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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가장 행복하다”민화와 만학에 빠진 <조정형> 할머니
  • 여종승 기자
  • 승인 2018.06.27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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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문화예술의전당 전시동에서 7년 전부터 민화반을 지도하고 있는 고영미 강사로부터 한 통의 이메일이 왔다.

매주 금요일 오후에 2시간 동안 진행되는 무료 민화수업을 듣는 최고령 수강생인 조정형(78) 할머니의 인터뷰를 요청한다는 내용이었다.

노년을 의미 있게 보내는 조 할머니의 아름다운 일상 내용을 접한 본지는 고영미 민화강사가 추천한 조정형 할머니를 만났다. 민화반 강의실에서 만난 조 할머니는 체구는 작았지만 초롱초롱하고 당차보였다.

“예술의전당에서 무료로 진행하는 민화반에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지 3년째로 접어들었습니다. 그림이 너무 재미있고 고영미 강사가 너무 잘 가르쳐줘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그립니다.”

안산예당 민화반은 초창기에 찾는 수강생이 적었으나 선착순으로 12명을 모집하는 현재의 경우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 강좌다.

“젊은 시절 시대상황과 조실부모 때문에 학교 근처도 가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인생을 살면서 항상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슴 속에 담고 살았습니다. 70세가 되면서 2011년 늦은 나이에 용신학교에서 초등과정 공부를 시작해 검정고시를 통해 처음으로 학력인정을 받았습니다.”

초등 과정을 졸업한 조 할머니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현재 안산시평생학습관에서 중등 과정을 공부하고 있다.

“학교 문 앞도 못 가보고 공부를 하지 못한 것에 대한 한이 많았습니다. 언제나 여건만 되면 공부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있었습니다. 아들 2명과 딸 1명 등 세 자녀를 뒀지만 모두 결혼시키고 나니 스스로를 돌아보게 됐습니다. 70이 되면서 공부해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현재 하고 싶은 것을 하나하나 하는 것이 너무 재미있습니다. 지금이 제일 행복합니다.”

중등 과정을 공부하면서도 취미로 연필 스케치에 이어 민화를 시작해 3년차로 접어들었다는 조 할머니는 집에서도 붓을 들면 시간가는 줄 모르고 몰입하게 된단다.

조 할머니는 나이가 들었지만 공부가 너무 재미있어 힘들다는 생각이 안 든다며 늙었다고 노인정에 가서 무료하게 지내는 노인들을 보면 측은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얘기한다.


“공부를 시작하기 1년 전인 69세까지 손에서 일을 놓지 않았습니다. 6년 전 건강이 안 좋았다가 다행히 회복이 돼서 공부도 하고 그림도 그릴 수 있어 다행입니다. 이제는 한문을 배워보고 싶습니다. 한문은 뜻글자라서 글자 하나하나가 의미가 있어 한글과 또 다른 매력이 있기 때문입니다.”

민화를 그리다보니 건강 악화 때문에 생긴 손 떨림도 좋아졌다는 조 할머니에 대해 고영미 민화강사는 “노환으로 시력도 안 좋은데 인생 후반기를 건강하고 의미 있게 보내시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조 할머니를 통해서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배웁니다. 늦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롤모델이 될 수 있는 분”이라고 전한다.

늦깍이로 중등과정을 공부하고 있는 조 할머니는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건강이 허락한다면 고등과정은 물론 대학과정까지도 도전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꿈 너머 꿈을 그리고 있는 조 할머니의 도전이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여종승 기자  yjs499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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