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들의 복지 수준은 최고이면서, 높은 경제 성장을 이루는 나라. 이것이 우리가 꿈꾸는 이상적인 나라가 아닐까? 높은 복지 수준을 유지하려면 그만큼 국가 재정이 소요되니까 성장의 발목을 잡을까봐 우려하는 사람이 많다. 

반대로 성장을 중심에 놓으려면 복지는 어느 정도 희생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하고 생각하는 사람도 여전히 있다. 과연 그런 걸까? 높은 성장과 높은 복지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는 없는 것일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두 마리를 동시에 잡는 것이 가능하다. 오히려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고복지를 유지하는 전략만이 고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시대로 들어서고 있다. 시대가 변하고 있다.

지구상에서 고성장과 고복지를 실천적으로 입증하고 있는 북유럽, 그 중에 스웨덴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스웨덴은 1930년대부터 일찌감치 복지를 중시하였고 이후 복지국가성장전략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다. 그 결과 국민들의 삶은 눈에 띠게 달라졌다. 

수당과 학비 무료정책 등으로 보육, 교육을 국가가 책임지는 사회가 되었다. 의료와 주택, 노후 연금도 국가가 책임졌다. 한마디로 국민들의 인간다운 기본적인 삶을 개개인의 책임으로 돌리지 않고 국가가 나서서 책임지는 사회를 만든 것이다. 그렇다고 경제성장이 정체되거나 퇴보하지 않았다. 

오히려 여러 번의 세계적 경제위기에서 대부분의 나라가 위기를 맞을 때도 꿋꿋하게 버티는 것을 넘어 성장을 지속했다. 일본은 90년대 경제 불황이 오면서 20여 년간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미국도 70년대 오일 쇼크, 90년대 금융위기, 2000년대 부동산 불황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세계적 저성장 시대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북유럽 복지국가들은 달랐다. 스웨덴은 90년대도 3% 이상의 지속적 성장을 했다. 2000년에 들어선 이후에도 한두 해 일시적인 것을 제외하고는 지속적 3~5%의 지속적 성장세를 보여 왔다.

스웨덴은 고성장과 고복지의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나라로 세계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것을 ‘스웨덴 패러독스’, 즉 ‘스웨덴 역설’이라고도 한다. 그렇다면 이러한 성공의 비결은 무엇일까?

복지국가 시스템 성장전략의 채택이 핵심적 이유라고 생각한다. ‘복지’ 그 자체가 아니라 ‘복지를 바탕으로 한 성장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성장 친화적 복지국가, 지속 가능한 복지국가 체제를 정립하였다. 기존의 ‘복지는 소비’라는 고정관념을 바꿨다. 복지국가 정책은 소비가 아닌 투자이고, 낭비가 아닌 성장을 가져 온다 것을 증명해 보였다.

이러한 전략은 국민들의 세금 부담이 높아지는 고부담이 전제된다. 고부담을 통해 고복지를 이루고, 이를 바탕으로 고성장을 가능하게 하는 전략, 재미있게 표현하면 ‘쓰리 고 전략’이다.
어떻게 고복지가 고성장으로 연결되는가? 비교적 높은 세금으로 재원을 확보한다. 이를 통해 제반 보편적 복지 체제를 확립한다.

이러한 복지는 우선 국민들에게 수당과 연금 등의 혜택을 준다. 또한 공공 사회적 일자리를 창출한다. 사회임금과 일자리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제거함으로써 소비력을 높이게 되고 내수 경제를 활성화시킨다.

다른 한편으로는 ‘인적 자본 강화’를 통한 경쟁력을 확보한다. 교육정책, 훈련, 취업 정책에 집중 투자한다. 우리나라처럼 천연자원이 부족한 스웨덴은 양질의 사회 리더와 일꾼을 양성할 수 있었다.

그리고 사회적 안전망을 바탕으로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시스템을 갖춘다. 생산력이 떨어지는 기업은 자연스럽게 도태시키고 새로운 성장산업에 대한 집중 지원과 취업전략으로 국가경쟁력을 높인다. 이는 기존 임금에 버금가는 실업수당과 제대로 된 교육과 취업연계를 통해 가능했다.

세금을 내는 것은 국가에 대한 신뢰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내가 낸 세금이 나의 삶의 안정을 위해 더 큰 것이 되어 돌아온다는 확신이 필요하다. 세금을 더 내어 우리의 행복과 미래를 책임지는 복지를 마련하고, 지속적인 나라의 성장을 보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출 수 있다면 이를 마다할 국민이 있을까? 우리 모두가 이루어야 할 과제다.

안산신문  ansansm.co.kr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