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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떠나는 여행 2“행복을 찾는 일이 우리의 삶을 지배한다면, 여행은 그 일의 역동성을 그 어떤 활동보다 풍부하게 드러내 준다.” 알랭 그 보통 ‘여행의 기술’에서
  • 안산신문
  • 승인 2018.09.12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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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적지 바꿔 여행하기
 
 여행의 주목적은 무엇일까? 어쩌면 예상치 않은 행복을 찾아가는 길이 일지도 모른다. 정해진 길을 가려고 하지만 늘 생각과는 다른 길을 가는 인생처럼. 다른 인생을 찾아가는 것. 세상의 일들은 사람들의 생각이나 상상을 항상 넘어서서 새로운 길을 두려워하는 한편 마음속 한 곳에서는 그 속에서 행운이 다가오기를 기대하는 그런 이중적 자세가 여행을 촉진하는 모티브는 아닐까?

오스트리아 빈에서 일주일을 머물기로 한 여행에서 일행 넷 중 한 명이 이틀이 지나자 슬로바키아 이야길 슬쩍 꺼냈다. 아마 거리에서 그 나라의 여행 정보를 얻었거나 처음부터 생각하고 온 것이었으리라.

처음엔 모두가 별생각 없이 들었지만, 재차 이야길 꺼내고 빈에서 슬로바키아의 수도 블라티스라바(Bratislava)가 가까우니 당일 여행이 가능하다고 강조하였다. 일행들은 상기된 표정으로 하는 제안을 듣고 동의하였다. 사실 빈 일정에서 하루가 빠지니 모든 면에서 동의가 된 것은 아니었다.

어차피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지 않고 온 빈 여행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고, 어떤 여행에서나 늘 볼 것을 다 보고 가지 못한다는 것을 잘 아는 터였다. 빈에서의 하루 여행을 미루고 아침 일찍 블라티스라바로 가는 유람선이 떠나는 선착장을 찾았다.

유럽을 관통하는 큰 강, 도나우강을 따라가야 한다니 걱정보다는 설렘이 앞섰다. 강 흐름을 따라가는 길은 올 때 보다 30분이 빠르다고 하였다. 안내자 없이 움직이다 보니 배 시간을 착각하여 예약한 배를 놓치고 말았다. 다행히 이런 상황을 눈치를 챘는지 환급을 잘 받고 다음 배를 무사히 탈 수 있었다.


배에는 세계 각국에서 온 다양한 여행객들로 가득했다. 특이한 점은 가족이나 연인들이 많아 보였다. 말썽꾸러기 딸과 함께하는 어머니 같은 두 여성이 특별히 눈에 띄었다.

강폭이 어느 정도 균일하고 수심도 깊어 마치 운하 같았다. 유럽의 내륙 수송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한눈에 알 수 있다. 화물선과 국제 유람선이 수없이 오갔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꿈을 가진 전임 대통령이 잠시 떠올랐다. 강의 본류로 나서기 전까지는 전통 어법으로 물고기를 잡는 특이한 그물이 강 양안에 연속적으로 펼쳐져 있었다. 관광객 누구도 큰 관심을 가지지 않았지만, 해양생물학자에게는 이번 엉뚱한 여행에서 본전을 찾았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흥미를 제공하였다. 한 시간이 지나자 전혀 다른 모습의 도시가 나타났다. 이렇게 가까운 거리의 두 도시가 언어도 다르고 문화와 도시의 생김까지 다른 것이 신기하게 다가왔었다.

블라티스라바는 유럽의 중심부에 위치하고 강가 인접하니 역사적으로 중요한 거점이 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로마 시대에서부터 전략적 요충지였을 것이고 그 흔적들이 많은 남았을 것이라는 짐작이 되었었다.

지금은 슬로바키아의 수도이다. 구도심은 선착장 바로 앞에 있어서 걸어서 이 도심을 둘러보는 것을 하루 일정으로 삼았다. 입구에 들어서니 여니 오래된 도시와 마찬가지로 동화 속의 도시와 같았다.

주황색 지붕들과 중간색으로 조화를 이룬 건축 색은 고풍스러우면서 세련된 도시 이미지를 만들었다. 그리고 좁고 휘어진 긴 골목들이 길을 따라 난 예쁜 식당과 상점들이 잘 어울렸다. 유럽의 도시라면 당연히 있어야 할 큰 성당과 그 광장들 그리고 광장 주변의 식당들 있었다. 무엇보다 좋았던 점은 아주 큰 면적은 아니지만, 이 안에 관광 요소들이 다 있어 도시 관광과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들은 꼭 와봐야 할 곳이었다.

우선 여러 가지 모양 관광용 작은 차들이 있어 관광객을 편리하게 해주었고, 예쁘게 꾸며진 공예시장에서는 지역사회가 만든 각종 기념물은 개성을 뽐내었다. 곳곳에 사진을 찍지 않으면 안 되는 그런 장치들을 해놓고 방문객들을 즐겁게 하였다. 거리에서 만나는 현지인들은 다 부드럽고 친절하였다.

하지만 이곳을 방문하려는 여행객은 지갑을 조심해야 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이 도시의 매력을 조금만 보고와 너무 아쉬웠다. 특히 도나우강의 기후가 만들어 내는 포도와 와인 맛을 보지 못했다.


 
사진1 유럽의 도시에서는 성당과 그 앞의 광장은 과거에 장터이자 소통의 장이었지만 지금은 관광객을 위한 시설과 식당들이 밀집해있다.
사진2 시내 곳곳에 재미있는 동상을 세워 관광객을 즐겁게 하고 사진 촬영을 유도하였다.
사진3 식당들은 밝고 온화한 기후를 즐기려는 관광객을 위해 모두 바깥에 의자를 놓고 음식을 제공하였다.

안산신문  ansam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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