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꿈의교회 담임목사>

  추분이 지나고, 선선한 바람과 함께 가을이 왔습니다. 가을이 오면 벌써 내년을 생각하며, 내년의 목표와 계획을 짤 때입니다. 생각해야 될 게 많습니다. 그러나 저는 그 중에서도 교육을 고민해야 될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지난 2011년 이웃 나라인 일본은 엄청난 대재앙을 맞았습니다. 순식간에 검은 물결이 온 지역을 휩쓴 대지진을 경험한 것입니다. 이로 인해 많은 피해들이 발생했고 전 세계 사람들의 공포를 가중시켰습니다. 일본은 대지진으로 인한 사고 후 피해와 상처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원자력 발전에서 유출된 방사능으로 오염된 땅과 바다를 끼고 살아야 합니다. 또한 안타까운 죽음을 맞고 시신으로 발견됐지만 신원 확인이 어려워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사연들도 많습니다. 뿐만 아니라 대지진의 여파로 몇 차례 약한 지진이 이어져서 생존자들은 불안에 떨어야만 했습니다.
 이렇게 대지진을 겪고 난 일본은 지진이 얼마나 위험하고 무서운 것인지를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언제 또 닥칠지 모르는 지진에 대비하기 위해서 갖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자라나는 다음 세대들에게 미리 지진에 대비하게 하는 교육과 훈련을 더욱 철저히 하고 있습니다. 유치원 때부터 반복되는 지진 훈련으로 인해 어떠한 긴급한 상황에서도 대처하도록 능력을 기르는 것입니다. 어린 아이들이 지진에 대한 불안과 경각심을 갖어야 된다는 사실이 한편으로는 안쓰럽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반복된 훈련이 대지진의 아픔을 겪은 세대가 자라나는 다음 세대에게 줄 수 있는 최선의 가르침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우리나라 속담에 ‘돈 모아 줄 생각 말고 자식 글 가르쳐라’라는 속담이 있다고 합니다. 이 속담은 ‘자식을 위하는 가장 좋은 유산은 교육을 잘 시켜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교육은 지식을 습득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그보다 더 큰 지혜를 가르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돈으로 해결되지 않는 삶의 다양한 어려움들에 대처하도록 가르치라는 것입니다. 제가 앞서 말씀드린 일본의 경우가 바로 그렇습니다. 알 수 없는 인생 가운데 겪게 될 수많은 일들을 어떻게 극복할지 훈련하고 가르치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우리 삶에 돈으로도 해결 될 수 없는 일들은 언제나 예고 없이 찾아오기 때문입니다.
 제 생각은 얼마 전 커피 한 잔을 마시러 카페에 들렀다가 듣게 된 두 엄마의 수다로 이어졌습니다. 여느 엄마들이 그렇듯이 이야기의 주된 내용은 자녀들에 대한 걱정이었습니다. 점점 더 악해져만 가는 세상 속에서 아이들을 어떻게 지켜내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흉악한 범죄는 물론이고 잘못된 가치관이나 사상을 갖게 만드는 세상 풍조 속에서 자녀들을 키우기가 어렵다고 했습니다. 저도 역시 늦둥이 딸을 둔 아빠의 입장에서 두 엄마의 수다에 마음으로 동의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제 자신 스스로 “무엇을 가르쳐야 할 것인가?”라는 한 가지 질문을 갖게 됐습니다.
 지금 우리 어른 세대들이 느끼거나 겪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을 자라나는 세대들은 잘 모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라나는 다음 세대들이 다양한 문제들 속에서 대비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일은 중요합니다. 그런데 무작정 가르치기 보다는 ‘무엇을 가르칠 것인가’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을 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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