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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국화김영순<시인·수필가>
  • 안산신문
  • 승인 2018.11.07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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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둑에 들국화는 피었다/아낙의 수줍음으로
농부의 순수함으로/푸른 하늘을 향하여

밤이면 별들이 내려와 벗하고/새벽에 내리는 맑은 이슬로
천사보다 더 깨끗하게 단장한/계절의 길목에 보기 드문
오상고절(傲霜孤節)의 열녀

텅 빈 하늘 인적이 드문 밭둑길에/철 잃은 허수아비아와
낙엽들도 보헤미안으로/먼 길 떠나는데/홀로 남아
순교자처럼 겨울을 기다리는/들국화           (김영순 시집에서)

 야산 끝자락에 있는 밭둑길 논둑길에는 가을이 되면 들국화가 많이 핀다. 들국화는 가을이 문 닫고 떠나려고 할 때쯤이면 피기 시작 한다. 조금 이른 들국화는 벼이삭이 누렇게 익어 황금 들판을 이룰 때 같이 피기 시작도 한다. 하지만 들국화가 만개하여 필 때는 추수가 다 끝난 벌판이나 들판에 잎들이 다 떨어지고 가지들만 앙상하게 겨울 준비를 하고 있을 때에도 그 노란빛으로 푸른 하늘을 머리에 이고 그 향을 멀리멀리 전한다. 미쳐 겨울이 다가
온 줄도 모르고 있던 벌이나 나비들도 그 향을 쫓아 가끔은 날아들기도 한다.

한동안 보이지 않던 들국화가 꽃씨를 뿌렸는지 요즘 고속도로 변에 만개하여 노랗게 물든 단풍들과 어우러져 그 노란 자태를 가을의 향기로 담아 차창을 조금 내리면 코끝에 맴돈다.

단풍나무가 많아서 색색이 물들이면 모두가 우리나라 나무인줄 알고 잎마다 물든 것을 보고  단풍의 매력에 빠진다. 하지만 나무들도 수입이 많이 되어 심어져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나무들과는 다르다는 사실을 전문가 아니고는 우리는 모른다. 어쩌다 단풍나무가 물이 들다 말다 하는 나무가 있어 여름에 비가 적어서 색이바랜 듯이 물이 들었다고 생각 했는데 아니다. 그 것은 수입 단풍나무라서 우리의 나무하고는 달라서 빨갛게 색이 들 수가 없다고 한다.

자라난 토양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한다. 수입된 단풍나무를 심어 잘 가꾸는 것도 중요 하다. 그러나 우리의 정서가 듬뿍 담긴 들국화는 개천가 땅 언덕이나 자투리 땅 어디든지 씨를 뿌려두면 가꾸지 않아도 가을이 되면 꽃을 볼 수 있다.

우리가 나무를 열심히 심고 가꾸고 하여 이제 그 나무들이 주는 계절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 은행나무가 나이테를 두껍게 만들고 벚꽃나무가 굵은 가지로 뻗어 예쁜 꽃과 나뭇잎으로 가끔 지친 우리에게 사계절 무한한 위로를 준다. 이제 도시가 재개발되어 심어져야할 나무들이 이 가을되어서 모두 자리를 잡고 완성 되어 가는 것 같다.

도심에 밑 둥 이가 굵은 나무가 지키고 자라고 있으면 도시가 정돈되어 보이고  고품격으로 느껴지는지 것을 우리는 다 알고 있다. 하여 우리의 정서와 잘 어울리는 들국화도 곳곳에 많이 심어서 가을이 되면 잘 정돈된 나무들의 낙엽과 어우러져 가을의 정취가 푹 묻어나는 더 멋진 도심의 가을풍경이 우리와 함께하길 기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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