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시가 전국 최초로 ‘좋은 마을 만들기 지원 조례’를 제정했다. ‘최초’라는 수식어를 달고 2007년 9월 제정됐다.
이듬해인 2008년 3월 ‘안산시 좋은 마을만들기 지원센터’가 개소됐다. 역시 전국 최초다.

전국 최초를 외치며 출발한 좋은 마을만들기사업은 낮은 정주의식으로 지역 공동체가 붕괴되는 현실에서 주민 스스로가 마을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생활공간 개선과 마을공동체를 복원하기 위해 시작됐다.
올해로 만 10년을 맞았다. 조례 제정 이후 일부 내용이 수차례 개정됐고 운영위원회 존속기한이 2015년 12월 말로 도래하면서 2014년 11월 또다시 개정됐다.

마을 만들기 지원 조례는 2년 전인 2016년 11월 명칭이 ‘안산시마을만들기지원조례’로 바뀌었다. ‘좋은’이란 단어가 빠졌다.
그런가하면 전부 개정된 새 조례는 제12조에 마을만들기사업을 활성화하기 위하여 마을 간사나 마을코디네이터 등 ‘마을활동가’를 둘 수 있다고 명시했다.

마을만들기지원센터 지원을 위한 위원회 존속기한은 2020년 12월말까지로 되어 있다.
마을만들기지원센터가 개소된 이후 10년 동안 조례 개정을 거듭하며 현재에 이르고 있는 각 동마다 마을활동가가 생겨나고 주민 스스로 움직이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는 점에서는 고무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안산신문이 안산시마을만들기지원센터와 업무협약으로 5개월여 동안 마을활동가를 인터뷰한 결과 안산시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관내 25개 동 가운데 마을활동을 위한 거점 공간을 마련한 마을은 일동 울타리넘어의 협동조합 마을카페 ‘마실’과 사동 감골주민회의 복합문화공간 ‘마을 숲’, 고잔동 협동조합 굿빌리지의 ‘아름다운 등불’, ‘초지동 더 좋은 공동체의 ‘토닥토닥 괜찮아’가 전부다.
지난해 전국주민자치박람회에서 일동이 ‘대상’을 받았지만 전국 최초로 마을만들기사업을 10년 동안 추진해온 것을 감안한다면 25개 동 가운데 4개 동만이 거점공간을 마련했다는 성적표는 ‘초라함’ 그 자체다. 관 주도의 마인드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기 때문이다.
위탁운영 중인 마을만들기지원센터의 현재 시스템을 한 발짝 나아가서 독립기구로 설립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해야 할 단계라는 생각이다.

물론 관과 민간 중간 성격의 마을만들기지원센터가 있었기에 그나마 몇 개 동만이라도 ‘성공작’이란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그러나 각 동에서 마을활동가로 움직이고 있는 대다수는 ‘거점 공간 마련’이 지상과제라고 이구동성이다.
마을활동가들은 거점 공간을 마련하는 일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하소연이다. 마을활동가는 공동체의식을 통해 이웃이 누구인지를 알게 하고 삶의 행복을 찾게 해주는 사람들이다. 지역의 어떤 조직보다도 활성화가 필요하다. 마을활동가에 대한 현재보다 더 많은 관심과 지원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여종승 기자  yjs499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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