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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종길의여행이야기<65>여행 중 예기치 않은 시간이 날 때 무엇을 해야 하나? (2)
  • 안산신문
  • 승인 2020.03.18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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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관광지에는 어디나 관광객이 많이 찾는 시장이 있다. 도보 양쪽에 늘어선 천막 상접들은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이런 유명세를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건물이 지어지기도 한다.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

아득한 옛날부터 지금까지 시장은 사람들의 삶과 떼어낼 수 없는 한 영역으로 존재했고, 그것은 앞으로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무릇 우리들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 온 포괄적 개념들의 의미를 밝히기는 쉽지 않듯이, 시장의 뜻도 부족함이 없이 밝히기가 쉽지 않다.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서 인용-
  
   여행 중 예기치 않은 시간이 날 때 무엇을 해야 하나? (2)

   어중간한 시간에 여행지에 도착하여 약간의 자유시간을 가졌을 때나 출장지에서 주말 일정이 비었을 때 여행자 혼자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면 어디서나 있는 시장을 추천하고 싶다. 단순히 물건을 팔고 사는 곳이라고 시장을 정의한다면 마트나 백화점도 괜찮지만, 그 이상을 무엇인가를 원한다면 전통시장을 권한다. 전통시장에는 그 나라와 지역의 문화가 반영되어 있고, 서민들의 삶을 엿볼 수 있어서다. 운이 좋다면 찾아다니던 나만의 수집품을 찾을 수도 있고, 가치 있는 골동품도 만날 수도 있다. 무엇보다 확실한 것은 번화한 거리나 관광 전용 식당에서 맛볼 수 없는 지역 먹거리가 가득하다는 점이다. 이점은 전 세계 어느 곳에서나 예외가 없다. 그러나 이 글에서는 반드시 전통시장만을 추천하는 것은 아니고, 물건을 파는 곳이라면 어디나 가보면 나름대로 재미가 있어 일반 시장도 나쁘지 않다. 이름난 전통시장이 아니더라도 작은 재래시장이 있거나 벼룩시장이나 골목 시장 또는 길거리 시장이라도 좋다. 시장의 또 다른 장점은 필요할 때 언제든지 빠져나오기가 쉽다.
   구글에서 ‘traditional market’를 찾아보니 국내 관광 정보가 가득하였다. 대부분 외국 관광객을 위한 것이었다. 한국의 10대 전통시장과 서울의 잘 알려진 15개 전통시장 등이 있는 것으로 보아서 전통시장 투어가 한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는 인기 있는 프로그램인 것이 분명하다. 우리 국민에겐 여행에서는 보통 전통시장보다는 오일장이 좀 더 인기를 얻는 것 같다. 일부 지역에서는 오일장을 되살리기도 하고 지역의 중요 관광지로 만들어 적극적으로 홍보하기도 한다. 정선군의 오일장은 오전에 서울에서 오는 철도 여행객을 겨냥하는 전략을 쓴다. 주말이면 시장에 활기가 넘친다. ‘위키백과’에서는 오일장을 ‘오일장은 닷새마다 서는 시장이다. 한국의 역사에서 근대의 상설시장이 들어서기 전에 형성된 상거래 장소였다. 조선 전기 무렵에는 보름, 열흘, 닷새, 사흘 등 지역마다 장이 서는 간격이 일정하지 않았으나, 조선 후기에 들어서면서 오일장이 일반적인 형태로 자리 잡았다.’고 하였다. 따라서 우리가 전통시장이라고 하는 곳은 오일장이라기보다는 ‘근대의 상설시장’ 중 크고 특정 상품을 파는 곳이다. 예를 들면 남대문시장이나 자갈치 수산시장, 마장동 축산물시장 등이다.

네덜란드의 항구 도시 로테드담의 막달은 특이한 디자인으로 잘 알려져 있다. 재래시장의 상점 구성과 최첨단 아파트가 조화롭게 유지되도록 한 그 자체가 창의적이다. 사진 중앙의 말발굽형 건물이 막달이 있는 건물이다. (로테르담 관광 정보에서 인용함)

