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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병철 <일동 주민자치위원장>주민참여예산
  • 안산신문
  • 승인 2018.04.11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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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마다 비슷한 고민들을 가지고 있다. 쓰레기, 안전, 주차, 육아 문제 등 오랜 시간 고민했으나 쉽게 해결되지 않는 만성적인 것들이다. 정치인이나 공무원들도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 익히 알고 있으나 어려운 수학 공식같이 잘 풀리지 않는다.


모든 문제는 ‘민원’으로 해결된다는 말이 있다. 그런데 한두 번의 민원으로는 해결이 안 된다는 것이 문제다. 지속적인 관심과 민원을 제기하는 품이 들어간다. 지난해 여름부터 우리 주민들은 주민참여예산에 결합하기 위한 모임을 만들어 조를 나누고 역할을 분담하여 마을 곳곳을 살펴보았다. 당장 실행해야 할 우선순위를 정하여 주민참여예산에 참여했다.


지역 문제는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해결하는 과정에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일이다. 그리고 지역 주민들이 관청의 의사 결정에 참여하여 요구한 내용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이 낸 아이디어가 채택 되도록 보장하는 제도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주민참여예산은 자치 단체가 독점적으로 행사해 왔던 예산 편성권을 지역 주민들이 함께 공유하는 것을 말한다. 행정 주도의 예산 편성 방식의 한계를 극복하고, 예산 편성의 투명성과 민주성을 확보함으로 참여 민주주의를 구현하는데 핵심적인 제도적 장치라고 할 수 있다.
예산 방향이나 범위, 주민 의견 수렴 절차와 방법 등의 주민 참여 예산 운영 계획을 수립하고 공청회, 토론회, 간담회 등을 통해 결정된다. 이론적으로 보면 쉬우나 주민이 직접 참여하는 예산에 대해 미덥지 않은 시선이 있다. 우리 동네처럼 주민이 자발적으로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꼼꼼하게 참여해도 결과는 주민의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보여주기 식의 형식적인 제도로 활용할 것이 아니라면 주민들의 의견이 담기는 것이 너무 당연한 일이 아닌가!


다른 동네는 모르겠으나 우리 동네는 주민참여예산에 한 명도 강제로 동원되지 않았다. 처음부터 주민들의 관심과 이해를 구하고 참여를 독려해 차근차근 진행했다. 많은 아이디어가 나왔고 토론에 토론을 거쳐 공원 재생 등 6가지가 채택되었다. 우리가 애정을 가지고 만들어 낸 마을의 현안에 대해 참여하신 주민들은 기대가 컸고 진행 과정도 궁금해 하셨다.


학교 운영위나 어머니회, 봉사모임과 같이 내용을 공유한 단체들은 돌멩이 하나라도 나르겠다며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보내주셨다. 사업 내용 중에는 수년간 활용 못하고 방치되다시피 한 공간에 주민들의 관심과 아이디어가 더해져 주민과 청소년이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는 것과 동네 아빠들의 참여로 어린이가 행복한 숲 놀이터를 만드는 사업도 포함되어 있었다.


일동 아빠들이 이미 수년전부터 숲 놀이터를 연구하고 준비한터라 기대가 컸다. 그러나 결정된 것으로 통보 받고 준비하던 예산이 대폭 줄었고 그 내용도 주민들의 의견이 아니라는 걸 알았을 때는 큰 회의감과 황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누가 예산을 들여다보고 결정하기에 이렇게 현실과 동 떨어지는 것인지... ‘기대에 부풀어 있는 주민들께 어떻게 말해야 하나.’ ‘주민참여제도에 다시 참여해야 하나.’ 행정에서는 다 올렸다는데 누가, 어떤 이유로 이렇게 만들었나 지금도 이해할 수가 없다.


그래서 다른 지역의 성공 사례들이 너무 부럽다. 너무나 많은 성공사례를 가지고 있는 서울과 알토란 같이 내실 있는 충북 진천, 광주 북구 등이 그렇다. 이대로는 안 된다. 위정자들은 주민의 눈높이에 맞추어야 한다. 예산에 관심을 가지고 내용을 살필 정도로 주민의 의식 수준이 높아졌다.
주민참여예산은 주민들을 모이게 할 수 있으며 기록으로 남겨 놓으면 당장은 실행이 안 되더라도 마을의 자원으로 남길 수 있다. 또한 주민들은 예산에 참여한다는 자부심과 성취감이 크다. 참여로 인한 관심이 예산의 소중함을 알게 해준다. 계획을 세울 때부터 행정이 테이블에 마주 앉아 같이 진행해 주고 간담회를 열어 주민들의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아직은 정착되지 않았지만 앞서가는 좋은 사례를 만들 수도 있다. 숲을 보는 지혜가 필요하다.

안산신문  ansam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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