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경 <안산제일복지재단 수석이사>

세계보건기구(WHO)가 급기야 코로나19의 등급을 대창궐의 의미를 갖는 펜데믹을 선언하고야 말았다. 중국 우한의 지역감염으로부터 확산된 바이러스가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에 밀어넣었다. 세계주식시장에서는 무려 우리나라 GDP의 10배에 이르는 주가의 잠식이 발생했다. 이 공포스러운 바이러스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 있다면 손 씻기와 마스크착용이라는 것이 놀랍다. 확산초기에는 한국산 마스크를 사기위해 중국의 보따리상들이 현금을 들고 한국을 찾았고 마스크 제조회사들은 갑작스런 수요확대에 환호했음직도 하다.

그러나 수출로 빠져나가버린 마스크의 국내유통이 위축되고 정작 한국에서의 바이러스 감염이 번지고 있을때에는 공급이 수요를 쫓아가지 못하게 되었다. 경제논리에서 수요와 공급의 원칙이 그대로 적용되었다. 마스크의 가격이 폭등하게 되고 가짜 마스크가 판을 치기 시작했다. 마스크 품귀현상이 나타나고 마스크 착용이 필수적인 방역이나 의료기관조차도 충분한 공급이 어렵게 되었다. 정부는 마스크의 공적공급대책을 내놓게 되고 가격은 1,500원에 약국에서 판매한다고 했지만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한 긴 대기열이 발생하고 오히려 감염의 위험이 커지게 되었다.

정부는 대만의 마스크 공급시스템을 벤치마킹하고 생년을 기준으로 마스크 판매 5부제를 시작했다. 어린이와 노인에 대한 미흡한 대응이 대통령의 지시로 개선되었지만 여전히 마스크 구매는 쉽지가 않다. 급기야 마스크 유통의 독과점이 드러나고 아직도 설왕설래하고 있다.
  사실은 이렇게 커다란 문제가 될지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방역만 잘하면 조기에 바이러스 정도는 안정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페르스사태를 극복한 노하우에 전적으로 의존했을 것이다. 그러나 메르스와 코로나19는 같은 코로나 바이러스지만 완전히 변종이었다. 감염이 되어도 무증상을 보이고 무증상 상태에서 감염이 발생하였다. 접촉감염이나 비말감염이라고 하지만 공기감염인 에어로졸에 의해서도 감염이 된다고 한다. 때문에 마스크의 착용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감염경로에 대해서도 무증상 감염이나 공기감염은 될 수 없다고 전문가들도 판단했었다. 그러나 중국의 역학조사에서 나타난 현상은 이를 부정했다. 지금까지 경험에 의한 예측이나 판단이 정확한 원인이나 경로 규명에 차질을 주게 된것이다. 사망률은 메르스의 20%에 비해 중국은 4%, 이탈리아 6.8% 이란 4.8% 한국은 0.92%로 작다. 그러나 절대사망자수는 한국의 경우 메르스는 확진자 186명에 사망자 38명이었지만 오늘 현재 코로나19는 확진자 8,162명 사망자 75명에 달한다. 처음부터 예상이 빗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바이러스 방역정책에 대한 이야기보다 마스크 사태를 경제학적인 측면에서 살펴보려고 한다.
  첫째 사소한 문제가 심각한 상황을 만든다. 경제는 먹고 사는 문제이기에 디테일이 필요하다. 수요판단과 생산, 공급, 유통, 가격에 대한 시물레이션을 해보았는지 모르겠다. 어떤 행사를 하더라도 시물레이션을 통해 일어날 상황을 연출해보고 대책을 세울수 있어야 한다. 똑똑한 담당공무원 몇사람이 브레인스토밍이라도 해보았는지 의심스럽다.
  둘째 고객의 편익과 고통완화를 생각하는 비즈니스모델을 그대로 활용했어야 했다. 소비자를 이해하는 노력이 없었다. 노인, 장애자, 어린이, 임산부 등 사회적 약자도 소비자라는 생각을 해야했고 그들이 어떻게 가장손쉽고 편하게 공급받을 수 있을까를 고민하지 않았다.

서울의 노원구는 행정조직을 통해서 통장이 직접 가정으로 가져다 주었다. 유통마진과 판매마진을 대폭줄일 수 있었고 실제로 국민은 천원으로 공급받지 않았을까? 아니면 제조업에서 주야로 마스크 생산에 몰두한 분들에게 보수를 더 드릴 수가 있었을 것이다.
  셋째 시장 매커니즘을 활용하는 것보다 배급제의 시행은 큰정부의 시도라는 의심을 갖게 하였다. 주민들이 쉽게 접근 할 수 있는 동네 편의점도 있고 마켓도 있는데 총수용량의 60%이상을 정부가 배급제 로 배분하는 것은 시장기능을 가볍게 본 것이다. 극약처방은 국지적인 것으로 제한해야 한다.

시장시스템에 맡겨놓고 흐름을 감시하는 공정거래위원회 등에서의 감독기능을 강화했어야 했다. 조달청의 사과가 있었지만 제조업체와의 충분한 의사소통없는 일방적인 통제위주의 행정을 보여준 사례가 되었다. 정부의 기능은 기업의 역동성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해야하지 않을까?  

안산신문  ansansm.co.kr

<저작권자 © 안산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