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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든지 차든지김학중<꿈의교회 담임목사>
  • 안산신문
  • 승인 2019.09.18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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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를 커피 한 잔으로 시작하는 모습은 우리에게 친숙한 풍경이 되었습니다. 저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커피를 마시는 것은 아니지만, 커피를 즐겨 마십니다. 특히 지루한 오후 일과로 머리가 지쳤을 때 마시는 커피 한 잔은 청량음료와 같습니다. 답답하고 묵직하던 머릿속이 금세 가벼워지는 느낌 때문입니다. 커피 원두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향과 맛을 잘 살려낸 커피 한 잔은 좋은 피로 회복제가 됩니다.

그래서 그런지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판매되는 먹거리들 중에 원두커피가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공신력 있는 조사 기관에서 휴게소 인기 간식을 알아본 결과 1위가 원두커피였다고 합니다. 휴게소에서 팔리는 원두커피가 하루 평균 13만 잔이라고 하니, 사람들이 얼마나 커피를 자주 찾는지 알 수 있습니다. 게다가 휴게소 안에 눈에 띄게 늘어난 커피 전문점들만 봐도 맛있는 원두커피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사실도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사람들의 손에 물보다 더 자주 들려있는 커피는 기호에 따라 다양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가장 기본적으로는 뜨거운 물을 이용해 추출해내는 커피가 있습니다. 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얼음을 넣어서 아주 차갑게 마실 수도 있습니다. 찌는 듯한 더위를 피해서 마시는 한 잔의 시원한 커피는, 뜨겁게 마실 때와는 또 다른 맛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아주 뜨겁게 내려 먹는 커피이거나, 아니면 아주 차갑게 해서 마시는 커피를 선택에 따라 즐길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입맛에 맞게 잘 만들어진 커피가 이도저도 아닌 상태로 미지근해지면 사람들에게 버려집니다. 아주 뜨겁지도 않거나, 아주 차갑지도 않은 미지근한 상태의 커피를 찾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왜냐하면 온도를 잃어버리고 미지근해진 커피는 우리를 즐겁게 하는 맛과 향이 사라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부러 미지근한 커피를 찾으시는 분은 아마도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 커피만 그럴까요? 인생도 분명한 색깔을 드러내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늘날 많은 방송이나 대화에서 많이 드러나는 표현이 있습니다. “A인 것 같아요.” 이 표현을 곰곰이 생각해 보면, 참 묘합니다. 만약 A대로 되면 자신의 말이 맞았다고 주장하면 되고, 만약 A대신 다른 모습으로 진행되면 ‘내가 될 것 같다고 했지, 언제 된다고 이야기한 적 있냐?’고 주장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서, ‘A인 것 같아요’라는 표현 속에는 어느 하나를 통한 분명하게 선택하기보다 가능한 선택을 모두 잡고 싶은 마음이 드러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언젠가부터 이런 표현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그것은 미래를 알 수 없다는 불확실성에 있습니다. 앞으로 어찌될지 모르니, 할 수 있는 모든 선택을 붙잡아서 중요할 때 실패하고 싶지 않다는 바람이 들어있습니다. 그것을 잘 하는 것을 많은 분들이 소위 ‘지혜’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그런 저울질을 잘 하는 것이 인생을 성공하는 길일까요? 아닙니다. 여기저기 저울질했던 사람은 소위 ‘철새’라는 오명을 썼고, 쓸쓸한 말년을 보냅니다. 그러나 자기의 생각이 분명하고 그렇게 사는 사람은 중간에는 많은 비난을 받을지 모르지만, 하나둘씩 인정받게 됩니다. 주변의 수많은 시샘과 비난에도 불구하고, 끊임없는 도전으로 결국 동력비행기를 만든 라이트 형제처럼 말입니다. 뜨거운 커피나 차가운 커피처럼, 이제는 뜨겁든지 차갑든지 분명한 주관과 생각으로 사는 사람이 더욱 필요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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