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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冬至)와 팥죽
  • 안산신문
  • 승인 2019.12.11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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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순 <시인/수필가>

오후 5시가 넘어가면 도시에 불빛들이 하나 둘 밝혀지기 시작 한다. 가을의 시간과 찾아온 겨울의 시간 경계에 있던 시간 앞에 첫눈이 내리는 시간부터 이제 정말 겨울이라는 생각을 굳히게 한다. 도시에서는 짧아진 낮 시간 때문에 달라진 일상이 없기 때문에 경계의 시간 앞에서 계절에 대한 적응이 빠르지 않은 것 같다.

첫눈이 올해는 비교적 많이 내렸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눈이 내리는 즉시 녹아서 없어지기는 했다. 첫눈이 내린 도시의 주변 풍경에서는 나무에 아직 미련을 두고 남아 있던 나뭇잎들이 그 아쉬움을 뒤로하고 다들 떨어져 가버렸다.

12월이 되면 기독교인 이던 아니던 모두 크리스마스를 떠올린다. 12월과 성탄절은 우리들 일상생활에서 늘 함께한다. 그리고 공휴일로 지정이  되어  있기도 해서 그렇다. 우리들의 근대적 개념에서 명절에 대해서 인식의 변화와 맞물려 세시풍속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세시풍속(歲時風俗)을 ‘자연 순환의 토대 위에 덧입힌 이데올로기적 풍경’ 으로 정의하기도 한다. 우리는 24절기 환경에 더 부합된 세시풍속을 가지고 조상들로부터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전통적인 세시풍속도 중요하게 여기고 새로운 세시풍속도 잘 받아들이고 그 것 또한 우리의 현실적 세시로 수용하여 우리의 후대들에게는 전통의 세시풍습으로 남게 해야 한다.

우리는 사계절에 해당되는 세시풍속이 있다. 12월은 겨울세시풍속에 해당 된다. 우리는 양력으로 만든24절기가 있다. 1년을 태양의 움직임에 따라 24등분한 것이다. 이를 다시 춘하추동으로 4등분하여 6절기씩 안배했다. 각 계절은 3개월씩 배분되므로 한 달에 2절기가 들어가게 하였다. 이렇게 배분된 절기로 우리의 고유한 세시풍속이 만들어졌다.

태양에 기준한24절기는 농사를 짓기 위해서 만들어졌다. 여기에 일정한 의미와 유희성을 부여한 것이 곧 세시풍속이다. 세시풍속에서는 명절을 24절기보다 더 큰 비중으로 지냈다. 24절기는 노동의 의미를 가진다면 명절은 유희에 더 강한 면으로 지내왔다. 지금은 우리가 고유의 세시풍속에서 차츰 멀어지고 있다고 생각 할 수 있는 작은설이라 불리는 동지가 12월에 들어 있다.

24절기 중 스물두 번째에 해당되는 것이 동지이다. 1년 중 밤이 가장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이다. 해년 마다 12월 22일경 전후로 동지가 든다. 동지가 음력으로 11월 초순에 들면 애동지 중순에 들면 중동지 그믐에 무렵에 들면 노동지라고 한다.

동지를 생각 하면 팥죽을 떠올리게 된다. 지금은 팥죽 먹기가 쉽다. 얼마 전만 해도 팥죽을 만드는데 많은 시간이 들었다. 그리고 팥으로 죽을 만들기 까지는 많은 조리기구도 필요했다. 그래서 팥죽을 만들게 되면 많이 만들어 이웃들과 나누어 먹었다. 설음식으로 귀한 대접을 했다.

팥죽은 집집마다 맛도 다르고 팥죽에 들어가는 단자(새알심)도 모두 특색 있게 만들었다. 지금은 죽만을 전문적으로 만들어 파는 집이 있어 손쉽게 구입하여 먹을 수 있다. 예전에는 죽을 쑤게 되면 사당에 올려 동지고사를 지냈다고 한다. 팥이 붉은색을 가지고 있어 악귀를 쫓는데 그 의미를 두었다고 여겨진다.

예전에는 팥죽도 애동지에는 아이들에게 나쁘다고 해서 팥죽을 쑤지 않았다고 한다. 올해는 음력으로 11월 26일에 들어 있다. 노동지에 해당된다. 하여 팥은 건강에 좋다고 한다. 현대식 조리도구의 힘을 빌려 팥죽을  집집마다 내려오는 전통을 살려서 맛나게 쑤어서 이웃과 나누어 먹는 작은설의 전통도 살리고 흐릿해져가는 전통적 세시풍속을 기억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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