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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르 강의 낙조김영순 <시인/수필가>
  • 안산신문
  • 승인 2018.07.18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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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하바로프스크 저녁 8시였는데 우리나라보다 더 환하다. 그리고 기온은 5월에 해당되는 것 같았다. 아무르 강 서편에는 해가 서너 거름 강 위에 걸쳐 있었다. 여행객들에게는 아직 저녁시간 때에는 외출이 보장되는 것 같지는 않았다.

도착해서 짐을 풀고 가볍게 산책을 아무르 강변으로 하려고 나갔는데 우연치 않게 유람선이 있어서 비싸지 않은 가격으로 1시간가량 유람선을 타게 됐다. 승선하여 내부를 살펴보니 1층에는 약간의 주류와 안주를 팔고 음악 소리는 흥이 나도록 무척 빠른 템포의 신나는 음악이 계속 이어져 나오고 있었다.

시끄러움을 피해 2층에 자리하고 앉아 창 밖에 펼쳐지는 넓고 넓은 강을 바라보니 정말 강 같지 않고 바다 같았다. 유속은 유람선이 떠다나기에 알맞도록 잔잔했다.

아무르 강 유람선에서 강의 반대쪽을 바라보니 푸른 섬이 보였다. 그곳을 너머 가면 중국 땅이라고 했다.

강물은 색이 맑지는 않았다. 어쩌다 낚시를 하는 사람이 보이기는 했다. 낚시를 하는 건지 아니면 무엇인가 건지기 위해서 인지 정확 하지는 않지만 낚시 하는 것처럼 보였다.

강 주변은 수려하지는 않았지만 우리나라를 대비하여 보았을 때 한적하고 자연 그대로 그 자체였다. 강 주변 따라 그저 산책로가 길게 길게 잘 정리 되어 있었다. 아무르 강 따라 배를 타고 계속가면 모스크바에 갈 수 있다고 했다. 1시간의 유람선은 철길 밑에서 돌아오는 코스였다. 그 철길은 시베리아 횡단열차가 다니는 길고긴 다리였다.
강물이 맑지 않아 낙조는 그저 크고 넓은 강 위에서 구름만 붉게 물들이고 구름 뒤로, 아니면 강바닥으로 숨어 버렸다.

해가 숨은 뒤에도 한참은 훤했다. 철도 다리위에 불이 켜지고 그 빛이 강에 반사되는 모습은 참 인상적이었다. 날은 아직 밝은데 강에 반사되어 비치는 불빛은 낙조를 기대했다가 못 본 것을 대신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다리가 워낙 길어서 반사되는 불빛이 더 아름다워 보일 수도 있었다.

순식간에 배는 턴하여 왔던 길을 돌아오고 있었다. 아무르 강 유역은 우리의 땅이었다. 고구려가 멸망한 후 고구려 유민은 여러 갈래로 분산되었다. 이때에 고구려 유민과 고구려 지배 아래 있던 말간인으로 발해라는 나라가 세워졌다. 고구려 유민중심으로 발해가 세워져서 발해왕은 스스로 고려왕이라고 했다.

이처럼 넓고 넓은 땅이 우리의 조상의 숨결이 있었던 곳이라고 생각하니 우리의 조상들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처럼 무기가 발달되지 않았던 시대에 그 멀리까지 땅을 넓혔을까? 그 힘이 어디엔가 살아 있을 것만 같다.

날이면 날마다 한반도를 북한 핵무기 뉴스로 달구고 있는 이때에 우리는 많은 것을 깊게 생각해 봐야 한다. 당은 발해가 발전하자 흑수말갈과 연합하여 발해를 괴롭히고 압박했었다. 요즘은 인터넷 발달로 지구의 한 모퉁이에서도 세계를 한 눈에 볼 수 있다고는 하나 그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우리의 DNA를 생각해보자는 생각도 든다.

아무르 강 주변의 시가지에서는 동서양이 닮은 듯 안 닮은 듯하였다. 구소련이 붕괴되고 러시아로 지금은 불러지는 옛 발해 땅은 여러모로 익숙한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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