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전문가들이 스웨덴을 ‘복지 천국’이라고 말한다. 스웨덴뿐만 아니라 핀란드, 노르웨이, 덴마크 등 북유럽 국가들이 높은 GDP와 국민 행복도를 보여주는 것을 근거로 지구상에서 가장 살기 좋은 나라들이라고 애기하는 것에 크게 이의를 달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나라도 북유럽 국가같이 되어야하지 않을까’하고 주위에 질문을 던져보면 쉽게 동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대개 높은 세금 부담이 마음에 걸려서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것이 대다수다. 복지수준이 높은 것에는 부러움을 가질 수 있지

만 많은 세금을 부담하면서까지 복지를 누리는 것에 대해서는 마음속에 여러 의문이 자리 잡는 것이다.
우선은 복지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그 상이 잘 떠오르지 않기 때문에 세금을 더 부담할 정도로 가치가 있는 것인지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또한 자신이 부담한 세금보다도 그 이상의 혜택으로 돌아오는지 확신이 들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또 다른 이유로는 국민 상당수가 영세한 자영업을 하거나 박봉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기에 당장 써야할 돈이 급하다. 그래서 이후의 복지 혜택보다도 당장의 세금부담에 더 두려움을 갖는다.

먼저 우리는 막연히 스웨덴국민들이 세금을 많이 낼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구체적으로 얼마나 부담하는지 살펴보자.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 부담하는 것은 소득세와 사회보험료가 있다. 소득세는 지방소득세와 국세소득세로 나뉜다. 우리나라 돈으로 연봉 약 1천만원~2천만원까지의 소득이 있는 국민은 약 24%의 지방소득세를 낸다. 연봉 2천만원 이상 6천500만원 이하의 국민은 약 31%의 지방 소득세를 낸다. 국세소득세는 내지 않는다. 6천500만원~9천200만원의 연봉을 갖는 국민은 20%, 그 이상은 25%의 국세소득세를 추가로 낸다. 합 51%~56%의 소득세를 내는 것이다. 사회 보험료는 국민들이 7%를 부담한다. 그러나 전액 소득세에서 공제되기 때문에 사실상 제로다.

결론적으로 연봉 6천500만원 이하의 평범한 국민들은 약 30%의 소득세를 내는 것이 전부다. 우리가 추측하는 것보다 그리 높은 세금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기업의 입장에서는 사회보험료와 법인세가 있다. 기업은 국민들의 사회보험료 31.4%를 부담한다. 우리나라가 노사 절반씩 부담하는 것에 비해 기업의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다. 대신 법인세는 26.4%다. OECD 평균 수준이다. 우리나라가 20~25%의 법인세를 내기에 별반 차이가 없다.

자영업자는 사회보험료 29%에 개인부담 사회보험료 7%를 더해서 36%의 사회보험료를 부담한다. 그러나 전액 소득세에서 공제되기 때문에 사실상 사회보험료 없이 개인 소득세만 내면 된다.

스웨덴은 학교 교육비가 대학까지 전액 무료다. 아동수당, 학생 수당이 별도로 월 16만원 이상 지급된다. 질병, 실업 수당으로 급료의 80% 이상이 지급된다. 노인이 되면 최저 112만원에서부터 기존의 소득세 납부수준에 비례해 300~400백만원까지 받는다. 인간적인 삶을 영위하는 기본적인 조건을 보장 받는 것이다.

이러한 전반적인 사회서비스와 수당, 연금 등을 합쳐 평균적으로 국가에서 혜택을 받는 것은 국민 전체 생활비의 약 51%다. 즉 국가에서 마련해주는 사회임금으로 자신의 삶에 필요한 생활비의 절반이상을 보장 받는다.

이는 소득세 30%가량을 부담하는 평범한 국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내는 세금보다 20% 이상의 혜택이 돌아온다고 해석할 수 있다. 고액 연봉자들이 내는 51%~56%의 부담액과 사회임금은 비슷하다. 그러나 이들에게는 사회안전망이 보장된다. 다시 말해 해고를 당하거나 사업이 망해도 기본적인 삶의 조건을 확보하고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된다. 당장 내야하는 세금에 막연히 부담을 갖고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

위와 같은 조건들이 스웨덴 국민들이 비교적 높은 세금을 부담하고도 행복해하는 이유다. 우리가 꿈꾸는 사회는 어떤 사회이어야 할까? 모든 책임을 개인 스스로 져야 하는 사회와 사회안전망이 보장되는 복지국가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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