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게 가끔씩 주변 사람들이 불평을 늘어놓을 때가 있습니다. 여러분들에게도 한껏 찡그린 얼굴로 마음에 들지 않고 못마땅하게 여기는 것들을 쏟아놓는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그럴 때마다 여러분들은 어떤 기분이 드십니까? 아마도 다른 사람의 불평을 들으면서 같이 속이 시원하기 보다는 불쾌하거나 짜증스러워지는 경험이 더 많으실 겁니다. 특히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아침부터 늘어놓는 불평들은 왠지 모르게 더욱 신경을 거스르게 만듭니다.

금방이라도 터질 듯이 답답한 마음의 불만들을 어디에다가 털어놔야 할 것만 같고, 그래서 마음을 다스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렇듯 본인은 물론이고 주변의 사람들까지 심란하게 만드는 불평을 먼저 나서서 들어주겠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2006년부터 사업을 시작한 일본의 ‘남의 말 잘 들어주는 클럽’이라는 회사는 현재까지 3만 건에 달하는 불평을 들어줬다고 합니다.

불평을 늘어놓고 싶은 사람이 전화를 걸면 10분당 우리나라 돈으로 1만1천원을 받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이 회사의 전화 상담 시간은 평균 70~80분이었고 지금까지 가장 긴 상담시간은 9시간 50분이었다고 합니다. 이 시간을 액수로 따지면 650만원에 해당하는 돈이 든 셈인데, 시간과 돈을 투자하면서까지 불평을 털어놓은 것입니다. 이들은 왜 불평을 들어주기 시작했을까요?

그런데 더 희한한 일도 있습니다. 이 회사의 경우 일정한 금액을 받고 불평을 들어주지만, 전혀 돈을 받지 않고도 다른 사람의 불평을 들어주는 사람도 있다고 합니다.

이 역시 일본에서 있는 일인데 어김없이 매주 토요일 오후 3시가 되면 불평을 들어주는 상담소가 열립니다. 한 가지 흥미로운 것은 불평을 들어주는 사람은 전혀 불평에 대한 조언을 하지 않고 불평을 듣기만 한다는 사실입니다.
이쯤 되면 불평을 들어주다가 자신에게 없던 불평이 쌓일 만도 합니다. 하지만 무료로 불평을 들어주는 이 사람은 지난 1년간 약 360명의 불평을 들어주면서 자신의 잘못된 점을 깨닫고 오히려 마음의 여유까지 생겼다고 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마음먹고 불평을 들어주는 사업을 벌인 회사나, 돈을 받지 않고 무료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이나 손해를 본 것은 아닙니다. 돈을 받은 회사는 다른 사람이 하려고 하지 않는 점을 잘 이용해서 금전적인 이익을 남겼습니다.

반대의 경우에도 비록 금전적인 이익은 없지만, 결국 이 일을 통해서 여러 사람들을 대하는 방법과 자신의 마음의 여유까지 얻었으니, 본인에게 나름대로 유익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불평듣기로 인해서, 누군가에게 큰 힘이 되어주기도 합니다. 이러한 불평과 마음의 응어리들은 사람과 사람간의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으니까 생기는 것입니다

그런데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서, 아니면 직접 얼굴을 맞대고 앉아서 자신의 불평을 들어줄 상대가 있다는 자체만으로, 불평을 늘어놓는 사람들에게는 큰 위안이 됐을 겁니다.

이러한 것을 볼 때, 쌓여가는 불평을 해소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상대방의 불평을 들어주고 조금이나마 심정을 헤아려주는 것이리라 생각합니다.

오늘 여러분들의 일상가운데 쌓여가는 불평으로 힘들어하는 가족이나 이웃이 있다면, 기꺼이 먼저 나서서 불평들을 받아주시면 어떨까요? 생각보다 그것이 상대방에게는 큰 위로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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