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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라 날다초란 드르벵카, 국민서관
  • 안산신문
  • 승인 2018.12.12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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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울라 날다 
                                     초란 드르벵카, 국민서관


우리에게는 좀 낯선 크로아티아 출신의 작가 초란 드로뱅카가 쓴 동화책이다. 그는 이 동화책으로 스위스 신문사에서 청소년문학상을 받았다

책표지 그림을 보자. 좀 뚱뚱한 소녀가 날고 있다. 이 소녀가 파울라다. 다음 페이지엔 무심한 듯 다리가 휘어진 의자가 나오고 그 다음 페이지에는 안장과 페달이 내려앉은 자전거 그림이 나온다. 누구의 물건일까? 이것들은 파울라의 물건들이다. 그림 속 물건들이 말해주 듯 파울라는 뚱뚱한 소녀이다. 수영장에서 튜브를 끼고도 물속으로 가라앉는 파울라의 모습은 익살스럽기보다는 안타깝다.

파울라는 자기를 높이 띄어주지 않는 어른들이 섭섭하다. 아빠도 친척들도 파울라가 다가가면 모두 허리를 잡고 아프단다. 왜 그런지 알기 때문에 더 속상하고 우울하다. 파울라는 뚱뚱한 자기 모습이 싫다. 아니 그렇게 생각하는 모든 사람들이 싫다.

우리는 생각한다. 왜 뚱뚱한 사람들은 노력하지 않는가? 왜 살을 빼지 않는가? 쉽게 이야기한다. 예전에 뚱뚱했던 이모도 파울라에게 노력하면 날씬해질 수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파울라는 전혀 위로를 받지 못한다. 노력하면 할 수 있다, 과연 그럴까?

파울라를 띄어 하늘로 올려준 히람 삼촌만은 전혀 편견이 없다. 편견 없이 남을 대할 때 비로소 상대방은 안정감과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다. 하늘 위로 붕 뜬 파울라는 비로소 편안하다. 엄마아빠의 걱정도 아랑곳하지 않고 내려오지 않는다. 구름과 바람, 그리고 새들이 파울라의 친구들이다. 그들은 파울라에게 편견이 없다. 파울라는 이제 유명인사다. 방송국에서 파울라를 취재하러 나와 묻는다 왜 내려오지 않냐고. 파울라는 대답한다 내려가면 뭐가 달라지냐고.

스페인에 사는 군나르는 인터넷에서 파울라의 기사를 보고 찾아온다. 군나르는 말없이 파울라를 쳐다본다. 파울라는 군나르를 잡아 하늘로 띄어준다. 말은 필요하지 않다. 뚱보 군나르. 그동안 그가 겪은 편견과 설움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파울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후 전 세계의 뚱보 소년소녀들이 찾아온다.

하늘 가득 둥실둥실 떠있는 소년소녀들. 그들은 편견에 상처받은 영혼들이다. 파울라는 그 어떤 위로도 건네지 않는다. 그들은 서로 놀기도 하고 싸우기도 한다. 여느 소녀소년들과 다르지 않다 그저 어울려 논다. 그게 전부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쉽게 위로하고 충고한다. 그리고 우쭐댄다. 뭐라도 된 거 마냥. 참 많이 반성하게 만드는 책이다. 어쩌면 내가 건넨 수많은 위로와 충고 때문에 더 아팠을지도 모를 사람들에게 심심한 사과와 함께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

     
                                         전인숙 (중앙도서관 시민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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