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안산시여성자치대학(이하 여자치) 총동문회 김유숙 회장을 인터뷰 해 기사를 내고, 여자치 28기 입학식에 초대를 받아 참석하며 느낀 점은 여성들만의 모임이 생각했던 것보다 정갈하고 생동감 넘친다는 것이다. 살짝 위화감을 느끼게 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가 강한 자석의 기운으로 끌어당기는 듯 당장이라도 가입하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했다.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여성들만의 모임에 다소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왜냐하면, 여성 단체 활동을 오래 하면서 본 끊이지 않는 잡음에 대한 안 좋았던 기억 때문이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작은 일도 크게 확대시켜 비생산적 감정소모에 시달리게 하는 드센 여성들의 촌스러움이 지겨웠다. 그리고 포장된 자기과시와 타인비하의 모습 등이 거북했다.

그런데, 그게 비단 여성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남성들만의 모임도 그렇고 남녀혼성의 모임도 그렇고 어느 모임이든 사람 모이는 곳에는 잡음이 따르기 마련이다. 문제로 따지면 남녀혼성의 경우 더 크다.  권력, 이성, 돈 등이 얽히고설켜 훨씬 큰 규모의 시끄러움과 상처들을 안고 간다. 그러니 여성, 남성, 남녀혼성이 문제가 아니라, 그 단체를 이루는 구성원이 누구이며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떻게 행동하는가가 중요한 것이다.

단체나 모임이 많아질수록 밖으로 나와 참여하는 여성 수도 큰 폭으로 늘고 있다. 그에 따라 여성의 발언권이 커지는 장점도 있지만 문제를 일으키는 단점도 생긴다. 자기정체성과 바른 가치관, 그리고 사회적 책임감이 준비된다면 단점은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교육은 정말 필요하다. 자질과 소양을 갖추고 사람 보는 눈을 키워 아첨꾼이나 사기꾼에게 휘둘리지 않고 몰상식하고 무례한 사람들로부터 자기를 보호하며 사회생활을 잘 해나갈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그런 점에서 안산시여성자치대학은 여성의 자기계발과 사회참여를 도울 뿐만 아니라 자질과 소양을 갖춘 다수의 여성리더 배출에 힘쓰고 있다는 점에서 제대로 교육하는 몇 안 되는 좋은 단체로 보인다. 교육에만 그치지 않고 총동문회를 통해 서로 교류 소통하며 도움을 주고받고, 친목 봉사를 통해 지역사회와 나누려는 모습은 아름답다. 지난 16년간 1천여 명의 동문과 다수의 여성리더들을 배출한 명성만큼 더욱 교육에 힘써 전통과 위상을 살릴 준비된 여성리더들을 사회로 많이 내보내주면 고맙겠다.

요즘 버닝썬, 승리, 정준영 사건이 일파만파 커지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이를 통해 일부 권력을 쥔 남성들이 아직도 시대에 뒤떨어진 생각으로 여성들을 대해왔다는 것에 불쾌감을 금할 수 없다. 한쪽에서는 양성평등, 여권신장을 외치고 미투운동까지 거세지고 있는데 다른 한쪽에서는 여전히 여성을 폄하하고 권력층 남성들의 눈 밖에 날까봐 아부와 뇌물, 그도 모자라 성상납도 불사하며 살아남으려 발버둥치는 불한당 같은 인간들이 있었다니 분노를 금할 길 없다.

아무리 제대로 된 소양과 자질을 갖춘 여성들이 많이 배출된다하여도 여전히 남존여비의 남성중심사회가 존재한다면 자기역량을 제대로 발휘하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남성들과 대등한 관계를 유지하는 많은 멘탈 강한 여성리더들을 보면 존경스럽다. 남자들 눈치 보며 상납을 일삼아 자리를 보존하는 불여시류의 여자들은 빼고 말이다.

모든 여성이 깨어나야 한다. 모든 남성들도 변해야 한다. 세상의 반이 여자다. 내 어머니고 아내이고 딸이다. 세상의 반이 남자다. 내 아버지고 남편이고 아들이다. 남의 일이 아닌 것이다. 세상이 바른 방향으로 변해가길 바란다. 돈, 권력을 얻는 일에만 혈안이 된 지금 사회에서 그보다 바른 인성과 가치관을 가진 명예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참된 리더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입시성공이니 부동산성공 등 출세를 부추기는 교육에서 벗어나 참 교육이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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