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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따라잡기양진영<법무법인 온누리 대표변호사>
  • 안산신문
  • 승인 2019.08.28 12:10
  • 댓글 1

나라 안팎으로 어수선하기 짝이 없는 하 수상한 시절이다. 이럴 때 뉴스검색은 까닭 모를 스트레스만 더한다. 최악의 한일관계, 북한의 끝없는 응석, 미국의 장사꾼 대통령, 음흉한 중국, 여기에 난데없이 영공을 넘나드는 러시아까지, 지금이 구한말인가. 왜 이리 주변국이 우리를 이토록 불편하게 하는 것인가. 국내 사정도 다르지 않다. 이판사판 정치판, 남남갈등, 세대갈등, 빈부갈등까지, 무엇하나 사이다같이 속 시원한 일이 없다. 이럴 때 기도 외에 따로 위안을 주는 뉴스가 있으니 단연 미국 프로야구 류현진 소식이다.
 
그렇게 한여름의 소나기 같은 청량감을 주는 류현진도, 얼마 전 악마의 제국이라 불리는 양키스에 한 방 먹어 나를 속상하게 하지만 그래도 이 선수는 나의 검색순위 영순위이다. 왜냐하면 그의 신통방통한 올해 활약은 단순한 스포츠 영역을 넘어서는 시사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단 그의 활약상을 잠깐 언급하면 이러하다. 그는 무엇보다 단연 돋보이는 평균 자책점 1위를 내세워 최고의 투수에게 주어지는 사이영상 후보 영순위이다. 120년 전통의 메이저리거에서 사이영상을 수상한다는 것은 전 세계에서 야구투수 넘버원이라는 의미이다. 이 류현진을 통해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야 할 지혜를 한 수 배워본다.
 
첫째, 이 선수는 결코 힘으로 타자를 윽박지르지 않는다. 류현진의 구속은 메이저리그 하위 8%에 속한다. 그런데도 그의 볼이 통하는 이유는 제구력과 구종의 다양성에 있다. 내로라하는 메이저리그 투수들은 160㎞를 넘나드는 구속을 내세워 타자들을 삼진으로 돌려 세울려고 하나 오히려 홈런 수가 역대 최고라는 사실은 그야말로 역설적 현상이다. 다른 원인도 있지만, 날라오는 공의 스피드가 빠르면 반발력도 클 수밖에 없어 홈런이 양산되는 것이다. 이 대목은 아수라장 같은 정치판 인사들이 새겨야 할 덕목이다. 힘은 힘을 부를 뿐이다. 구석구석 파고드는 설득력(제구력)과 유연한 협상카드(다양한 구종)를 개발해서 상대방의 허점을 파고들려는 노력은 게을리한 채, 너무 뻔해 보이는 코스에 무지막지한 직구만 욱여넣는 무개념, 무성의를 극복해야 한다.


둘째, 류현진의 원래 숨은 무기는 체인지업이다. 이는 한마디로 얘기하면 시간차공격을 의미한다. 즉, 타자들의 임팩트 타이밍을 뺏어 헛스윙을 유도하는 기술이다. 빠른 듯 느리게, 느린 듯 빠르게 공을 던지는 것이다. 우리 사회를 돌아보면 너무 즉흥적 대응이 난무하는 시대이다. 단지 자기를 기분 나쁘게 했다고, 혹은 이혼 후 아이의 양육권을 주장한다고 즉각적이고 살벌한 응징이 이루어지는 흉흉한 시대에 한 템포만 자신의 감정을 늦추었으면 그들의 인생이 그렇게 추락하지는 않았을 것이고 우리 사회도 이토록 각박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위정자들도 마찬가지이지만 평범한 장삼이사도 무엇보다 내면세계의 체인지업을 구사해야 할 필요성이 절실하다. 욱하는 일은 한 타임만 늦추고, 주변을 돌아봐야 할 일은 한 박자만 속도를 높이자. 세상이 달라질 것이고, 보이는 것이 달라질 것이다.
 
셋째, 류현진은 수준급 투수들 중에서 탈삼진률이 많이 떨어진다. 그럼에도 승리투수가 될 수 있는 것은 타자를 스탠딩 아웃시키기보다는 땅볼이나 범타로 유도하여 실점을 막는 법을 알기 때문이다. 소위 맞추어 잡는 투구스타일이다. 보기에는 타자를 꼼짝 못 하게 돌려세우는 탈삼진이 투수에게는 너무 멋져 보인다. 그러나 반면 타자는 정말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 결국 실점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 탈삼진을 의식한 강속구 위주의 투구는 잦은 부상 후유증을 예고한다. 그동안 적지 않은 부상을 털고 일어난 류현진은 여기에서 교훈을 얻은 것이다. 이 부분은 특히 우리나라 정치, 외교, 국방 위정자들이 음미했으면 하는 대목이다. 승자독식의 세계는 100% 후유증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상대방을 완전히 망신시켜야만 승리가 따라오는 것은 아니다. 상대방의 체면 정도는 세워주고도 얼마든지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끝으로 류현진의 멘탈이다. 본인 야구인생의 최고의 해라고 할 수 있는 올해에도 그는 세 번 정도 제대로 게임을 망친 적이 있다. 그때마다 그가 ‘다음을 잘 준비하겠다. 그리고 오늘의 게임은 잊겠다’는 취지의 인터뷰를 하는 것을 보면서 이 선수의 진짜 강점은 이 멘탈에서 나오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미래지향적인 사고, 낙천적이고 긍정적 사고가 말처럼 그렇게 쉬운 것이 아님을 누구나 안다. 실패의 쓰라림에 잠 못 들면서 앞으로도 또 실패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전전긍긍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지 않은가. 그들의 진짜 실패는 멘탈 관리의 실패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류현진을 실제 한 번도 본 적이 없지만 나는 이러한 이유 때문에 젊은 류현진에게서 제대로 한 수 배우고 그를 좋아한다. 그리고 류현진 따라잡기를 실천해 보려고 한다. 누가 알겠는가. 그러다 보면 내 인생의 사이영상이 따라올지.
(듣기로 류현진의 외가는 안산 대부도라고 한다. 어떻게 해서라도 류현진과 필자의 인연을 엮고 싶은 마음에서 추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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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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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영광 2019-09-11 11:12:44

    늘 좋은글 감사합니다.
    안산의발전을 생각하는맘
    진심으로 느껴집니다
    항상건강하세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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