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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힘김학중<꿈의교회 담임목사>
  • 안산신문
  • 승인 2019.01.23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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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한 친구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전화를 했는데, 다짜고짜 따지더니 일방적으로 해명을 요구했습니다. 영문을 모른 채 일방적인 말을 듣다보니 매우 황당했습니다.

그렇지만 같이 화내는 것이 좋지 않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한 2-3초간 침묵한 뒤에, 마음을 가라앉히고 어떻게 된 일인지 물었습니다. 그제야 친구는 자신이 실수했다는 것을 알았는지, 미안하다고 이야기하면서 해프닝이 끝났습니다.

전화를 끊은 뒤에 이런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나도 똑같이 분노했다면 어땠을까?” 말다툼이 아마도 걷잡을 수 없이 커졌을 것입니다. 그 친구는 자신의 감정을 곧바로 드러냈다가 실수했지만, 저라도 잠시 침묵해서 싸우지 않은 것이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최근에 토크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자신이 한 말실수로 인해 곤혹을 겪고 있는 연예인들이 있습니다. 이렇게 살아가다보면 때로는 말을 많이 하는 것보다 오히려 말을 하지 않는 것이 현명할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친숙한 격언 중에 ‘침묵은 금이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때로는 상황에 따라 침묵을 지키는 것이 금과 같이 빛나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치열한 삶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어느 순간에 침묵을 지키는 지혜가 필요할까요?

우리가 살아가다보면 주체할 수 없는 고난 앞에 닥칠 때가 있습니다. 어떠한 문제 앞에 직면 했을 때 우리의 영은 흔들리고 나약해집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자신에게 닥친 어려움을 해결하고 다시 일어서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른다는데 있습니다. 그래서 성경에 나오는 다윗이라는 사람은 이렇게 말합니다. “내 영혼아, 잠잠히 기다리라.”

이 당시 다윗은 자신을 왕의 자리에서 몰아내려는 사람들의 공격에 시달렸습니다. 자신을 향해 닥쳐오는 공격 앞에서 다윗의 마음이 얼마나 요동쳤겠습니까? 그러나 다윗은 ‘잠잠히 기다리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즉, ‘조용하게 말없이 가만히 있으라’는 뜻입니다. 대적들의 공격으로 무너진 담 같이 된 자신의 마음을 가다듬자고 결심합니다.

물론 다윗이 자신을 위협하는 문제 앞에서 말없이 침묵하는 자세를 취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하지만 다윗은 자신을 흔들리게 만드는 모든 소리들로부터 단절시키고 집중했기에, 평점심을 유지할 수 있었고 소망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의사이며 작가이기도 했던 독일인 막스 피카르트는 ‘침묵의 세계’라는 자신의 책에서 ‘침묵은 아무 소리도 내지 않는 상태가 아니라 또 다른 제 3의 언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제껏 시끄러운 소음에 반대되는 것이 침묵이라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러나 침묵은 단순히 말을 하지 않는 상태가 아니라, 또 하나의 소통을 이루는 수단이라는 것을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우리는 대개 소통이 드러나는 언어, 화려한 언어로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단지 고단한 마음을 가지고 잠잠하게 기다려도 됩니다. 지금 마음속에 풀어낼 수 없는 복잡한 문제를 안고 계신 분들이 있다면, 그 상태 그대로 잠시 멈추고 가장 좋은 길을 구하십시오. 그러면 어느 순간 가장 좋은 길이 떠오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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