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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급 인생? 괜찮다B급 인생? 괜찮다
  • 안산신문
  • 승인 2018.08.0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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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광장을 걷고 있는데, 어디선가 사람들이 모여 있었습니다. 무슨 일인가 보니까 한 젊은이가 기타를 메고 노래를 부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들어보니 노래를 잘하는 게 느껴졌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많은 분들이 듣기에도 그랬던 모양이었는지, 노래 한곡 한곡이 끝날 때마다 사람들이 힘찬 박수를 보내주었습니다. 아직은 무명,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비주류 음악가이지만, 사람들은 그의 노래를 응원했습니다.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에 비주류 문화를 뜻하는 ‘B급 문화’가 자연스럽게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B급 문화는 주류를 이루고 있는, 소위 A급에 속하는 것들이 채워주지 못하는 욕구를 충족시킵니다.

그동안 주류들이 주장해왔던 기존의 고정관념의 틀을 깨고 다양한 사고가 존재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B급 문화에 열광하는 사람들은 나름대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 노력합니다. 그리고 여러 사람들의 다양한 목소리가 어우러져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매김 한 것입니다. 이것은 A급이라 불리는 주류들 속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주변을 맴돌던 비주류들의 세계가 형성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그래서 몇 년 전에는 ‘B급 문화 대한민국을 습격하다’라는 책이 출간되었습니다. 이 책은, 비주류들의 시대가 펼쳐지는 이러한 사회현상이 일어나게 된 배경과 양상을 조명한 책입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B급의 어원과 개념부터 시작하여 B급 문화에 대해서 다각도로 파헤치고 있습니다. 이 책을 통해 저자는 B급 문화에 대해서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진지하고 심각한 B급은 없다. 웃기고 자빠져야 B급이다.”


‘일요일의 남자’라고 불리며 전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송해’ 씨도 원래는 ‘B급 인생’이었다고 합니다. 송해 씨는 ‘경쟁이 치열한 연예 시장에서, 개인의 실력과 노력으로, 20년 이상 버틴 인물’입니다.

지금은 누구나 인정하는 MC계의 특A급인 그는 주류에 밀려서 환갑이 넘도록 B급 취급을 받았습니다. 그런 그에게 당시 다른 프로그램들에 밀려서 B급 취급을 받던 ‘전국 노래자랑’의 MC로 섭외 요청이 들어왔다고 합니다.
MC로서 송해 씨의 장점은 누구나 말을 붙이고 싶은 푸근한 인상에, 남녀노소를 모두 끌어안을 수 있는 진행의 기본기가 있고, 상대방의 눈높이에서 대화할 줄 아는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게다가 서민들의 시름을 위로할 줄 아는 특유의 공감 능력은 단순히 진행하는 것 이상의 능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번듯하고 말끔하며 유창한 말솜씨를 가진 주류급으로 통하는 진행자들은 흉내 낼 수 없는 자신만의 영역을 확보했습니다.

진지하고 심각하지 않은, 웃기고 자빠지는 B급의 힘을 송해 씨는 제대로 낼 줄 아는 사람인 것입니다. 송해 씨의 나이가 예순셋에 일 때 시작된 전국 노래자랑은 현재 25년간 장수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누구나 인정하는 ‘Best 진행자’로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는 비주류를 벗어나서 주류로, B급을 벗어나서 A급으로 오르고 싶어 했습니다. 그러나 꼭 주류가 되어야만 이기는 것이 아니고, A급이 되어야만 성공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기의 삶에 자신감을 갖고, 자기의 영역을 만들면 언젠가 인정받는 인생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당당하게, 자신있게 살아가기를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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