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공무원들이 장관을 어떻게 뺑뺑이 돌리는지 아세요? 장관이 가서 기분 좋을 만한 행사장에 계속 보내요.
그럼 집무실에 있기는커녕 결재시간도 짧아지니, 공무원들이 자기 하고 싶은 대로 서류를 작성해서 결재를 받는다고요.

요즘 언론에서 뺑뺑이 도는 장관이 누군지 잘 보세요. 심지어는 대통령도 돌립니다. 안 그럴 것 같아요?”
이 말은 정계 은퇴 후 전업 작가로 변신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장관이 2015년 8월 국회에서 ‘매니페스토 청년 협동조합’ 주최로 열린 특강에서 한 발언 중의 일부다.

유 전 장관은 국정 경험을 통해 ‘장관이 뺑뺑이 돌면 그 부처는 망한다’는 메시지를 던진 것이다.

이어 유 전 장관은 ‘성공하는 장관의 조건’으로 ‘갈등조정능력’과 ‘조직 장악력’을 우선시했다.

매우 중요한 법안이라도 관련 이익단체의 반발이나 유관 부처와의 갈등, 국회의 비협조로 성사되지 않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것이다.

장관이 이해관계가 있는 부처 간의 갈등 조정을 잘하지 못하면 조직 장악력이 떨어져 존중받기 어렵다는 것이 유 전 장관의 생각이다.

조직 장악력을 갖기 위해서 유 전 장관은 인사를 공정하게 하고 사익보다 공익을 중시하는 한편 원칙과 합의사항을 그대로 지키는 게 필요하다고 4년 전 청년 대상 특강에서 밝혔다.

그러면 지방자치 23년이 지난 기초자치단체의 시장은 ‘뺑뺑이’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중앙 부처 장관보다 몇 갑절 심하다.

안산시도 민선4기 박주원 시장이 ‘가급적이면 행사장 참석을 하지 않겠다’고 공식 선언했다가 곧바로 포기한 사례도 있다.

민선 초대부터 6기 시장까지도 ‘뺑뺑이 시장’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은 마찬가지다. 뺑뺑이 시장에서 벗어나지 못한 이유가 ‘다음 선거 때문에’이거나 ‘민심 파악’, ‘시민이 원해서’, ‘소통하기 위해서’ 등등으로 변명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민선 시장 임기 4년 동안의 뺑뺑이는 시책 방향을 찾고 설정하는 시간을 빼앗고 도시 발전을 위한 정치력 부재나 공조직 관리 부실 등으로 나타난다.뺑뺑이는 결국 시장 임기를 지내 놓고 보면 이것도 저것도 한 일이 없어 행복한 삶을 원하는 73만 명의 시민에게 고스란히 피해가 돌아가게 된다.

안산도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화랑유원지내 추모공원 추진문제를 비롯 지역감정, 단체 간 편 가르기 등등 사회문제가 심각하다.

안산시장 민선7기 ‘윤화섭호’가 출범했다. 윤화섭 시장은 ‘뺑뺑이 시장’이 되지 말고 ‘공정한 인사’와 ‘공익 중시’, ‘원칙과 합의 사항 지키기’를 실천하는 시정을 펼치길 기대한다.

여종승 기자  yjs499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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