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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심삼일(作心三日)의 굴레
  • 안산신문
  • 승인 2020.01.14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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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근원 <동화작가>

‘2020 결사항전 마음으로 꼭 지킬 일’
컴퓨터 책상 위의 벽에 턱 붙여놓은 올해의 작심 몇 가지를 보면 벌써부터 쓴웃음이 새어나온다. 작년에 못 지켰던 일들을 전장에 나가는 장수처럼 결연하게 써 놓은 작심의 글. 하나하나 점검하며 고개를 끄덕이다가 ‘절대 금주’ 앞에서는 한숨이 나오고 만다. 벌써 2번을 어겼으니 앞으로 나갈 길이 험난하기 그지없다.


그러다가 자기 합리화에 함몰하고 만다. ‘금주, 이것은 너무 추상적이다. 구체적으로 금주보다는 절주? 아냐, 절주도 추상적이야. 그렇다면 2~3주일에 소주 한 병만 마실까? 에이, 지키지도 못할 거 아예 없애는 게 어떨까. 세상 뭐 별거라고 술은 인간관계에 아주 중요한 구실을 하는 건데….’ 인정사정없이 빨간 줄로 죽 그어버렸다. 섭섭하면서 후련한 마음이 더 컸다.
새해가 시작된 지 보름이 지나고 있다. 1월의 반이 지나고 있다는 생각을 하면 시간의 빠름을 벌써 실감하고 있다. 이맘때가 되면 각종 모임에서 꼭 회자되는 게 있다.
작심삼일(作心三日)이란 한자성어이다. ‘굳게 결심한 마음 사흘 못 간다’라는 우리말 속담과 같은 의미이다. 새해에 다짐을 해 놓고 제대로 실천하지 못한 경우를 빗대어 작심삼일이라고 한다.


작심삼일은 두 가지 뜻으로 쓰여 왔다. 사흘을 생각한 끝에 비로소 결정을 내리는 신중성을 의미하기도 하고, 마음을 단단히 먹기는 했지만 사흘만 지나면 그 결심이 흐지부지되고 만다는 의미로 쓰여 왔다. 세월이 흐르면서 작심삼일은 후자의 뜻으로 쓰이면서 부정적 의미로 정착되고 말았다.
고려시대 때 고려공사삼일(高麗公事三日)이란 말이 쓰였다. 나라에서 펼치는 정책이나 법령이 사흘 만에 바뀐다는 뜻이다. 이 말은 조선시대로 내려오면서 조선공사삼일(朝鮮公事三日)로 바뀌어 사용되었다. 예나 지금이나 위정자들의 하는 일이 도긴개긴에 피식 실소가 나온다.


새해의 다짐 가운데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대표적인 것으로 금연과 금주 그리고 다이어트 등을 꼽을 수 있다. 매년 1월엔 전국 담배 판매량이 급격히 떨어지지만 2월로 들어서면 다시 예년 수준을 회복한다고 한다. 작심삼일의 전형이다. 오죽하면 보건소마다 금연 클리닉을 운영, 성공하는 참가자에겐 상품권까지 주며 장려하고 있지 않을까. 다이어트와 금주도 금연에 뒤떨어지지 않는다. 헬스클럽에 등록, 처음 몇 주는 열심히 다니며 구슬땀을 쏟아보지만 그게 초심처럼 쉽지 않다. 각종 모임, 회식 등이 겹치면서 절로 작심삼일의 굴레에 빠지고 만다. 금주도 마찬가지이다.  
목표 달성에 실패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의지 부족이 문제이다. 그러나 열심히 노력을 했는데도 실패한다면 목표 설정법이 잘못된 것은 아닌지 되짚어 보아야 할 것이다. 컬럼비아대학의 하이디 그랜트 할버슨 교수의 유명 저서 ‘작심삼일과 인연 끊기’를 보면 유익한 구절이 나오고 있다.


첫째, 목표는 최대한 구체적으로 세워야 한다. 예를 들면 다이어트는 추상적 목표이다. 그러나 1개월 동안 2kg 빼기로 정하면 구체적 목표가 된다. 금주와 금연도 마찬가지이다.
둘째, 목표는 가능한 높게 설정해야 한다. 목표치를 낮게 잡으면 달성은 쉽게 할 수 있지만 그 이상의 발전이 없다. 버겁다는 느낌이 들 정도의 목표일 때 오히려 하고자 하는 의지와 동기부여가 높아져 더 많은 노력을 하게 된다고 한다. 


셋째, 긍정적이되 현실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나는 할 수 있다’라는 긍정적인 자기암시를 끊임없이 해야 한다. 성공한 운동선수들을 보면 대부분 자기암시로 에너지를 끊임없이 상승시켰다고 한다.   
작심삼일이 연속되면 슬럼프가 뒤따라온다. 슬럼프는 삶의 의욕을 떨어뜨리며 우울증에 빠지게 하는 등 매사 자신감을 잃어버리게 한다. 새해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 차근차근 목표와 방법을 재수정하고 지켜나간다면 어려울 게 없다. IMF 시절, 희망의 출구가 보이지 않았을 때 박찬호 선수의 활약이 국민들에게 비타민제 구실을 했었다. 박찬호는 이렇게 말한다.
“나를 슬럼프에 빠지게 한 가장 큰 요인은 ‘안 된다’라고 생각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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