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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현장에서 다시 배우는 학습 여행제종길의 여행이야기<19>
  • 안산신문
  • 승인 2019.02.13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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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 세계에 저항하는 것만으로 세상을 결코 바꿀 수 없다. 변화를 원한다면 현존하는 모델이 쓸모없어지도록 만드는 새로운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미국의 건축가이자 작가인 버크민스터 풀러 Buckminster Fuller의 말 중에서

생태관광은 24년 전 호주에서 박사후과정을 밟던 중 우연한 기회에 접하게 되었는데 이후 지금까지 필자가 시간과 열정을 쏟아 일하는 주제 가운데 하나가 되었다. 해양환경을 보전하는 방안을 찾다 보면 바다와 접하는 사람들이 먼저 아껴야 한다는 단순한 논리에 귀결하게 된다.

그러려면 바다가 우리에게 얼마나 그리고 왜 중요한지와 어떻게 보호해야 하는지를 사람들에게 이해시키는 것이 급선무다. 우선 학생들과 주민들에게 교육이나 놀이를 통해서 알리는 것이고, 두 번째는 바다를 즐기려고 찾는 방문객들에게 책임감을 느끼게 하는 일을 해야 한다. 자연은 우리가 이용해야 할 소중한 자원이자 미래에 물려주어야 할 귀중한 자산이라는 점을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지난 과거에는 누구나 관광은 굴뚝 없는 산업이라며 환경친화적인 산업으로 알고 지냈으나 이젠 사정이 달라졌다. 지구환경을 가장 위협하는 문제 산업 중 하나 대두되고 있다. 보통의 관광 형태인 대중관광(mass tourism)은 관광지역에 오염 유발과 토양침식은 물론이고, 생물들의 서식지를 파괴하고 산불까지 유발하기도 한다. 현지 주민들과 물 사용권을 가지고 심각한 갈등을 일으키기도 하며, 멸종 위기종들에 위협되는 일도 심심찮게 일어난다. 이런 부정적인 영향은 관광지의 환경 수용 능력을 넘었기 때문에 일어난 일들이다.

문제는 앞으로 줄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세계관광기구(WTO)의 자료에 의하면 2017년에 국제 관광객은 13억 명을 넘어섰는데 이는 전년도와 비교해 7%나 웃돌았고, 2018년에도 4~5% 정도 상승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현시점의 상승률이 2010년부터 향후 10년간 연평균 3.8% 정도로 예측한 것보다 훨씬 높다.

 뿐만 아니고 어떤 목적지에는 연중 또는 일정 기간에 과다하게 관광객들이 몰리는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그래서 주민들이 관광을 거부하는 상황까지 발생하고 있다. 환경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크게 도움도 안 되면서 농작물을 훼손하는 등 지역 생활문화를 무시하고, 사생활을 방해하는 일이 늘어나자 세계 곳곳에서 ‘거부 현상’이 급속도로 늘고 있는 것이다. 서울의 북촌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관광 수익의 배당에 있어서 관광지역은 미미하다는 데 있다. 그러면 “관광을 왜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의문까지 제기되고 있다.

 외국에서는 대안으로 오래전부터 ‘생태관광(ecotourism)’이 제시되었다. 우리의 자연환경보전법에서는 생태관광을 ‘생태계가 특히 우수하거나 자연경관이 수려한 지역에서 자연자산의 보존 및 현명한 이용을 통하여 환경의 중요성을 체험할 수 있는 자연 친화적인 관광’으로 정의하고 있다. 세계생태관광협회 등 여러 기관이나 학자들의 정의까지 취합하면 ‘자연과 문화가 우수한 지역에 책임감으로 가지고 지역 경제와 환경 보호에 이바지하는 관광’으로 요약할 수 있다.

그러므로 생태관광은 지역의 자연과 문화를 존중 보호하고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 생태관광은 자연을 특별히 잘 관리해야 할 지역에서 필요하고 경제 활성화와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좋다면 주민들은 스스로 자신들의 자연과 문화를 잘 지킬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 주목하여 유엔은 2002년을 ‘세계 생태관광의 해’로 그리고 2017년을 ‘세계 지속가능한 해’로 지정하기도 하였다.

6년 전 어느 날 한 후배 학자가 급한 연락을 해왔다. 필리핀에서 생태관광 관련 연구사업을 진행하게 되었는데 참여를 요청하였다. 곧 출장도 함께 가야 한다고 해서 해야 할 일을 물어봤더니 생태관광을 지역에 정착시키기 위해 주민들 교육을 해달라고 하였다. 그래서 일정까지 조정해서 여행 준비를 하였다. 연구지역은 필리핀 중부에 있는 작은 주인 기마라스(Guimaras) 섬이었다. 그날부터 기마라스를 공부하고 생태관광의 이론과 실제, 특히 실패담에 대해서 자료를 모았다. 사실 ‘생태관광’에 대해서는 필리핀이 우리보다는 선진국이었다.

작은 지방의 주이긴 하지만 이론적으로 잘 학습된 현지민들이 있을 것이었다. 또 수산자원이 풍부하다는 점에도 착안하여 ‘해양보호지역’과 연계하여 발표 안을 구상하였다. 지역에 수익이 많이 남는 형태의 생태관광에 초점을 맞춘 준비를 하였다. 현지 주민들을 지도해야 하는 여행이었지만 필자에겐 학습하는 여행이었고, 지역의 종교나 전통에 대해 존중하는 자세로 출장을 다녀왔다.
 
사진 1. 기마라스는 작은 크기의 서이었지만 의외로 수산자원이 풍부하였다. 이곳 시장에서 흔한 해가리비 같은 일부 종들은 우리나라 제주도 해역에 서식하는 종이라 두 지역 사이에 해류로 이어져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사진 2. 기마라스 해안은 작은 자연부락이 있고 비교적 해안환경이 잘 보전되어 있어 좋은 프로그램이 있으면 생태관광지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았다.
사진 3. 현지 공무원들과 주민들이 참가한 ‘해양 서식지와 자원을 보전하고 합리적으로 이용하기 위한 연수 워크숍’에 한국에서 참가한 학자들과 함께하였다.
사진 4. 비교적 환경이 잘 보전된 기마라스에서도 해안을 지지하는 맹그로브 숲을 살리기 위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었다. 어린 맹그로브는 자라서 해안을 보호하고 해양동물의 서식처로 자리를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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