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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딪혀라 또 부딪혀라김학중<꿈의교회 담임목사>
  • 안산신문
  • 승인 2019.02.27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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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 살 난 소녀 ‘박타이’는 아프가니스탄의 한 마을에서 살고 있습니다. 소녀에게는 뚜렷한 목표가 있었는데, 그것은 바로 학교에 가는 것입니다. 박타이가 학교에 가기로 결심한데에는 매일 같이 집 앞에서 책을 읽는 소년 때문이었습니다. 자신도 이제 학교에 다니며 재밌는 이야기를 배우겠노라 마음먹은 소녀에게 한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문제는 바로, 학교에 가기 위해서는 연필과 공책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돈이 될 만한 물건을 찾기 위해 온 집안을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순간 박타이의 머릿속을 스치는 것은 ‘달걀’이었습니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달걀 몇 알을 손에 쥐고 시장에 나섰습니다. 박타이의 가슴은 기대로 부풀어 올랐습니다. 이것을 팔아 돈을 마련하면 연필과 공책을 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시장에서 흙먼지를 먹어가며 달걀을 팔아 어렵게 돈을 마련했지만, 박타이는 쓴 좌절을 맛보게 됩니다. 달걀을 팔아 마련한 돈으로는 겨우 공책 한 권 밖에 살수가 없었습니다. 먼 길을 걸어 집으로 돌아온 박타이는 궁여지책으로 연필 대신 엄마의 빨간 립스틱을 몰래 들고 학교로 향하게 됩니다. 시장에서 달걀을 파느라 고단했을 법도 한데 발걸음만은 가볍습니다.

그러나 이대로 무사히 학교로 향할 줄 알았던 박타이에게 한 무리의 훼방꾼들이 나타납니다. 어깨에는 보자기를 두르고, 머리에는 다 찌그러진 냄비를 쓴 남자 아이들 몇 명은 고함을 지르며 위협을 가하기 시작합니다. 동네 골목을 휘젓고 다니는 개구쟁이와는 차원이 다른 이 아이들은 실제 전쟁이 일어난 것처럼 박타이를 인질로 삼고 동굴에 가두기까지 합니다.

 이 아이들의 행동은 박타이가 살고 있는 아프가니스탄의 슬픈 현실이기도 했습니다. 탈레반과 미군이 서로를 공격하는 것을 보고 자라난 아이들에게 그것은 전쟁놀이를 가장한 일상이었습니다. 공책과 연필을 모두 빼앗기고 전쟁놀이의 인질이 되어 끌려 다니던 박타이는 틈을 타서 도망쳐 나오게 됩니다. 그리고 소녀의 목표 지점인 학교를 가기 위해 다시 길을 나섭니다.

지금 들으신 이야기는 영화 ‘학교 가는 길’의 내용 중 일부분입니다. 2008년에 개봉된 이 영화는 이란 출신의 여성 감독이 제작한 영화로 학교에 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소녀의 하루를 담고 있습니다. 학교를 가기 위해 애쓰는 소녀에게 현실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그래서 소녀를 지켜보는 것이 안타깝기만 합니다. 결국 박타이가 학교에 무사히 도착해서 재밌는 이야기를 배웠는지는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학교에 가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소녀에게 그 하루는 진한 인생 공부가 되었을 것입니다.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향해 한 걸음 내딛는 것이 얼마나 값진 일인지를 깨달았다면 말입니다.

새해가 시작되고 두 달이 훌쩍 지났습니다. 새해에 결심했던 목표들을 잘 지켜내기에는 수 없이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을 것입니다. 때로는 나를 둘러싼 환경과 조건들이 목표와 결심들을 외면하게 만드는 장애물이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박타이처럼 목표한 것을 위해서는 앞을 가로막는 어떠한 방해에도 주저앉아서는 안 된다는 것도 압니다. 그것을 안다면, 박타이처럼 다시 한번 최선을 다해보면 어떨까요? 포기하면 확률이 0%가 되지만, 도전하면 50%의 확률이 주어집니다. 50%의 가능성을 갖고 걸은 한 걸음 한 걸음이 결국 목적지에 이르게 하듯이, 우리의 작은 몸짓 하나가 쌓일 때 결국 해낼 것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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