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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종길의 여행이야기 7무계획과 해프닝이 만든 즐거웠던 여행기 (2)
  • 안산신문
  • 승인 2018.10.31 14:20
  • 댓글 1

 사람들은 미술을 보고 때론 즐거워하고, 감동하고, 무서워하고, 흥분하고, 분노하고, 슬퍼하고 또 지적 희열을 느낀다. 미술이 늘 남보다 한발 앞서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박우찬, ‘미술은 이렇게 세상을 본다’ 중에서
 
행운은 이어졌다. 어쩌면 모험이 가져다준 대가일 수도 있다. 나오시마를 자세히 보지는 않았지만, 어차피 하루에 다 볼 수 없음을 알았던 터라 대략 구경을 하고 다음에 올 것을 다시 계획하며, 본디 첫 목적지였던 이누시마로 가기로 했다. 이누시마로 가는 배는 크기가 아주 적었다. 육지에서 나오시마로 온 페리호에 비교해서 그렇다는 뜻이다. 아마 두 섬을 이어 하는 여행자 수가 적기 때문이리라. 우리가 없었다면 선장 혼자서 배를 몰고 갈 뻔하였다.

우리 일행 일곱 명이 타니 무뚝뚝한 선장은 반가운 표정을 들어내었다. 우리 일행이 전세를 낸 것과 같았다. 하늘은 흰 구름이 높이 떠 있고, 바다는 푸르고 잔잔하며 상쾌한 바람마저 불어오니 기분이 절로 좋아졌다. 뱃전 여기저기에 아무렇게나 앉거나 반쯤 누워서 항해하니 고급 요트도 부럽지 않았다. 이누시마도 우리에게 큰 만족을 줄 것이라는 확신까지 들었다.

 지도에서 본 이누시마(犬島)는 나오시마보다 적고 긴 지형을 가졌다. 왜 ‘개’라는 이름을 가졌는지 알 길이 없었지만, 지형은 아닌 듯하였다. 어쩌면 우리나라 해안에서 ‘개’라는 지명에서처럼 흐린 날이나 저녁에 보면 개가 누워있는 것처럼 보이고 이 개가 육지나 다른 섬의 마을 지킨다는 전해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런 것은 아닐까? 이런저런 이야기로 수다를 떠니 어느새 목적지에 닿았다. 한눈에 깔끔하게 보였다. 우선 부두에 쓰레기 한 점 없고 잘 디자인된 건축물이 부두를 더 선명하게 장식하였다. 잘 생긴 건물은 매표소이기도 하고, 작은 섬 박물관이자 기념품 판매점이며, 식당 겸 카페였다. 다기능을 하고 있는데도 실내는 하나도 어색하지 않았다. 기념품 종류는 많지 않았지만, 정성을 쏟은 티가 나고 다 이 섬만을 위한 것들이었다.


  이 섬의 대표적인 미술품은 구리제련소였다. 오래된 공장을 하나의 미술관 ‘싸이렌쑈’를 만들었으며 제련소 자체도 작품이 되었다. 이곳을 만든 미술가인 야나기 유키노리는 처음 이누시마의 폐공장을 보자 상상력이 샘 솟았다고 했다. 잘 이해가 되었다. 안산의 풍도와 육도엘 가도 늘 그런 상상력으로 머리가 가득했으니 말이다. 따라서 작품 속으로 들러가기 전까진 일행중 건축가와의 대화 주제는 이노시마와 안산의 섬들로 오갔다.

구릿값 폭락으로 산업폐기물 장이 될 뻔한 이누시마는 사람의 일생하고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번 잘못된 선택은 되돌리기 어려운 인생처럼. “섬도, 도시도, 국가도 마찬가지지.” 하며 거대한 건물 속으로 들어갔다. 이 독특한 미술관도 우리 차지였다. 건물 안으로 들어서니 마치 동굴 속에 들어온 것처럼 어두웠다. 조명을 사용하지 않았으니 그렇고 골목도 미로가 같아 안내인이 없었다면 길을 잃을 정도였다. 작품들은 어둠과 빛을 활용하고 사람들의 착시현상을 이용한 작품들이었다. 건물 내에 미술품들은 우리 일행들에겐 좀 어렵고 취향에도 만족스럽진 않았지만, 작가들의 치밀한 계산과 정성에는 모두 감탄을 하였었다. 15년이나 걸렸다니 대단하였다.

섬의 다른 공간에도 작은 미술품들이 산재하여 있어서 한, 두 곳을 선택하여 자세히 보거나 섬 전체를 걸어 스쳐 지나가며 다 볼 것인가를 선택해야 했다. 후자로 결정하고 지도를 보고 가장 효과적으로 돌아볼 길을 정하여 마을 산책을 하였다. 전반적으로는 우리 시골 마을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지만, 마을 곳곳에 있는 미술품들은 어촌 마을과는 생뚱맞기도 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만든 것 같아 친근한 것들도 있었지만 재미있었다. 이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을 듣지는 못했지만, 오염시설이 들어올 마을이 미술 마을로 되었고, 마을 여러 곳이 재생된 것을 보면서 주민들의 불만은 크지 않았을 것으로 느껴졌다. 그리고 이전보다는 아름다워졌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미술이 마을 재생에 적극적인 동기가 되었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 같았다.

어느 관광지에서나 늘 막판에는 서두르게 된다. 올 때 점찍어 둔 기념품을 사야 하는데 겨우 떠나는 배에 올라타야 했으니 이누시마에서도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다음에 올 때는 적어도 3박 4일을 하자고 약속을 하였다. 2019년에 이 도서 지역에서 미술제가 열리니 그때라며.
 
사진 1 항구 쪽에서 바라본 제련소 미술관. 높은 굴뚝이 있어 그곳이 과거에 큰 공장이었음을 짐작하게 한다.
사진 2 미술관은 오래 된 벽돌들을 잘 활용하여 재건축되었음을 알 수 있다.
사진 3 마을 내에 있는 작은 카페 간판, 작은 어촌의 소박함을 짐작할 수 있다.

안산신문  ansam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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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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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민 2018-11-02 08:15:02

    아니 이양반이 안산시장하면서 뭘 잘했다고 계속 신문에 여행기고하나 해외를 20번 정도갔다오고 누릴꺼 다누리고 도시는 망가지고 이제 그만올리시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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