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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과 ‘차이’사이양진영<법무법인 온누리 대표변호사>
  • 안산신문
  • 승인 2019.06.12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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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간강사들의 신분보장과 처우개선을 위해 개정한 고등교육법(일명 강사법)이 8월부터 시행된다. 입법취지는 시강강사들의 처우개선, 고용보장을 위해 만들어진 법인데 대학 측은 재정난을 우려하여 눈물을 머금고 시간강사들을 대학 밖으로 내보내려 하고, 시간강사들은 수업권 사수를 외치면 거리로 나서고 있다. 이렇듯 전국의 모든 대학은 뜨거운 감자를 눈앞에 두고 있는데 특히 안산의 경우 그야말로 설익은 반값등록금 문제까지 불거져 관내 대학들의 속사정은 어수선해 보인다.  

오죽하면 대학 측과 대학 강사 간에 몇 푼 되지도 않는 강사료 과다지급환급문제로 송사까지 벌어지고 있을까. 이와 관련하여 최근 대법원은 시간강사인 원고가 전업강사인 줄 알고 시간당 8만원의 강사료를 지급했는데, 원고에게 별도 부동산임대료 수입이 있는 것으로 밝혀져 시간당 3만원의 비전업 강사 기준 강사료를 적용하고 차액 반환 및 감액 결정을 한 국립대학교 처분과 관련해 다음과 같은 판결을 내렸다.

전업과 비전업으로 구분해 시간당 강사료를 차등 지급한 것은 부당한 차별적 처우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대학 측 손을 들어준 원심(대구고등법원 2015. 6. 19. 선고 2015누4144 판결)을 파기하고, 사실상 원고의 처분무효주장을 받아들인 것이다(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5두46321 판결).

원심의 논거는 원·피고 사이에 전업, 비전업에 따라 강사료를 차등지급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상 이는 유효하다는 것이 주된 논리이고, 대법원은 아무리 근로계약이 있더라도 동일가치노동·동일임금원칙에 위배 돼 근로자에게 불리한 것은 무효라는 것이 핵심 판단 논거이다.

결국 원심과 대법원 간 결론이 달라진 원인을 분석해 보면, 자본주의의 절대적 가치인 사적 자치의 영역(자유)을 더 중요시하느냐, 아니면 건강한 공동체 유지를 위한 소득의 양극화 방지(평등)에 더 주안점을 두느냐 하는 기본 방향의 차이가 근저에 있다.

한발 떨어져 살펴보면, 회사 혹은 사용자의 입장에서는 사적 자치에 터 잡은 마음대로 줄 권리를 강조하고 싶을 것이고, 근로자 혹은 피용자의 입장에서는 평등하게 받을 권리에 방점을 찍고 싶을 것이다.

위와 관련한 논쟁의 역사를 거슬러 살펴보면, 임시 일용직 여자청소원과 정식 직원인 남자방호원 간에 차별임금은 부당하다고 제기한 소위 연세대학교 사건에서 양자 간에는 노동의 가치가 다르다면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것이 첫 사례다(서울지방법원 1991. 6. 27. 선고 90가단7848 판결).

이에 관한 최초의 대법원 판결은, 일련의 타일공정 가운데 일하는 근로자들에 대해 회사가 성별을 기준으로 남녀 간 임금 2만원의 차이를 준 소위 한길 주식회사 사례에서 이는 동일가치노동·동일임금원칙에 위반된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판단해 사업주에 대해 유죄판단을 내린 사례다(대법원 2003. 3. 14. 선고 2002도3883 판결).

그 후 하급심 민사판결(울산지방법원 2019. 2. 19. 선고 2007가단22834 판결)에서 임금 차별된 피해자에게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임금차액청구권이 있음을 인정한 첫 사례(소위 ‘효성콜텍사건’)가 등장한 이래 모처럼 위와 맥락을 같이하는 대법원 판결이 등장한 것이다.

회사를 경영하는 입장에서는 자유적 측면을, 근로자의 입장에서는 평등적 측면을 강조하고 싶을 것이다. 줄 권리와 받을 권리가 부딪치는 것이다. 그런데 존 롤스의 정의론에 입각하면 양자는 결코 상충하는 관계가 아니다.

무분별한 자유는 자유가 아니듯, 획일적 평등은 또 다른 역차별이다. 따라서 동일가치노동·동일임금원칙이 또 다른 이념의 대립 장이 되지 않길 희망한다. 이 갈등 해결책을 한마디로 함축해 본다. “차별은 극복되고 차이는 수용되어야 한다.”

안산신문  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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