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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떠나는 여행 5무계획과 해프닝이 만든 즐거웠던 여행기 (1)
  • 안산신문
  • 승인 2018.10.17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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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자기만의 주장을 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나 역사가 지닌 장점을 끄집어내 상호작용을 하면서 인간을 움직인다는 의미이다’ 후쿠다케 소이치로 (‘예술의 섬 나오시마’ 중에서)
 
언제 여행을 가자는 말은 오래전에 먼저 해놓고 계획을 내일 세우지, 모레 세우지 하며 차일피일 미루다가 생각했던 여행 일자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적이 여러 번 있었다. 가족 여행이면 다른 가족들은 속은 끊지만, 여행이 즐거우면 용서가 된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여행할 때는 어떨까?

이럴 때 당황하지 않고 우선 여행지를 정확하게 정하고 늦었서도 처음 추진할 때 생각한 사람하고 떠날지 고민해 보아야 한다. 단둘이 떠나는 여행일 경우는 한 사람만 설득하면 되니 어쩌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있다. 이 경우라도 마땅히 비난은 감수해야 한다.


  다른 일로 일본으로 출장을 떠나게 되었는데 여행에 관해 이전에 한, 두 약속을 지켜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순간 두 팀을 함께 일본으로 불러 출장이후 함께 여행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떠올랐다. 약속한 두 팀은 서로 알지 못했다. 두 팀에게 연락하는 쾌히 승낙하였다. 문제는 다른 팀이 오는 줄을 모르고 여행 주선자인 필자는 일본에 있다는 점이었다.

한 팀에게는 예전부터 일본 나오시마(直島)를 함께 여행하자는 약속을 한 터이니 목적지는 나오시마라고 하였고, 다른 한 팀에게는 유명한 예술 섬이라고 했다. 두 팀에게 각각 몇 시에 인천에서 오카야마(岡山)로 오는 비행시간을 주고 예약하라고, 공항에 도착하여 오카야마 시내에 예약한 숙소로 찾아오도록 주소를 알려주었다. 사실 중간에 일본어에 능통한 교수를 설득해 오게 해서 세 팀이 되었다.

 인천공항에서 만난 여행자들은 세 팀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므로 자연히 알게 되었다. 서로 인사를 하며 여행의 목적이나 도착지에 대한 정보를 물었으나 아는 사람이 없으니 황당해하였다는 소식이 실시간으로 전달되었다. 남성들은 평소 필자를 잘 아니 뭔가 있겠지 하였지만, 여성들은 은근히 불만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여행의 즐거움 중의 하나가 모르는 사람들과 만나 인연을 쌓는 것이 아닌가?

불만과 함께 여행의 흥미가 동하게 되었을 것이라 짐작하였다. 도대체 이 여행이 어디서 시작되고 결말을 어떨지에 대한 생각은 무작정 일본으로 오는 여행자들은 물론이고 필자도 궁금하였다. 마침 일본은 장마철에 접어들었고 중부지방이 물난리가 날 정도 예년보다 비가 엄청 많이 내릴 때였다. 오카야마로 오는 날은 그 무지막지한 폭우가 절정을 이룰 때였다.

나오시마는 세계적으로 알려진 미술 섬이다. 세토나이카이(瀨戶內海)라고 하는 혼슈와 시코쿠 사이에 있는 수로형 바다에 있는 섬으로 한때 인근에서 성업 중이었던 조선업으로 인해 섬은 번잡해졌고, 바다는 오염되어 사람들이 평안하게 살 수 없는 그런 섬이었다.

이웃한 여러 섬도 마찬가지였지만 조선소와 가장 가까운 이 섬이 제일 어려웠다. 조선업이 내리막길을 걷자 섬을 재생하려는 움직임이 일어 우리가 잘 아는 세계적인 건축가인 안도 다다오 등 일단의 예술가들이 이 섬을 미술 섬으로 부흥시켰다. 이웃 섬들도 함께 하였으나 그 중심은 나오시마였다. 필자는 일본 현지에서 지도를 보고 이 나오시마와 다른 한 섬, 이누시마(犬島)를 보는 계획을 짰다.

도착 다음 날 아침도 비는 억수로 쏟아졌다. 뉴스에서는 오카야마 일대가 종일 비라고 하였다. 이미 여성들로부터 약간의 질타를 받았던 터이지만, 비는 많이 오더라도 섬으로 가보자는 동의를 끌어냈다. 임차한 차량의 기사에게 목적지를 잘 설명하고 배 시간에 맞추어 출발하였다. 더 멀리 떨어진 이누시마로 먼저 가기로 하였다.

억센 소나기로 차창 밖의 풍광을 잘 볼 수도 없었다. 그런데 막상 도착한 곳은 나오시마로 가는 선착장이었다. 기사가 잘 못을 인정했지만, 목적한 곳으로 가기엔 배 출발 시각을 맞추기 어려웠다. 어쩔 수 없이 나오시마를 먼저 가기로 하였다. 선착장에는 관광객이 거의 없었다.

누가 이런 날씨에 멀리 외출하겠는가? 모두 기죽어 보이는 필자를 위로하였다. 비도 낭만적이니 즐기다 가자고. 그러나 하늘은 차츰 푸른색을 내보이기 시작하였고, 빗줄기는 약해졌다. 배를 탈 때쯤에는 구름 사이로 햇살까지 내비치어졌다.
 
 
 
사진 1 푸른 하늘은 여행객을 안도하게 한다. 바다는 수산물이 풍부한 세토나아카이이다.
 
사진 2 맑은 하늘과 푸른 숲은 관광객들을 편안하게 하고 관광의 기대를 한층 높인다. 멀리 보이는 다리는 세토대교로 혼슈와 시코쿠를 연결한다.
 
사진 3 세토나이카이는 여러 종류 수산물이 많이 나지만 주꾸미(이곳에서는 홍문어, 베니다꼬라 한다.)가 가장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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