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칼럼/열린글밭 칼럼 류근원 칼럼
청군도 이겨라, 백군도 이겨라
  • 안산신문
  • 승인 2019.10.02 11:59
  • 댓글 0
류근원<동화작가>

 “청군 이겨라! 백군 이겨라!”
시골 작은 학교의 가을운동회 응원소리가 멀리까지 퍼져 나온다. 연신 터져 나오는 신호총 소리마저 흥겹게 들려온다. 오랜만에 듣는 응원 소리에 절로 학교 운동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이다.
응원석에서 가끔씩 이상한 응원 구호가 터져 나왔다. 청군석에서 백군을 응원하는 소리가 나오면, 백군석에서도 청군을 응원하는 소리로 화답을 하는 것이다. 정말 멋진 운동회였다. 어린이들의 자주성은 물론 협력과 책임 등을 몸에 익히게 하는 교육의 현장으로서 중요한 학교 행사였던 가을운동회, 한참을 구경하곤 학교를 뒤로 했다.
햇병아리 교사 시절, 시골의 운동회는 꼭 추석 다음날 열렸다. 명절을 맞아 오랜만에 고향을 찾은 사람들과 지역주민까지 모이는 가을운동회는 지역축제였다. 지역주민들까지 하나로 아우르는 축제로 승화되던 것이 가을운동회였다. 지금은 예전의 가을운동회가 많이 퇴색하였다. 특히 도시의 학교에서는 더욱 그렇다. &#160;
시골 학교 운동회의 아름다운 모습이 집에 와서도 자꾸 떠오른다. 시골학교의 운동회 모습에 우리의 정치판이 겹쳐진다. 요즘의 정치인들을 학교 운동회에 집합시켜 운동회를 열면, 어떤 현상이 벌어질까? 호기심이 발동한다.
“여당 이겨라, 야당 이겨라, 검찰 이겨라, 조국 이겨라, 내로남불, 내로남불!”
응원석은 금세 난장판이 되고, 상대방에 대한 야유와 저주로 처음부터 판은 깨지고 말 것이다.
나라가 장관 한 사람 때문에 두 동강으로 절단된 것 같다. 장관 한 사람을 옹호하는 세력과 끌어내리려는 세력들 때문에 국민들은 답답하기 그지없다. 저런 모습 보려고 투표권을 행사했나? 라는 자괴감마저 들 정도이다.
야당의 단식과 삭발 투쟁으로는 국민의 지지를 얻지 못한다. 예전과는 다르다. 국민들의 의식이 향상되었기 때문이다. 야당은 상대방이 빠져나가지 못하게 촘촘한 그물로 꼼짝 못할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 옛날 방식을 아직도 답습하고 있는 ‘아니면 말고’라는 식의 대응은 국민들에게 절대 먹히지 않는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래야 다음 총선에 국민의 지지를 받을 것이다.
여당도 마찬가지이다. 대통령의 검찰에 대한 성찰이라는 메시지에 기다렸다는 듯 우우 일어서는 모습은 좋은 그림이 아니다.
서초동 촛불집회에 주최 측은 최대 2백만 명이 모인 것으로 발표했다. 여당은 희희낙락하고, 야당은 숫자 부풀리기로 조작했다면서 5만 명으로 평가절하하고 있다. 초등학교 어린이들도 상생의 응원을 하는데 정치판은 계속 유유상종만 할 것인가?
주변국들의 돌아가는 모습과 나라의 현실이 불안하다. 제 71주년 국군의 날 기념행사에 주한미군사령관이 불참을 했다. 불참 이유야 어떻든 현재의 한미관계를 보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까지 든다. 게다가 일본 정부는 방위백서에 독도 영공에 자국 항공자위대 전투기를 긴급 발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 두었다.
나라 안 사정도 아프리카돼지열병 때문에 불안하기 그지없다. 인천지역 전체 돼지의 88%를 차지하는 강화 돼지 3만8천 마리가 남김없이 몰살되는 비극을 맞게 됐다. 충청남도 홍성군의 한 도축장에서도 아프리카돼지열병 의심사례가 발생했으나 다행히 음성 판정이 나왔다. 충남은 국내 사육 돼지 20%에 해당하는 230만여 마리가 밀집된 국내 최대 양돈산업 지역이다. 이곳이 뚫리면 우리나라의 양돈산업은 끝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정치인들이 한곳으로 마음을 모아도 어려울 때임을 알아야 되는데.
우리나라 헌법 제 1조 ②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되어 있다. 국가의 주인은 국민들이라는 뜻이다. 정말 그럴까? 국민들을 우습게 보는 정치판을 보면 헌법마저 수상하게 느껴질 정도이다. 대오각성을 해도 국민들에게 신뢰를 얻지 못하는 정치판이다. 서로 찢고 갈라지고 원수처럼 대하는 정치판이 봉합될 날은 오긴 올 것인가?
10월이다. 설악산에서부터 단풍불이 아름답게 내려오고 있다. 이 아름다운 계절, 아름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부단하게 서로 노력을 해야 하지 않는가.

안산신문  ansansm.co.kr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안산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