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지 않은 곳에서 비닐하우스를 짓고 꽃을 가꾸는 농장을 경영하는 곳을 평소 알고 있었다. 엊그제만 해도 추위에 귀한 다육이 얼어서 서너 화분의 다육이가 죽었다고 연탄난로 화덕난로에 비닐하우스 안의 온도를 높이려고 온갖 노력을 하는 것을 보았다. 소한 전이었으니 조금은 지난 이야기다.
 
대한절기가 꼭 일주일이 남았다. 그리고 나면 설날에 입춘절기가 들어 있다. 올해는 봄이 어느 해보다도 더 일찍 오는 것 같다. 미세먼지로 연일 하늘은 뿌였다. 바람은 불지 않아 영하의 날임에도 기온은 따뜻하다. 다육이는 추위를 견디지 못하고 생명을 유지 하지 못했다. 그 사이가 며칠 안 되었는데  비닐하우스 안의 갖가지 꽃나무에서 새싹이 돋고 있다고 한다. 길거리에는 봄의 전령사인 냉이가 할머니들 손에 다듬어져 누군가의 입맛 회복에 도움이 될까 하고 기다리고도 있다.
 
뿐만 아니다. 길을 가다  풀숲을 자세히 보면 파란 잎들이 쳐져있기는 해도 그사이 다른 싹이 아주여린 잎으로 몸을 추스르고 있다. 그 것 또한 대단한 생명력이라고 여겨진다. 양지바른 곳엔 아주 깊숙하게 숨어서 핀 깨알 같은 작은 꽃도 피어 있다.
기온이 영하로 내달으면 그 꽃은 어떻게 될까 하였는데 지나가다 다시 보면 그 자리에 그 꽃잎들과 꽃대는 잘 견디고 있다.
 
주변모두가 새해 인사와 미세먼지와 우리들의 경제걱정 등에 정신을 빼앗긴 사이 자연은 자기의 할 일은 다름없이 하고 있다. 우리들은 늘 일상적인 일들을 각자가 있는 자리에서 꾸준히 하는 것이 요즘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어려움을 어렵다고 말에서 말로 전파가 되어 어려운 가운데 더 나빠지거나 좋아지지 않는다. 그저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듯이 우리 모두가 다름이 없이 자기 일에 충실하면 늘 그래왔듯이 모두가 행복해지는 날이 기다리고 있다고 여겨지는 것은 식물들이 하는 일을 보며 깨달아진다.
 
작은 매화는 주변이 어떻든 자기가 할 일을 부지런히 다름없이 하여 꽃이 피었다는 소식을 전해 왔다. 사진으로 꽃을 보았다. 너무나 가녀린 꽃 한 송이가 꽃잎을 활짝 열어 피어 있는 것을 보니 너무 귀하고 사랑스러웠다. 큰 나무의 매화가 아니라 잘 다듬어 만들어진 작은 나무의 매화꽃이라서 더욱이 이유가 있는 사랑스러운 마음으로 꽃을 감상하게 하였다.
 
이제 모든 땅에 있는 식물들은 움을 틔워 새싹을 돋게 하고 나뭇가지에도 움을 틔워 잎이 돋게 하는 것은 봄이 옆에 다가와 앉아있다는 것이다. 비닐하우스 안에 살아남아 있는 다육이 들도 잎잎이 새싹을 다시 내고 있다고 한다. 영하의 날씨에도 견디고 있는 모든 생물들이 돋아나려고 움츠리고 있다. 움츠리는 것은 가지고 있는 것을 최고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우리도 이 겨울이 지나면 최고의 멋진 삶의 한 부분을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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