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5일, 프랑스의 칸에서 열린 칸 영화제에서 우리나라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았습니다. 세상에 나온 수많은 영화들 중에서 칸 영화제에 출품된 것만 해도 대단한 영광인데, 그 영화의 최고상을 탔으니 얼마나 영광스럽고 기쁜 일입니까? 또 한국 영화 100년사에 그런 일이 일어났으니, 참으로 놀라운 일입니다.

그런데 그 이후에 있었던 한 퍼포먼스는 더 놀라웠습니다. 트로피를 받은 봉준호 감독이 무릎을 꿇고 주인공인 배우 송강호씨에게 트로피를 전달했던 것입니다. 특별히 자신이 대표로 이 상을 받았지만, 결코 자신만 잘 해서 된 것이 아니라 배우와 모든 스태프들의 노고와 헌신이 있었음을 기억하겠다는 그의 의지는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습니다.

봉준호 감독에게 배우 송강호씨는 페르소나, 즉 분신과 같은 존재입니다. 그러면 두 사람은 모든 면에서 잘 맞은 것일까요? 그렇지만, 또한 아닙니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보다 맞는 부분이 많았겠지만, 모든 면이 다 맞았던 것은 아니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서로 대화하고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마음을 맞추었기 때문에, 잘 어울릴 수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다양한 생김새만큼이나 수많은 캐릭터를 가진 사람들과 어울려서 살고 있습니다. ‘어울리다’는 여러 가지를 모아 하나의 큰 덩어리로 만든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과 어울려서 하나의 그림으로 산다는 일은 말의 뜻처럼 쉽지만은 않습니다. 보통 나와 성격이나 성향이 맞는 사람과는 끼리끼리 친해지기 쉽습니다. 하지만 나와 반대되는 사람과는 어울리지 않고 무시해 버리고 맙니다. 왜냐하면 그런 사람과도 어울리려고 하면 내가 불편해지기 때문입니다. 굳이 어울려야 할 목적이 없다면 피곤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잘 생각해보면 우리가 처음 태어났을 때부터, 이 세상은 모든 것들이 조화를 이루도록 되어있었습니다.

서로 맞지 않는 것들과 살아야 한다는 점이 귀찮다고 생각하는 분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거꾸로 만일 모든 사람들이 다 같은 모습과 성격을 가지고 산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요? 한번쯤은 상상해보십시오. 늘 같은 모습에, 발전도 없을 것이고, 이렇게 사회는 곧 망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사람, 저 사람, 다양한 사람들이 다른 생각을 갖고 조화를 이루기 때문에, 우리 사회는 지금까지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과 내가 잘 어울리지 않는다고 해서 무조건 쓸 데 없다고 말 할 수는 없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우리는 나와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이나 맞지 않는 사람과는 담을 쌓으려고 하는 모습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에게 성경에 나오는 한 분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예수님을 따르던 열 두 명의 제자들은 서로 다른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었습니다. 괄괄한 제자, 내성적인 제자, 꼼수를 잘 쓰는 제자, 순수한 제자, 조국의 독립을 바라던 제자, 그런데 관심없는 제자 등 다양한 생각과 개성을 가졌습니다.

각기 다른 캐릭터를 가진 열 두 명의 제자들을 거두시느라 얼마나 진땀을 뺐을까요? 그러나 최선을 다해서 이해하고 공감했기에, 조화를 이루는데 성공을 합니다. 혹시 여러분 안에 참 보기 싫은 사람들이 있습니까? 다른 것이 나를 살리는 길입니다. 다른 것에 감사하는 우리가 되기를 축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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