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근원 <동화작가>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말이 유행입니다. 그럼요, 그렇고말고요. 모든 것은 다 지나가게 되어있지요. 기왕 지나가는 거 후다닥 지나가길 바라고 또 바랐습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습니다. 줄어들지 않는 확진자와 연일 늘어나는 사망자, 게다가 경산시가 대구, 청도에 이어 감염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되었습니다.
대구에서는 한 아파트가 격리되는 초유의 사태도 발생했습니다. 마스크 대란은 사그라질 줄 모르고, 우리나라의 입국을 금지 및 제한하는 나라들은 세계의 절반을 넘어섰습니다. 외교부 수장은 그런 나라에게 유감만 표시하는 게 임무인 양 보입니다. 아, 그 수장이 기생숙주인 세계보건기구 사무총장에게 ‘대한민국은 언제나 북한을 위해 코로나 방역 지원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네요. 어디 이뿐이겠습니까? 당대표서부터 복지부, 교육부, 법무부, 국토부 등등 수장들도 죄다 도긴개긴입니다.  
이번 코로나19는 지나갑니다. 그러나 국민들 가슴에 남는 상처는 오래오래 남을 것입니다. 너무 아픈 상처는 오랫동안 가슴을 후벼 파기 때문입니다. 음식점도 텅 비고, 버스 터미널도 휭 하니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다 보니 웃는 일이 별로 없는 나라가 되고 말았습니다. 국민들을 많이 웃도록 해주십시오. 기억에 남는 대통령의 웃음은 제 기억에 두어 번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판문점에서 김정은과 손잡고 웃던 웃음 그리고 지난 달 20일 청와대 만찬장에서 봉준호 감독을 비롯한 관계자와 파안대소를 터뜨리던 모습, 그런 정도입니다.
청와대 만찬장, 대통령 부부의 파안대소하는 모습은 역사에 길이 남을 사진이었습니다. 국제사진전에서 대상을 받아도 흠 없을 그런 사진이었습니다. 모르는 사람들은 “아, 얼마나 나라를 잘 이끌고 나가면 저렇게 웃을 수가 있을까? 우리나라의 지도자도 저렇게 웃는 모습을 보여주면 참 좋을 텐데….”라고 평할 것입니다. 그 날 대구에서는 코로나19의 지역감염 확산으로 전국이 초비상이었습니다.
반대파에서는 그 사진 모습에 기다렸다는 듯 온갖 비난을 퍼부어댔습니다. 그러나 국민은 정치권과는 다릅니다. 하이에나처럼 물어뜯을 줄도 모릅니다. 비난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럴 수도 있지요. 다만 바라는 게 있다면 대통령 부부의 그 웃음을 국민들에게 돌려주십시오. 국민들을 그렇게 웃게 해주십시오. 코로나19가 아닌 행복20으로 국민들을 감염시켜주십시오.
어찌해서 정치 이야기만 나오면 가까운 사람들끼리도 서로 핏대를 세우고 욕설이 난무해야 할까요? 그런 것들을 바로 잡아주십시오. 철옹성처럼 쌓은 청와대 안의 무능력자들을 내치십시오. 조국에게 마음의 빚을 지고 있다는 그런 생각 이젠 다 버리십시오.
그런 마음을 행여 이 장관들에게까지도 갖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몽땅 버리십시오. 국민을 보십시오, 나라를 보십시오, 마스크 사기에 너무 힘겨운 국민들의 모습을 보십시오. 마치 어려웠던 시절, 배급 받는 행렬을 보는 듯 억장이 무너집니다. 이제 하다하다 마스크 5부제까지 들고 나왔습니다.
다 잊으십시오. 탕평책을 쓰십시오. 인의 장막을 과감하게 거두십시오. 무능한 장관들을 제발 좀 안 보게 해주십시오. 세계 각국에서 우리의 교민들이 바퀴벌레 취급을 당하고 있습니다. 호미로 막았을 코로나19를 국민들은 가래로 막느라 정신없습니다. 이게 현실입니다.
얼마 전엔 느닷없이 김정일이 미사일을 쏴대더니 그 동생 김여정은 청와대를 향해 “겁먹은 개, 바보.”라고 비아냥거렸습니다. 그 다음날 김정은은 생뚱맞게 친서를 보내왔습니다. 소 대가리라고 비아냥거린 말 기억하실 것입니다. 그것도 삶은 소대가리였습니다. 친서의 내용을 알고 싶지도 않습니다. 언제나 그렇게 했듯 지금은 친서나 주고받으며 정치쇼 할 때가 아닙니다. 나라와 국민만 그리고 코로나19에만 집중해주십시오.
꽃피는 삼월입니다. 밭둑에는 풀꽃들이 연일 피어나고 있습니다. 청와대 뜰에도 봄이 왔겠지요? 대구에서 구슬땀을 쏟는 의료진과 봉사자들이야말로 꽃보다 아름다운 사람들입니다. 이들에게 힘을 주십시오. 이 나라 국민의 가슴에 봄이 오게 해주십시오. 지역신문이라 청와대에 들어갈리 없겠지만 꿈에서라도 읽어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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