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미 하면 지역에서 작가 혹은 강사로 알고 있는 분들이 많다. 그런데 기자라니! 내가 아는 그 신현미 맞아? 하고 낯설어 하는 이들이 아마도 있을 것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얼마 전까지 쭉 학교나 교회의 소식지 기자와 편집위원으로 활동해왔고, 안산의 지역신문 몇 곳과는 십 수 년 전부터 깊은 인연이 있기도 하다. 모두 글 쓰는 일이라는 공통점이 있으나 기자라는 직업 측면에서 알려진 지 얼마 되지 않아 그럴 수도 있다.

기자라는 직업은 어찌 보면 멋진데 또 어찌 보면 구리다. 사람들이 대하는 태도에서 느낄 수 있다. 어떤 이들은 “이렇게 힘든 일을 여자가?” 하며 대단하게 보아 극진히 대하는 이들도 있고, 어떤 이들은 “나는 기레기 싫어.” 하며 대놓고 폄하하여 거리를 두기도 한다. 관공서 관계자들은 대체로 “여기에 기자 없지요?” 하며 서두를 꺼내기도 한다. 신분을 밝히기 전까지는 평이하게 대하던 이들도 기자명함을 내밀면 반반으로 갈린다. 누군가는 반색하며 억울한 일을 제보삼기도 하고 누군가는 꺼리며 조심하라는 말을 조언삼기도 한다.

현재 나는 작가이자 강사이자 기자다. 누군가의 딸이고 동생이며 아내고 엄마다. 어떤 곳에서 어떻게 불리든 모두가 나다. 카멜레온이고 팔색조여야 한다. 단 어디서든 변하지 않아야 하는 것은 겉과 속이 같아 투명해야 하며, 나설 때 나서고 빠질 때 빠지며, 부당한 것을 보면 참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친절한 듯 까칠하고 순한 듯 독하다는 말을 듣는다면 성공이다. 이런 성격의 소유자는 우유부단하거나 기회주의적인 이들에 비해 손해를 많이 본다. 하지만 사회정의를 위해 문제를 인식해 과감히 글로 표현해야 하는 작가와 기자 정신에는 부합한다.

그렇다고 “어디서 어떤 놈(?)들을 만나왔기에 꺼리는지는 몰라도 앞으로 저를 대할 때는 참신하고 정직한 기자로 대해주세요.” 하고 부탁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 그동안 기레기(쓰레기 같은 기자)를 많이 경험해 왔기에 그런 평을 부당하다고 말 못한다. 좁은 지역 내에서도 혐오 받는 기자들이 있다. 그들은 공익을 위해야 한다는 사회적 사명감을 무시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위험한 펜대를 마구 휘두른다. 사실 관계는 중요하지 않다. 무조건 지르고 본다. 그리고 나 이런 사람이야 하며 우대받기를 바라고 사람들이 겁먹어하는 것을 즐긴다. 하지만 그들의 위세는 오래 가지 못한다. 왜냐하면 언론 위에 여론이 있기 때문이다.

좋은 평을 받는 기자가 더 많다. 그들은 목적이 분명하다. 정직, 공익, 사회정의구현 등 개인의 이익보다 공공의 이익을 우선 생각한다. 강자보다 약자 입장에서 펜을 잡는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 글을 쓰는 기레기들과는 구별된다.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지 않더라도 글을 읽어보면 그의 가치관이 보인다. 독자는 글을 읽고 판단하면 된다. 글 잘 쓰는 기레기도 분명 있어 간혹 헷갈리기는 하지만 위에 언급했듯이 오래가지 못한다. 기자의 글과 기레기의 글은 일관성에서 차이가 난다. 잘 지켜보면 기자는 글에 일관성이 있다. 몇 년 치를 놓고 보더라도 비슷할 것이다. 그러나 기레기는 자신의 이익에 따라 이랬다저랬다 한다.

독자들의 수준이 높아졌다. 소셜 네트워크의 발달로 모두가 소식통이고 박학다식하다. 그래서 사명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정신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금세 기레기로 전락할 수도 있게 생겼으니 조심해야 하겠다.

안산신문  ansansm.co.kr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