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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추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 안산신문
  • 승인 2019.12.0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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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중 <꿈의교회 담임목사>

지난 달 25일, 부산에서 열린 “2019 한, 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개최되었습니다. 이 회의가 열린 동안 대통령은 우리나라가 자랑할 만한 한류 문학인 ‘K-pop’에 대하여도 강조했습니다. “문학콘텐츠는 가장 유망한 성장 산업이다. 문학콘텐츠로서의 한류가 미래세대의 꿈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이 말처럼 많은 청소년들은 그들이 가진 열정으로 아이돌 가수를 향한 애정을 보내고, 그것을 넘어서서 자신 또한 그들과 같은 아이콘이 되고자 한다. 지금도 기획사들은 어렸을 때부터 춤과 노래에 재능이 있는 영재들을 고르기에 여념이 없고, 아이돌 가수 연습생들은 청소년기의 모든 시간을 기획사 연습실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학교 수업도 제대로 마치지 못한 채, 밤을 새워서라도 연습을 해내며, 비현실적인 몸무게를 위해 많은 스트레스를 견디고 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한해 데뷔하는 신인은 천여 명에 불과합니다. 그렇게 어렵사리 데뷔해도 냉혹한 현실은 이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생활의 영역을 침해당하기 일쑤이고, 자신을 향한 악플에 대해서 감내해야만 합니다. 무대 위에서 갑자기 실신하거나, 우울증과 공황장애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연예인들이 많습니다. 그래서였을까요? 문학콘텐츠로서의 한류의 가치를 아세안 정상들에게 강조한 같은 날, 한류 열풍의 중심에 있던 유명 아이돌 가수가 스스로 짧은 생을 마감하는 일이 있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연예인이라는 이유로 감내해야 했던 비난들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그것보다 유명 연예인의 자살로 전염되는 '베르테르 효과’를 심하게 우려하고 있습니다. 물론 틀린 말은 아닙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의 자살로 인한 파장은 실제적인 통계로도 증명되고 있습니다. 특히나 민감한 청소년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어서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근본적인 문제 인식과 해결 방안이 모색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베르테르 효과에 반대되는 말도 있다고 합니다. 자살에 대한 상세한 보도가 오히려 자살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여 이를 방지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인 '파파게노 효과’입니다. 위대한 음악가인 모차르트가 작곡한 오페라 ‘마술피리’에 보면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새잡이꾼 파파게노는 사랑하는 연인 파파게나가 사라지자 괴로운 나머지 안타까운 시도를 합니다. 이 때 세 요정들이 나타나 노래를 들려주는데 파파게노는 이 희망찬 노래를 듣고 자살을 선택하는 대신 종을 울립니다. 그러자 다시 그의 앞에 파파게나가 나타나고 두 사람은 새로운 삶을 살게 됩니다. 요정의 도움을 받아 자살충동을 극복한 일화에서 ‘파파게노 효과’라는 용어가 유래합니다.
  어떠한 문제에 부딪혀서 희망을 잃어버렸을 때, 무조건 감춘다고 능사는 아닙니다. 자신의 사정을 알고 있는 세 요정들의 노래가 절실합니다. 오페라에서는 세 요정이 파파게노의 상황을 미리 알고 있었지만, 현실에서는 내가 먼저 마음을 열고 알려야 가능합니다. 겉으로는 화려한 성장을 이루며, 완벽한 모습을 갖추고 있더라도, 그 이면에는 어두운 면이 있기 마련입니다. 누구라도 그렇습니다. 진짜로 발전할 수 있으려면 그 어두운 면을 파헤치고, 해결하는 누군가는 있어야 합니다. 나도 더 이상 감추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듣는 사람도 순수하게 듣고 함께 아파해야 합니다. 그럴 때 한 인생이 사는 희망의 노래가 시작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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