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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동네 반딧불오병철 <일동 주민자치위원장>
  • 안산신문
  • 승인 2018.07.18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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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동 마을에 ‘우리동네 반딧불’이라는 새로운 모임이 결성됐다. 마을에 관심이 있는 주민들이 모여서 만든 안전지킴이이자, 마을 구석구석 불편한 점이나 개선할 것들을 찾아 기록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모아진 의견들은 안전신문고나 불편신고 등을 통해 지체 없이 민원 처리한다. 마을 모니터단 이라고 하는 것이 더 맞은 표현일 듯하다.

중요한 것은 자발적으로 모였다는 것이고 마을을 스스로 보살핀다는 자부심도 대단하다. 오전, 오후로 4명씩 조를 나눠서 마을을 살피는데 만날 때부터 수다로 시작하어 마치는 시간까지 다양한 아이디어가 만들어진다. 주민자치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기존에 마을마다 방범 역할을 하는 단체들이 많고 우리도 있으나 우리동네 반딧불은 결이 조금 다르다. 비록 눈에 안 보일만큼 작은 빛이지만 모여서 마을을 밝게 비추자는 취지를 살려 열정적으로 진행되고 있고 구성원도 다양하다.

마을에 대해 가장 잘 아시는 통장님들을 비롯해 오랫동안 마을에 살면서 웬만한 지번까지 꿰고 계신 주민들, 그리고 든든하게 호위를 자청하신 늠름한 남성들까지 드림팀을 만들었다. 행여 참여 못하시는 분들이 계시면 대신 참여하는 보조단원들도 있다. 파출소의 도움도 빼 놓을 수 없다. 매번 파출소에서 만나고 해산한다. 안전 교육도 해주고 순찰에도 동행해 준다.

파출소 3층에 회의실도 개방해 주고 반딧불이 사용하는 집기도 보관해 준다. 마치 마을회관 같은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소장님은 반딧불, 노란풍선 캠페인에도 참여하시고 회원의 명찰과 어깨띠도 제작해 주시고 근무시간 외에도 사복을 입고 마을을 꼼꼼하게 챙기신다.

주민들이 열심히 하니 열심히 하지 않을 수 있겠냐고 하시지만 그 고마운 마음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다. 일동 생활안전협의회도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고 도와준다. 주민자치위원회를 비롯한 직능 단체와 주민 모임 등에서도 필요하면 도와 줄 준비가 되어 있다.

그저 마을의 새로운 단체가 생긴 것이 아니라 마을이 애정을 가지고 함께 하는 자원이 생긴 것이다. 30여 명 단원들의 헌신을 통해 가족, 이웃들이 관심을 가지고 마을의 문제들이 하나씩 해결되고 바뀌는 과정이 놀랍다. 그런데 이렇게 열심히 마을을 만들어가는 지역에 힘 빠지게 하는 문제들이 있다. 필자는 지난번에 중앙이 독점하다시피 하는 세금정책에 대해 이야기 한 바가 있는데 마을에 대한 차별도 있다고 본다.

특정지역에 있는 마을은 자원이 넘치고 인력도 넘친다. 제도적으로, 재원도 부족하지 않게 지원해주고 성과도 높이 평가해 준다. 그런데 우리의 주민자치는 한 두 사람의 노력으로 만들어지고, 만들어져도 오래가기 힘든 열악한 구조이다. 제도적 지원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서울과 지방이 자치에서도 형평성을 갖지 못한다면 균형발전이라는 관점에서 보더라도 심각한 문제다. 헌법 제11조에 차별금지가 있는데 그 내용에 중앙과 지방의 차별도 포함되어야 한다.

너무 당연하지만 현실은 한참 먼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중앙 정부나 대도시 주도에서 차별 받는 지역이 있어서는 안 된다. 과거 특정지역의 권력자가 나타나 자기지역만 성장시키고 나머지 지역에 상대적인 박탈감을 준 사례들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런 시대도 아니지 않은가! 잘하는 지역은 선도 지역으로 밀어주고 인센티브를 주고 선진지로 만들어 주는 정책이 필요하다. 중국의 등소평은 ‘먼저 부자가 될 사람이 부자가 되라.

부자를 보고 나머지도 길을 찾을 것이다’라고 했다. 지방자치를 하겠다고 하면서 그 정도 마인드는 가져야 하지 않을 까 생각해 본다.

일동은 지난 20여년 전 공동육아 때부터 마을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고 지금도 마을 활동이 전국에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열심히 전개되고 있다. 주민들의 수준도 높고 모이는 것만으로도 많은 성과를 만들어 가고 있고 다른 지역에서도 일동을 배우기 위해 몰려오고 있지만 정작 행정에서는 그 가치를 모르는 듯하다. 이렇게 힘든 마을살이를 얼마나 더 견뎌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일할 사람들이 떠나면 그 자리는 누가 채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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