 따서 지었고 협의회에는 주민자치위원회 등 마을에서 활동하는 8개의 직능단체 모두와 자발적으로 만들어져 활동하는 17개의 주민 모임이 참여했다.


삼국지에 나오는 도원결의처럼 마을이 하나가 되는 큰 걸음을 내딛게 된 것이다. 협의회의 목적은 마을의 중요한 사안들을 모두 모여서 결정하고 화합하는 모델을 만드는 것이다. 정기적으로 모여 마을의 의제를 같이 정하고 실행하는 명실상부 주민자치의 모범이 될 만하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사례가 없어 유럽, 일본 등 외국의 선진지를 공부하고 있다. 가까운 일본의 경우 협의회를 구성하여 다양한 강좌를 운영한다. 주민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동네 주민들이 수시로 모여서 이야기하고, 뚝딱뚝딱 만들고 공부하는 배움터, 쉼터, 놀이터로 활용한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강의와 수강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강좌가 끝난 후 같은 주제를 학습했던 주민들이 후속 소모임이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협의회에서 지원한다는 것이다. 또한 주민들이 스스로 강좌를 만들어내고 홍보하여 새로운 커뮤니티를 구성한다.
이렇게 모이는 공간은 마을의 활력소가 되고 사랑방이 된다. 남녀노소 모두가 이용하는 공간들은 필요에 따라 더 만들어지고 참여도 늘어난다. 독일은 다양한 주민 참여 포럼이 구성되어 협의회의 역할을 한다. 포럼은 주민들에게 마을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하고 직접민주주의를 경험하게 해준다.


주민이 직접 마을의 중요 사안들을 결정하는 것이다. 마을의 민원이나 현안들도 협의회를 통해 해결해 나간다. 처음에는 주민들만 참여했으나 역량이 커지면서 지역의 유력한 정치인이나 공무원들도 참여하여 힘을 보탠다.
우리 마을도 마을활력소가 조만간 만들어진다. 외국의 사례에서 보듯 주민들을 위한 강좌나 프로그램을 만들고 지원하며 언제든 모일 수 있는, 모여서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내야한다.


마을활력소에는 마을사용설명서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처음 이사 오신 분이나 관심 있는 주민들에게 마을을 설명할 예정이다. 지난 해 ‘꽃다발 없는 음악회’를 열어 꽃다발 대신 기금을 모았는데 많은 주민들이 관심을 보여 주셨고 협의회 운영비로 사용 되었다.
이렇듯 각 단체가 협의회라는 틀 안에서 모여 누군가는 씨앗이 되고 거름이 되어 힘을 보태면 언젠가 우리도 외국과 견줄만한 좋은 결실을 맺을 거라고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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