전통시장과 유사한 의미로 쓰이는 재래시장(在來市場)이라는 용어가 있다. 나무위키에서 재래시장을 ‘소상인들이 모여서 갖가지 물건을 직접 판매하는 전통적 구조의 시장을 말한다. 조선 시대부터 내려져 온 삼일장, 오일장같이 사람들이 모여서 열리는 정기시장에서 출발하여 도시화가 진행되고 있는 요즘엔 소상인들의 연합체 구조를 갖춘 상설시장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재래시장이 이상적인 이미지로 활성화되어 있는 국가들은 의외로 영국, 프랑스 등 서유럽 국가들이다.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막달(Markthal) 같은 사례도 있을 정도다.’라고 설명하였다. 우리 재래시장은 골목이나 길가에서 시작되었다가 시장 형태로 발전한 동네 시장이다. 전통시장의 의미와는 다르지 않지만, 규모가 작고 퇴색되어가는 시장을 말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유럽 등 서구사회에서 동네마다 작은 시장이 많은 것은 광장 문화가 있어서다. 마을과 도시마다 중심부 큰 성당이나 교회가 있다. 그 앞에는 어김없이 광장이 있고 사람들이 모이기가 좋은 곳이니 시장과 상점을 열기에 안성맞춤이다.
   대형 버스를 여러 도시를 거치는 여행에도 휴식시간을 이런 오일장이나 동네 시장을 들르면 관광객들은 대부분 만족하게 된다. 그만큼 시장을 누구나 좋아한다. 또 남는 자투리 시간을 활용할 때 시간 투자 대비 성과가 가장 큰 곳이며, 방문 후 실망이 가장 적을 곳이라 확신한다. 그러니까 시간과 관계없이 들릴 수 있는 최고의 장소인 것이다. 또 시장은 새로운 시대의 변화를 볼 수 있는 곳이다. 혁신적인 구조와 디자인으로 재래시장의 매력과 신세대의 기호에 맞추어 새로운 도시의 랜드마크가 되거나 도시재생의 상징 또는 중심이 된 일도 있다. 이런 시장이면 여행에서 절대 놓치면 안 되는 매력적인 관광지가 된다. 이런 곳을 추천하라면 네덜란드 토테르담의 막달과 미국 뉴욕의 첼시마켓이다.
  로테르담 관광 정보에 따르면 “세계적 수준의 다양한 도시에서 실내 시장을 찾을 수 있지만, 고급 주택과의 조합으로는 막달(영어로는 market hall)이 최초다. 아파트는 말굽 형태로 식품 시장 위에 놓여있는 것처럼 보인다. 막달에는 약 100개의 신선한 음식 스탠드, 15여 개의 식품 상점 및 다양한 레스토랑이 있으며, 슈퍼마켓과 지하에 네 개 층인 주차장이 있다. 시장 입구에서 보면 건물 천장을 가로질러 펼쳐지는 거대한 예술 작품을 즐길 수 있다.”고 안내하였다. 예술성과 작품의 크기 덕분에 막달은 네덜란드 버전의 바티칸 시스티나 성당으로도 불린다. 시장은 재래시장을 닮았지만, 최첨단 형의 아파트 건물과 신선한 식품점, 식당, 슈퍼마켓 및 지하 주차장이 결합한 세계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최신형 시장이다.
   첼시마켓은 예전에 국립 비스킷(오레오 쿠키) 공장이었던 곳에 만들어진 시장으로 1997년부터 영업을 시작하였고, 2009년에 공중의 낡은 철도 길을 공원으로 만든 이웃한 하이라인과 함께 뉴욕의 명소가 되었다. 건물은 1890년대에 지어졌으며 1990년대에 재개발하면서 두 개 층을 시장으로 했다. 그 위층은 유명 기업의 사무실들이 들어왔다. 이 시장에는 다양한 상점과 식당이 있고 지역 생산 기념품점 그리고 책방과 꽃집도 있다. 특이한 점은 해산물 전문식당과 여러 독특한 식당들이 꽤 크게 자리를 잡았고, 이들 식당이 현지인이나 관광객들에게 높은 평점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곳을 미식가의 메카라고도 한다. 최근엔 구글 관련 회사들이 이 건물에 입주하여 명성을 얻었으며, 뉴욕에서 최고가의 부동산이 되었다. 그뿐만 아니라 주변 거리가 되살아나는데에도 크게 이바지하였다.
   전 세계 어떤 시장이나 단순한 시장 그 자체가 아니다. 독자들이 잠시 짬이 나거나 숙소에서 나와 산책할 때 또는 잠시 거쳐 지나가는 도시에 머물 때 시장에 잠깐이라도 들린다면 그곳에서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여러 가지 것들을 얻어 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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