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애 /반비

                                         최소은 (중앙도서관 시민서평단)

  알록달록한 표지의 그림들과 제목 ‘집놀이’가 궁금증을 유발하게 만드는 책이다. 작가는 결혼해서 가정을 이룬 여자와 남자가 어떤 집에서 어떻게 살까 호기심을 갖다가 ‘집놀이’란 단어를 떠올린다. 집놀이는 남자와 여자 그리고 아이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놀이다.

이 책은 어떻게 하면 365일 24시간 집놀이를 즐겁게 그리고 평등하게 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다. 딱딱한 인생 교과서가 아니라 놀이책자처럼 그림과 재미있는 글로 솔직담백하게 말하고 있다. 아줌마 수다처럼 떠들고 있는 공간 감수성 키우기 프로젝트이지만 알맹이는 알차고 튼실하다.

총 네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여자와 남자가 만나 싸우면서 정드는 집 이야기다. 저자는 남녀의 전쟁을, 국가 간에 벌어지는 영토전쟁, 소비와 저축인 경제전쟁, 취향인 문화전쟁, 인정과 보상 그리고 과거사인 역사전쟁으로 비유해서 이야기하는데 솔깃하다. 2장에서 저자는 아이가 쑥쑥 자라는 집이란 타이틀로 아이를 위한 집의 여섯 가지 원칙을 소개한다. 3장에서는 버리는 미학으로 작은 집도 크게 사는 방법을 작가의 경험으로 풀어냈고, 4장에서는 진짜 집같이 사는 집을 향한 우리의 로맨스를 바싹한 김치전처럼 지져주고 있다.

집을 짓는다면 부엌을 집 한가운데 놓고 싶다고 저자는 말한다. 사온 재료를 정리하고 음식을 만들어서 가족이 함께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는 부엌. 이런 부엌이 집 가운데 있는 공간을 저자와 함께 떠올려본다. 그리고 지금 우리 집을 그렇게 바꿀 수 있는지 나도 모르게 생각하게 된다. 지금 바로 무언가 해보고 싶게 만든다.

  한 가정을 이루기 위해서는 여자와 남자가 제대로 많이 싸워야 한단다. 모나고 뾰쪽한 돌이 많은 비를 맞고 바람에 움직일수록 둥근 돌이 되는 것처럼. 많이 제대로 싸우기 위해서는 지혜로운 싸움을 해야 하는데, 이는 건강한 전투들로 문제를 눈앞에 드러내서 제대로 봐야함을 저자의 실패 경험과 성공한 경험들로 재미있게 전개하고 있다.

성공한 경험들을 보면, 신랑 키에 맞춘 싱크대, 두 아이 방의 천장을 뚫어서 소통하게 만든 방, 아침 6시에 커피 한잔을 들고 부부가 만나서 일상 대화를 나누는 ‘새벽 정상회담’, 물건을 못 찾는 남자를 위해서 집 안의 물건 시스템을 서로 모르는 남들이 만나서 일해야 하는 작업장에 버금가는 분류시스템으로 만들기 등 먼 미래의 대안이 아니라, 지금 바로 시도해볼만한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집놀이》는 객관적인 좋은 집이 아니라 우리 집다운 집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다. 새집을 꾸미는 분이나 아이 방의 리모델링을 할 분은 인테리어 책을 보기 전에 이 책을 먼저 읽어보기를 권한다. 공감 감수성을 키우는 것, 나만의 집놀이를 위한 구상, 집에 대한 많은 생각을 정리하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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