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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일(克日)의 염원으로 대한독립만세류근원<동화작가>
  • 안산신문
  • 승인 2019.08.14 1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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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143m의 노적봉을 매일 오르다시피 한다. 30여 년을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는 노적봉, 산길을 걷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산의 일부가 됨을 느끼기도 한다. 나무들의 향기, 새 소리, 꽃향기, 바람 소리 등등 고마움을 많이 주는 노적봉이다.

노적봉 산책로를 걷는 것도 기쁨이지만 제일 큰 기쁨은 정상에 서는 일이다. 정상에 서면 눈이 여느 때보다 커지고, 가슴까지 확 트인다. 안산시가 한 눈에 들어온다. 바쁘게 오가는 차량들에서는 삶의 의미까지 느낄 수 있다.
요즈음 노적봉을 오르면서 마음이 참 분분하다. 광복절과 함께 일본과의 관계가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기 때문이다. 일제의 악랄했던 압박에서 벗어나던 그날, 안산의 모습은 어떠했을까? 라는 생각을 정상에서 많이 한다.   

저잣거리와 포구마다 독립만세와 태극기의 행렬이 흘러넘쳤으리라.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지만, 당산나무였던 노적봉의 엄나무 아래에도 독립만세 함성이 산을 흔들었을 것이다. 정상을 스치는 바람소리 속에서 그날의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8월 15일은 우리나라가 일본 제국으로부터 해방, 주권을 되찾은 광복절이다. 올 광복절을 맞는 기분은 예년과 너무 다르다. 나라 전체가 그렇다. 

일본과의 외교 밧줄이 끊어지면서 반일운동이 곳곳에서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게다가 일본의 우리나라 백색국가 제외 등과 겹치면서 반일 촛불집회까지 거세지고 있다. 일본상품 불매운동, 일본관광 자제, 노적봉과 가까운 곳에 자리 잡은 대형마트에서도 시민들은 일본 상품엔 눈길도 주지 않는다.
책에서만 읽었던 국채보상운동이 떠오른다. 국채보상운동은 1907년부터 1908년 사이에 전개된 국권회복 운동이다.

일본의 집요하리만치 계획된 차관 도입으로 경제적 예속이 심해지자, 국민이 성금을 모아 일본에 진 빚을 갚자는 운동, 따지고 보면 항일운동이었다. 이 운동은 대구에서 시작되어 전국으로 확산되었다. 남녀노소 구분 없이 각계각층의 국민들이 참여하였다. 남자들은 담배를 끊고, 부녀자들은 비녀와 반지를 팔아 성금을 모았다.
그러자 일본은 국채보상운동이 국권회복운동이자 항일운동이라 규정짓고 온갖 방해공작을 펼쳤다. 결국 실패로 끝나고 말았지만 그 운동이 주는 시사점은 우리에게 굉장히 크다.

1907년 5월 대한매일신보의 ‘반지 빼기 모임’ 취지문의 처음과 끝부분을 보면 정치인들을 향한 준엄한 꾸짖음과 우리 선조들이 얼마나 위대했는가를 통감할 수 있다. 
‘슬프다. 정치하는 사람들이여! 나라를 가벼이 여겨 국토를 저당 잡히고 돈을 빌렸으나 갚기가 묘연하니 5백 년 종사와 2천만 인민이 빚값에 다 없어지게 되었구나.’  /중략/ 여보시오. 여보시오. 우리 여자 동포님들! 한마음 한 뜻으로 때를 잃지 말고 반지 한번 벗게 되면 1천만 명이 손가락을 속박한 것 벗음으로 외국인의 수모를 씻어 내고 자유 국권 되찾아 독립 기초 이루리라!’

국정운영 집권층 모두의 가슴마다 구구절절 새겨야 할 구절이다. 국가는 국익과 국민을 최우선 가치에 두고 외교전에 나서야 한다. 정치는 결코 감성이 아니다. 감성으로 했다간 그 피해는 죄다 국민들에게 부메랑 되어 돌아온다. 정치와 외교는 때에 따라서는 단호해야 하지만 냉철한 판단과 이성이 뒷받침을 해주어야 한다. 

국민들은 이 폭염에도 반일운동으로 땀을 흘리는데 문전박대 당하다시피 돌아온 국회방일의원단, 반일운동 독려가 내년 총선 여당에겐 좋은 기회라는 황당한 보고서 유출. 집권당 고위층의 일식집 낮술 추태와 추경안 심사 시 음주 상태로 등원한 예결위원장 등등….

이런 뉴스를 볼 때마다 명치끝이 저려온다. 우리나라는 과연 어떻게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 것일까? 우리나라는 지금 어느 역을 지나고 있을까?

올 광복절을 극일의 원년으로 삼아 정치권이 제발 하나로 뭉쳤으면 한다. 가슴 밑바닥에서 용암처럼 이글거리는 애국충정으로 대한독립만세를 외쳐야 한다.
이제 일본을 대하는 우리의 길은 하나 밖에 없다. 반일을 넘어 극일로 가야한다. 우리 모두가 대마도를 정벌한 이종무 장군처럼 그 당당함으로.  

안산신문  ansans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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