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연/샘터사

지극히 순탄한 삶을 살다가 어느 날 갑자기 장애인의 엄마가 되어 겪은, 10년의 삶을 고스란히 기록한 <사양합니다, 동네 바보 형이라는 말>이라는 저자의 책을, 몇 달 전에 미리 접하게 된 까닭에 이 책 <다르지만 다르지 않습니다>는 친숙한 느낌으로 다가왔다.
저자는 ‘다음 세대에 꼭 전하고 싶은 한 가지’가 무엇인지 묻고, 그 답을 담는 인문교양 시리즈 '아우름'의 서른두 번째 주제로 '왜 장애인과 어우러져 살아야 할까'를 샘터출판사로부터 제안 받았을 때 기뻤던 마음을 표현하면서 “다음세대 비장애인과 장애인에게, 장애인과 함께 사는 법을 알려주시지 않으시겠어요? 다음 세대의 생각이 바뀌면 세상도 바뀐다고 봅니다.”라는 말이 의심의 여지없이 맞는 말이었기 때문이라고 답한다.
장애인 엄마가 되기까지의 과정 소개를 시작으로, 장애인들이 처한 우리나라의 현실을 이야기하며, 우리들 모두 예비 장애인일 수밖에 없는 이유도 구체적으로 언급한다, 또한 장애인들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므로, 다함께 헤쳐 나갈 수 있게 되길 희망한다.
장애인의 엄마로 살아오면서 겪어야했던 일들과, 자신조차도 가지고 있던 무수한 편견들이 많았음을 고백하고 반성하면서, 우리 모두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사회가 만들어지게 되기를 소망하며, ‘우리 함께 살아야 해요.’라고 가슴으로 이야기한다.

“엄마가 장애인은 창피한 게 아니라며….” 이어지는 딸의 이야기가 놀랍습니다. 장애는 창피한 게 아니라고 했으면서 왜 장애인을 장애인이라고 부르지 못하게 하냐고 합니다. 밖에서는 장애인이라는 말을 하면 안 되는 것이냐고 묻습니다. 그리고 장애인은 자신과 행동이 다를 수 있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합니다. 그래서 장애인이랑은 어떤 놀이를 하면 좋은지 엄마한테 물어본 것인데 왜 화를 내느냐고 합니다. 물을 트는 아이도 동생이랑 똑같은 장난을 치니까 귀여워서 그런 건데 엄마는 자기 말을 듣지도 않고 화만 낸다고 합니다.(p.83)
그러고 보니, 예전에는 거리에 장애인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최근 들어 조금씩 늘어가고 있지만 아직도 통계보다는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저자가 바라는 것처럼 장애인이 대상화되지 않고, 장애인을 장애인이라고 불러도 서로 상처를 주고받지 않는 그런 사회가 빨리 왔으면 좋겠다.
우리세대는 좌측통행이 기본이었다. 몸이 체득해 버린 것을 어느 날부터 우측통행으로 바꾸란다. 이제는 자연스럽게 우측통행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지만, 아직도 익숙하지 않아 좌측통행을 하는 경우를 종종 목격한다. 그만큼 무언가를 바꾸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급하게 서두르기보다 가랑비에 옷 젖듯, 조금씩 바꾸어 나간다면 불가능하지 않다.

이 책 <다르지만 다르지 않습니다>가 우리 사회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의 필독서가 되어, 틀린 게 아니라 다른 거라고 말로만 하지 말고, 진심으로 다름을 인정하고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가 되는 날이 오기를 고대해본다.

민복숙 <중앙도서관 시민서평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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