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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도시로(2)김동건(수필가)
  • 안산신문
  • 승인 2019.02.16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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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건(수필가)

안산의 진가(眞價)는 조선시대에 와서 두드러진다. 우선 최경(崔逕:생몰미상)은 조선 초기 안견(安堅)과 어깨를 겨룬 화가였다. 안산군에서 염부(鹽夫)의 아들로 태어나 타고난 자질로 화원(畵員)으로 발탁되어 도화서별제(圖畵署別提)에 올랐으니 이곳의 화가 유전자를 심은 셈이다.

다음으로 실학의 중조(中祖) 성호 이익(1681~1763) 선생은 이곳에서 평생 백성의 삶에 밀착된 실질적인 학문을 닦았다. 진주 유씨(晋州 柳氏)가문의 유명천(柳命天) 유명현(柳命賢) 형제의 청문당(淸聞堂)과 경성당(竟成堂)은 엄청난 도서(圖書)로 사대부 문화를 꽃핀 거점이었다. 후손인 유경종(柳慶種)은 문집(해암고(海巖稿))에서 이곳에서의 삶과 풍속을 시화(詩化)했다.

그가 남긴 시가 무려 4천수로 가히 ‘시의 창고’였다. 또 그는 평생의 지우(知友)이자 매부인 표암 강세황(1713~1791)을 안산으로 불러들였고, 표암은 30년 동안 이곳에서 인생의 황금기를 보냈다. 기미상적(氣味相適)하여 상시막역(相視莫逆)한 처남 매부는 아회(雅會)를 조직해 안산의 문화를 꽃피웠으니, 1747년 복날의 풍경을 읊은 ‘현정승집(玄亭勝集)’은 절정의 결과물이었다.

지금도 초복 때면 그날의 정경을 재현하는 행사를 벌이고 있다. 또한 1753년 성호 선생의 조카뻘인 이재덕(李載德)이 주동하여 성포동에서 벌어진 명사들의 시회(詩會:단원모임)는 표암과 더불어 안산 문화계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 일으켰다. 이때 탄생한 것이 ‘단원아집’이다.

표암은 당시 ‘예림의 총수(總帥)’로 조선 화단을 장악했으니 그를 만나러 이곳을 드나들었던 문인ㆍ화가들의 발자국을 짐작할 수 있다. 학문의 성호와 예술의 표암이 안산에서 이룬 성과는 고려 문종 때의 르네상스가 고스란히 조선으로 옮겨온 것이라 하겠다. 다시 말해 영ㆍ정조 시대 문예르네상스의 중심에 안산이 있었던 것이다.

문예 도시로써 안산의 이미지는 현대에 와서 변신이 이뤄진다. 1970년 말에 반월공단이 조성되고, 그 배후도시로써 우리나라 최초의 계획도시로 역할이 주어진 것이다. 공단 조성으로 바다가 매립되고 그 여파가 도심까지 밀어닥치면서 해양 도시로써의 기능은 상당히 축소되었다. 공단 가동은 환경오염을 유발시켰고, 뒤이어 터진 시화호 오염은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었다. 또한 공단의 인력 부족은 외국인 노동자를 불러 들였고, 원곡동은 다문화의 대명사로 자리 잡았다. 한때 원곡동은 외국인까지 합세한 우범 지대의 오명(汚名)까지 씌었다.

어쨌든 반월공단은 우리의 현주소이며 싫든 좋든 간에 한국 현대사의 주요 퍼즐이다. 최근에는 안타까운 세월호 사고의 피해지로 알려져 도시 이미지를 침울하게 만들었다. 이런 현대의 강한 이미지 탓에 안산의 이미지는 현대에 고착되고 있어 언급한 본연의 모습은 뒷전에 밀렸다. 중국의 소주와 단순 비교는 무리가 있겠지만, 현재 안산은 현대의 모습 뒤에 발광(發光)한 전통의 이미지를 썩히고 있다. 현재도 그렇지만 다가올 미래는 문화 예술이 콘텐츠로 발휘하는 세상이다.

안산은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조화로운 도시다. 현재는 그 자체로 드러난다. 하지만 과거 유산은 소홀히 하면 그 끈을 놓치기 쉽다. 물론 향교 복원, 복날 재현 행사 등 계승하기 위해 힘쓰고는 있지만 부족한 점이 많다. 안산도 蘇州처럼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멋진 도시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다.

전통의 유전자를 앞세워 외부인을 불러 모으는데 힘써야 한다. 현재 안산의 문화 정책은 관광에 집중돼 있다. 대부도가 그 중심이다. 육지는 건너뛰고 바로 바다로 향한다. 이제는 도심을 주목해야 한다. 그 방안의 하나로 기존의 ‘해양길’과 더불어 ‘역사길’ 조성을 제안한다. 상록수역에서 출발하여 최용신 기념관을 거쳐 성호기념관(성호 묘소)을 이어 청문당ㆍ경성당과 안산읍성으로 마무리하는 하는 코스 말이다. 이것은 안산이 육지와 해양을 아우르는 도시라는 참모습을 찾는 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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