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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지대의 불안김학중<꿈의교회 담임목사>
  • 안산신문
  • 승인 2018.12.19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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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5년에 출간된 공중그네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이 책에는 서커스 단원이자 베테랑 곡예사의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그런데 이 베테랑 곡예사는 어느 날 부터 자꾸만 공중그네에서 떨어집니다. 그래서 병원에 가서 비타민 주사도 맞았지만, 공중그네에서 떨어지는 건 마찬가지였습니다.

사실 이 곡예사는 서커스단에 새로 들어온 파트너의 실수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래도 자신이 아니라 새로운 파트너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 곡예사는 동영상을 찍어두기로 합니다.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 파트너의 잘못임을 사람들에게 밝히고자 했던 것입니다. 하지만 동영상으로 관찰한 결과, 공중그네에서 떨어지는 이유는 곡예사 자신의 잘못된 자세 때문이었습니다.

이 소설에서 다루고 있는 소재는 매우 흥미롭습니다. 서커스단 곡예사가 타는 공중그네는 그것을 보고 있는 사람들로 하여금 스릴이 넘치게 합니다. 아무런 장치도 없이 그저 온 몸의 신경을 곤두세워 공중에서 묘기를 펼칩니다. 도대체 안전장치 하나도 없이 공중에서 어떻게 저리 움직일 수 있을까 하는 신기함과 불안함이 공존합니다. 이렇게 묘기 부리는 것을 보고만 있어도 오금이 저린데, 직접 묘기를 펼치는 사람들의 담력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20세기의 심리학자인 폴 트루니에의 책 ‘인간의 자리’는 ‘중간지대의 불안’에 대해서 말합니다. 폴 트루니에가 말하는 중간지대의 불안이란, 서커스에서 공중그네를 타는 사람이 반대편 그네를 잡기 전에 잠시 공중에 머물기 위해서 잡고 있던 그네를 놓아야 하는 불안입니다. 공중그네를 타는 사람의 심정으로 붙잡고 있던 그네를 놓아야 하고, 아직 잡지 못한 그네를 바라보며 느끼는 불안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우리는 그네를 놓는 순간 불안하지만, 반대편의 그네를 잡았을 때 찾아오는 성취감을 종종 경험합니다. 그러나 성취감을 맛보기도 전에 중간지대의 불안이 먼저 찾아오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원래 있던 자리에서 떠나 새로운 자리로 이동하려는 찰나의 순간에 복잡한 감정들을 느끼게 됩니다. 반드시 과거의 자리는 떠나야 하고, 앞에 보이는 그 자리로 나아가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에게 과거에 발이 묶여 새로운 자리에서 누릴 것을 기대하지 못하는 연약함도 있습니다.

앞서 말한 공중그네라는 소설 속의 곡예사도 중간지대의 불안을 제대로 극복하지 못한 것은 아닐까요? 그래서 잘못된 자신의 모습을 보지 못하고 상대방의 탓을 하며 공중그네에서 떨어지는 실수를 반복했을 것입니다. 이런 실수를 하지 않으려면, 사실은 내가 먼저 중간지대의 불안을 극복하고 새로운 자리를 맞이할 올바른 자세가 갖춰져야 합니다.

이처럼 우리도 자꾸만 공중그네에서 떨어지는 이유가 바로 내 자신에게 있음을 깨달아야 합니다. 새해가 다가오면 간혹 새롭게 시작되는 시간에 대해서 자꾸만 불안해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않든, 우리는 중간지대의 불안을 통과해서 새로운 그네로 갈아타야 합니다. 그러므로 과거의 자리를 놓지 못하고 새로운 자리로 넘어오는 동안 느끼는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면 생각을 바꾸어보면 어떨까요? 떨어지면 어쩌나 하는 불안이 아니라, 파트너의 손을 붙잡고 멋지게 하늘을 날고 있을 자기 자신을 말입니다. 그 생각으로 희망이 가득찬 삶을 만들 수 있도록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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