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칼럼/열린글밭 김학중 칼럼
어색한 친구들의 만남김학중<꿈의교회 담임목사>
  • 안산신문
  • 승인 2019.07.03 10:07
  • 댓글 0

얼마 전 뉴스를 보면서, 세상 일이 이렇게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에 놀라움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한 사람의 트윗이 이렇게 전세계를 뒤흔들 줄은 몰랐습니다. 잘 아시겠지만, 며칠 전에 있었던 ‘남북미 판문점 회동’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더 놀라운 것은 불과 얼마 전만 해도 남, 북, 미국의 관계가 매우 서먹했다는 것입니다. 서로를 향한 분노와 날선 비난이 오갔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편지를 주고받더니, 트윗 한 번에 갑작스러운 만남이 이루어졌습니다.

물론 이 회동이 순수하게 서로 만나자는 뜻에서 이루어졌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저 또한 그렇습니다. 모든 언론들이 이 회동에 숨겨진 세 나라의 의도를 추측하고, 앞으로의 전망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소한 이 지면에서만큼은 인간 대 인간의 만남으로 살펴보고 싶습니다. 우리가 살다보면 원치 않아도 만나야 할 때가 있습니다. 원치 않아도 친해져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 때 우리는 어색하고 원치 않던 관계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요?

첫째로 일단 만나야 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가장 고마웠던 점으로 ‘자신이 제안했는데 오지 않았다면 민망했을 텐데, 이렇게 만나러 와서 고마웠다’고 말했습니다. 물론 세 당사자 모두 속내는 있었겠지만, 중요한 것은 어쨌든 만났기 때문에 역사적인 회동이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서로 고민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만났기 때문에, 교착상태를 일단 풀 수 있었습니다.

어색한 사이가 친해지려면, 제일 중요한 것이 일단 만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보지 않고 그냥 ‘만나야지’ 생각하면 아무것도 될 수 없습니다. 서로 만나서 이야기하지 않고 관계가 좋아지기 바라는 것은 어불성설에 불과합니다. 친해지려면 만나야 합니다. 관계를 좋게 바꾸려면 만나야 합니다. 전화로 통화할 수도 있고, 이메일을 주고받을 수도 있지만, 그 관계가 방점을 찍으려면 만나야 합니다.

둘째로 방향이 중요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마지막에 ‘속도는 중요하지 않다, 원하는 방향으로 타결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물론 그 발언 뒤에는 정치적인 의미가 숨어있습니다. 그러나 그 모든 의미를 배제하더라도, 이 말은 인간관계에서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관계를 빨리 진전시키려고 서두르다가 오히려 상처를 받고 서로의 마음을 닫는 일을 종종 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닌 방향입니다. 서로에게 창끝을 겨누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마음을 맞춰가는 방향으로 대화되어야 합니다. 한 번에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럴 때 분노하며 마음의 문을 닫기보다, 오히려 두 번 세 번 만나서 꾸준히 맞춰야 합니다. 그러다보면 서로 알게 되고, 이해하게 되고, 자연스럽게 마음이 맞춰가게 될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가족 안에서의 어색한 관계를 견디지 못해서, 집 밖을 겉돕니다. 많은 분들이 학교나 직장 안에서의 어색한 관계를 견디지 못해서, 학교나 직장을 겉돕니다. 물론 어색한 관계인 상태로 그냥 살면 마음은 편할 겁니다. 그러나 과연 그게 좋은 걸까요? 아닙니다. 살다보면 언제라도 어색하고 미운 사람의 도움을 필요로 할 때가 오기 때문입니다. 어색하더라도 만나야 합니다. 만나면 함께 마음을 모아서 방향을 맞추면 됩니다. 어색한 사이로 힘들다면, 다가가서 차 한 잔 같이 해보면 어떨까요?

안산신문  ansansm.co.kr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산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