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중<꿈의교회 담임목사>

요즘 드론(drone)으로 촬영한 넓은 자연의 경치를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드론을 이용하면 우리가 전혀 볼 수 없었던 곳의 멋진 장면을 담아낼 수 있습니다. 드론은 작은 몸체로 사람이 접근하지 못하는 지역이나, 접근할 수 있어 도 많은 비용이 드는 곳을 사람을 대신하여 손쉽게 찾아갑니다.

그래서 그런지 드론을 개인의 삶에 충분히 잘 이용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미국 테네시 주에 사는 8살 소녀 ‘케이티’는 인적이 드문 길을 따라 등교하는데, 부모는 또래의 아이들을 둔 부모라면 누구나 공감하듯이 여러 모로 걱정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소녀의 아버지는 딸의 등굣길을 지켜주기 위해서 소형 카메라가 달린 드론을 하늘에 띄웠습니다. 혼자 학교에 갈 수 있다는 딸의 말에도 불구하고 안전을 살피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드론의 힘을 빌려서 필요한 목적에 쓸 수 있다면 사용자에게는 효자나 다름이 없습니다.

그러나 정반대로 사용자에 따라서 드론이 밉상이 되기도 합니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한국인 관광객 3명이 드론으로 대형 사고를 낼 뻔한 일이 있었습니다. 이탈리아 밀라노에 ‘두오모’라는 성당이 있습니다. 이 성당의 근처에서 드론을 띄웠는데, 경찰이 출통하자 당황해서 그만 드론을 놓치고 만 것입니다. 방향을 잃은 드론은 성당의 첨탑 쪽에 있는 성모상을 지탱하는 케이블과 충돌합니다. 자칫하면 성모상을 훼손하고 막대한 피해를 일으킬 수도 있었습니다.

사고를 낸 한국인 관광객 3명은 그 자리에서 체포됐고, 다른 나라의 뉴스에까지 사건이 보도됩니다. 더 황당한 것은 사고 낸 사람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이들은 애초에 드론을 띄우는 것이 불법인줄 알았다고 한 것입니다. 그럼에도 멋진 경치를 담아보겠다고 욕심을 부리다가 경찰이 출통하자 결국 사고를 낸 것입니다.

사람에게 유용한 드론이지만 어떤 동기와 목적을 가지고 사용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전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앞서 아이의 등굣길을 지쳐 주려고 했던 아버지의 이야기와 이탈리아에서 사고를 낸 한국인 관광객의 상반된 예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아무리 유용한 것이라도 사용자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효용의 결과는 달라집니다.

제도도 그렇습니다. 우리나라의 청문회 제도는 참 좋은 제도입니다. 중요 공직자가 과연 그 업무에 적합한지 시시비비를 가리는 청문회 제도는 세계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제도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어떻습니까? 정치적 시비의 온상이 되고 있습니다. 아무리 어떻게든 손을 보더라도 도루묵이 되고 맙니다. 무엇이 문제입니까? 그것을 쓰는 사람들의 마음가짐이 문제입니다. 그것을 원래 목적대로 고위 공직자의 자질을 판단하려는 용도로 쓰는 것이 아니라, 정치적인 목적을 위해 쓰기 때문에 문제가 생기는 것입니다.

집안을 살펴보면 큰 꿈을 갖고 샀지만 방치된 것이 있을 것입니다. 잘 쓰고 더 이상 쓸 필요가 없어진 물건도 있겠지만, 많은 경우는 왜 샀는지 잊어버리고 버리기 아까우니까 놔두는 것이 많습니다. 그런 것을 가리켜 우리는 쓰레기라고 부릅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쓰레기가 얼마나 많을지 모릅니다. 우리 사회에도, 우리 마음에도 이러한 쓰레기가 얼마나 많이 있을까요? 다시 한 번 목적을 되짚고, 선한 용도로 쓰도록, 다시 한번 점검이 필요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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